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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재미있는 바이오이야기/(6)사이언스올(창의재단) 바이오에세이34

바다의 산삼, 오분자기(전복) 바다의 산삼, 오분자기(전복) 평소에도 가리는 음식이 없는 나는 여행을 가면 무조건 삼시세끼는 현지에서 나는 식재료로 만든 식사를 한다. 간혹 강릉의 어느 유명한 닭 강정 집이나, 부산의 자갈치 시장에서 제일간다는 유부주머니 등 그 지역을 방문해야만 먹을 수 있던 음식들이 요즘은 택배로 당일 배송이 되어 안방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다고 하지만, 현지에서 바로 맛 볼 수 있는 맛과는 비교할 수 없다. 간혹, 음식이 안 맞아서 배탈이 나기도 하지만 그것도 여행 중의 하나의 추억이어서 나중에 회상 할 수 있으니 놓칠 수 없는 여행의 묘미다. 몇 해 전 가족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일이다. 메뉴판에 생소한 ‘오분자기 뚝배기’가 쓰여 있길래 과감하게 주문하고 기다리니 인심 좋은 인상의 식당 아주머니께서 부.. 2015. 2. 7.
바다의 인어 ‘은갈치’ 바다의 인어 ‘은갈치’ 고기를 좋아하는 식성도 아닌데 그렇다고 채식을 지향하는 식성도 더더욱 아니다. 그렇지만 하루 한 끼 정도는 육고기든 생선이든 꼭 먹어야만 밥을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갈치는 오랫동안 우리 서민의 밥상을 풍족하게 해주는 국민생선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은빛 눈이 부신 갈치에 굵은 소금을 툭툭 쳐서 연탄불에 구워낸 갈치 한 토막은 상상만으로도 하루의 고단함을 날려주는 영양만점 밥상이다. 영양으로 보나 맛으로 보나 생선은 정말 귀중한 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갈치나 조기, 명태 같은 기름기 적은 생선을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 갈치는 생선비린내 때문에 생선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예외를 둘 만큼 맛도 좋고 소화시키기에도 부담 없는 생선이다. 요즘처럼 쌀쌀한 .. 2015. 2. 7.
천연 소화제 ‘무’ 천연 소화제 ‘무’ ‘무를 주세요.’라는 유행어와 즉석에서 자신의 앞니로 생 무를 강판처럼 갈아대던 개그맨이 있었다. 그 개그맨 박준형씨는 튀어나온 자신의 앞니를 개그로 승화시켜 당시 큰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그런데 그는 왜 하필 무를 갈게 되었을까? 혹시 무에 얽힌 사연이 있었던 것은 아닐지? 무는 반찬으로 주로 먹는데 김치, 국, 찌개 등등 그 가짓수가 셀 수 없이 많지만 내가 기억하는 특별한 무 요리는 바로 할머니의 무 만두다. 지역의 특색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음식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할머니의 할머니 때부터 만두에 숙주나물대신 무를 넣어서 빚어내는 것이 할머니의 방식이었다. 말캉하게 익은 무의 단맛이 느껴지는 만두는 지금도 잊을 수 없는 할머니의 맛이다. 무는 우리나라 밥상에 빠지지 않는 서민.. 2015. 2. 6.
잠깐만요~ 한라 봉 껍질 째 드시고 피로 풀고 가실게요 잠깐만요~ 한라 봉 껍질 째 드시고 피로 풀고 가실게요. 올해는 명절선물로 한라봉을 받았다. 모양도 맛도 귤과 오렌지의 중간쯤 되는 한라 봉은 두고두고 아껴 먹고 싶을 만큼 참 귀한 과일이다. 지금이야 한라봉을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맛 볼 수 있지만, 한라봉이 처음 가정에 보급 되었을 땐 고급과일에 속했다. 70년대 바나나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 왔을 때와의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까? 한라 봉은 1972년 일본 농림성 과수시험장 감귤부에서 교배해 육성한 교잡종으로 우리나라 제주와 일본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일본에서 도입했지만 제주도의 지리적 특성과 생육환경에 맞춰 우리나라 농민들이 재배기술을 직접 터득하고 개발하여 지금은 제주 한라 봉이라는 이름에 맞게 당당하게 제주 특산물로 그 명성을 날리고 있.. 2015. 2. 6.
주황색의 신비, 놀라운 감귤의 효능 주황색의 신비, 놀라운 감귤의 효능 겨울이면 따뜻한 아랫목에서 형제들끼리 한 이불 안에서 옹기종기 앉아 귤을 까먹던 시절이 떠오른다. 주황색이 껍질을 까면 사이좋은 우리 형제들처럼 올망졸망 모여 있는 모습이 또 마치 그 시절 우리 형제들과 닮아있다. 동양에서는 귤나무는 자손을 위한 나무라고 불렸다고 한다. 지금은 귤은 비교적 흔한 과일이지만 옛날에는 엄청나게 비싼 과일이었기 때문에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의미로 귤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소 팔아 자식 대학 보냈다.’는 말이 있다면 ‘제주도엔 귤 팔아 자식 대학 보냈다.’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감귤나무는 재배의 특성상 제주도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조선시대에 감귤나무는 귀했다. 얼마나 귀한 나무였는지 왕가에서 직접 감귤나무를 관리할 정도였다. .. 2015. 2. 5.
산에서 나는 고기 횡성 더덕을 아시나요? 산에서 나는 고기 횡성 더덕을 아시나요? 사자성어를 잘 모르는 사람도 천고마비( 天高馬肥)의 뜻은 알고 있을 것이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이 찐다.’는 말이다. 사계절 중 나는 개인적으로 이 가을을 제일 좋아한다. 가을에 올려다본 하늘은 정말 유난히 푸르고 아름답다. 말이 정말로 가을이 되면 살이 더 찌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을은 누구나 살이 찌기 좋은 계절이다. 왜냐고? 가을엔 먹을거리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집나간 며느리가 냄새 맡고 돌아온다는 전어, 자식에게도 난 자리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송이버섯에 들과 산엔 수확을 앞 둔 작물들이 넘쳐난다. 곡식 창고가 가득 차는 것도 가을엔 그득 할 것이다. 그렇게 가을은 풍성하고 맛있다. 가을의 풍성함과 맛을 더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더덕이다. 광해군 좌의정을 .. 2015. 2. 5.
밥맛 있는 이유! 쌀에 있다 밥맛 있는 이유! 쌀에 있다. 정말 맛있는 밥은 다른 반찬 없이 밥만 먹어도 맛있다는 말이 있다. 이 말에 나는 적극 동감한다. 좋은 쌀로 지은 밥은 밥알 하나하나에 기름을 칠해 놓은 듯 윤기가 좌르르 흐르고 고소하고 포근한 좋은 냄새마저 난다. 한 수저 떠서 입안에 넣고 맛보면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느껴지면서 반찬 없이 맨밥만 한 공기 뚝딱 해치울 수 있을 정도다. 쌀이 귀하던 시절 하얀 쌀밥은 늘 부의 상징이었다. 어쩌다 생일에나 한 번 먹을 수 있었던 쌀밥이 지금은 건강의 이유로 혼식에 그 색이 가려져 버렸지만, 나에게 밥하면 여전히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흰 쌀밥이다. 올해는 유난히 추석이 빨라서 햅쌀밥을 맛보지 못했는데, 해마다 추석이 다가오기 전 가을 곡식을 거둬들여 그 햇곡식으로 밥을 짓고 .. 2015. 2. 5.
나폴레옹이 사랑한 굴 나폴레옹이 사랑한 굴 ‘바다의 우유’ ‘바다의 인삼’ ‘바다의 현미’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있으니 바로 굴이다. 역사적 정열가였던 나폴레옹,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 이집트의 절세미인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했다는 굴. 입김마저 얼어붙게 만드는 추운 겨울이 굴의 제철이다. 석화(石花)는 굴의 다른 이름인데 바위에 붙어살기 때문에 또는 속살만 떼어내고 바위에 그대로 남겨진 껍데기가 마치 하얀 꽃 같다고 해서 석화라는 이름을 붙여진 것이다. 단단하고 날카로운 껍데기 속에는 부드럽고 몰캉몰캉한 속살이 있다. 다른 어패류와 달리 그 향기가 진하고 스르륵 넘어가는 부드러운 식감 때문에 나는 굴을 유난히 좋아한다. 굴은 생물 그대로 먹어야 특유의 바다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데, 서양에서도 굴만큼은 익히지.. 2015. 2. 4.
크다고 대게가 아닌, 대나무를 닮아 대게랍니다 크다고 대게가 아닌, 대나무를 닮아 대게랍니다 갑갑한 연구실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잠시 나선 거리에서 올려다 본 하늘을 보니 소나기를 몰고 오는 한여름 하늘보다 한 뼘은 멀어져 있다. 시원한 바람도 불기 시작하고 한여름이 태양을 잔뜩 받아 마신 초록의 나뭇잎이 어느새 다 떨어지더니 벌써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은 가로수들도 보인다. 겨울의 문턱에 다가 왔음을 새삼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다. 단골 식당 수족관에 통통하게 살을 찐 대게들이 어느새 꽉 들어차 있고, 그 옆 대형 찜통엔 대게 맛을 즐기러 온 손님들 상에 올라갈 대게들이 뜨거운 김에 연신 샤워를 하고 있다. 그 곁을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대게의 달콤한 살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지금쯤이면 대게집산지인 영덕 강구 항 주변엔 지금이 아니면 최상의 .. 2015. 2. 4.
태양의 선물 천일염 제목; 태양의 선물 천일염. 잠시 생각해보자, 나는 지금 식탁에 앉아있다. 식탁에는 제철의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조리한 맛있는 음식들이 잘 차려져 있다. 그런데 그 음식에는 소금 간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당신의 반응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WHO(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하는 권고기준 5g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의 소금을 먹는다. 물론 개인의 식생활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금 섭취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라고 알려진 소금은 우리나라 음식에서 절대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조미료로 큰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에선 유해하다고까지 인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예부터 소금은 우리의 식생활에 절대 빠지지 않은 아주 귀한 존재였다. .. 2015. 2. 3.
겨울바다의 맛, 과메기 겨울바다의 맛, 과메기 이른 아침 저마다의 삶의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의 입에선 ‘겨울이 오나 보다.’ ‘짧은 가을이 다 갔네.’ 주문처럼 읊는다.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음식으로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각종 필수영양소가 풍부한 제철 음식을 먹어야만 겨울을 건강하게 이겨 낼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밝혀져 있다. 그래서 이렇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양손 가득 번들번들한 기름을 묻히고 맛보는 과메기 철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절대미각도 식도락가도 아니지만 그 계절을 타는 식재료는 사시사철 맛 볼 수 있는 음식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한 번 먹어본 사람은 해마다 그 맛을 잊지 못해 꼭 찾게 된다는 과메기는 지금은 흔하지만 예전에는 통영 포항의 특산물이었다. 과메기의 어원은 .. 2015. 2. 2.
포도와는 또 다른 맛, 머루 포도와는 또 다른 맛, 머루.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애 살어리랏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고려 가요인 [청산별곡/ 작자미상]의 1연인데, 여기에 나오는 '멀위'는 머루를 뜻한다. 얼핏 보면 포도와 구분이 안가는 머루는 원초적인 포도이다. 작가가 누구인지 모르는 노래 가사에 머루가 쓰일 정도로 당시에도 흔했던 것으로 유추해 본다. 사실 머루는 산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산열매로 우리 조상들은 쉽게 머루의 맛을 보았을 것이다. 머루는 우리나라 전통적인 덩굴성 목본으로 해발 100미터 이상 되는 계곡인근에 자생하고 있으며, 더위가 절정일 때 맛 볼 수 있는 포도와 달리 가을이 되어야만 농후만 맛을 볼 수 있는 식물이다. 머루는 포도와 달리 껍질이 얇고 수분이 많은 편에 속.. 2015. 1. 31.
건강한 서민 먹거리, 여주 고구마 건강한 서민 먹거리, 여주 고구마 유난히 길게 느껴지는 한겨울 깊은 밤의 최고의 간식거리는 군고구마가 아닐까 싶다. 따뜻한 아랫목 이불속에 발을 집어넣고 막 아궁이에서 꺼낸 뜨거운 군고구마 위에 김장김치를 쭉쭉 찢어 올려 한 입씩 베어 먹으면 그야말로 꿀맛이 따로 없다. 군고구마를 먹으며 들었던 할머니의 고전이야기는 지금도 기억되는 소중한 추억이다. 예전에는 겨울 거리를 걷다보면 군고구마 장사를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지금은 금고구마가 되어 군고구마 장사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GI지수가 낮다는 이유로 많은 다이어터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고구마는 옛날에는 그리 인기 있는 작물이 아니었다고 한다. 남미가 원산지인 고구마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은 영조 때.. 2015. 1. 30.
건강한 에코푸드 콩나물 건강한 에코푸드 콩나물. 아내가 아침상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다. 한 김 잘 익은 콩나물 냄새가 집안 공기를 가득 채운 것을 보니 볼 것도 없이 오늘 아침은 분명 말간 콩나물국에 매콤한 콩나물 무침일 것이다. 어제 오랜만에 만난 동창들과의 즐거웠던 한 잔의 숙취를 달래주기 위한 아내의 마음 씀씀이가 가득 느껴지는 아침이다. 멸치국물에 말갛게 우려낸 콩나물국에 내 취향에 맞게 고춧가루를 타서 한 모금 삼켜본다. 시원하다. 어린아이와 외국인들은 도무지 이해 할 수 없다는 맛의 표현 뜨거운 국물을 마시며 ‘시~원하다.’ 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렇게 콩나물국은 우리나라 애주가들의 불편한 아침 속을 달래주는 해장국 중 하나로 사랑을 받아 오고 있다. 국으로도 밥반찬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가격까지 저렴해서 서민들.. 2015. 1. 29.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식품 치즈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식품 치즈 요즘 매일 아침 치즈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우유의 에센스라고 불리는 치즈는 어떻게 먹어도 참 맛있는 것 같다. 치즈는 숙성하는 과정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중 제일 입맛에 맞는 것은 빵에 발라 먹는 크림치즈다. 지구상의 치즈의 역사는 선사 시대부터 시작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 졌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음식을 보관할 목적의 용기를 만들기 전, 동물의 가죽이나 내장에 보관했던 동물의 젖이 내장에 있던 레닛에 의해 커드나 유청이 된 것을 우연히 발견한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정 해 본다. 치즈는 ‘흰 고기’라고 극찬할 정도로 단백질이 매우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동물 젖에 들어 있는 단백질을 카제인이라고 하는데 이 카제인에 어린 소나.. 2015. 1. 29.
많이 먹을수록 보약이 되는 죽염. 많이 먹을수록 보약이 되는 죽염. (전라북도 부안) 며칠 전 조카의 돌잔치에 다녀왔다. 돌잔치를 마치고 나오는데 답례품이라고 조그만 상자를 하나씩 줘서 받아와 집에서 열어보니 작은 통에 죽염이 담겨 있었다. 수건이나 컵이 아닌 죽염? 참 희한하다 생각했는데 그게 세상에 소금 같은 사람이 되겠다는 심오한(?) 뜻이 담은 것이란다. 그래, 생각해보면 소금은 절대 우리 생활에서 빠지면 안 되는 중요한 존재임이 분명하다. 더구나 그 뜨거운 불에서 여러 번의 담금질 되어 나온 죽염이니 귀한 사람이 되겠구나 싶어 죽염 통을 보고 절로 미소가 흘러 나왔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소나 돼지의 내장에 천연소금을 다져 넣어 구워서 약용 또는 양치용으로 썼다는 얘기가 전해오고 있다. 의가나 사찰에서 대나무 통 속에 소금.. 2014. 12. 5.
전 세계 미식가들의 입맛을 들었다! 놨다!하는 한우. 전 세계 미식가들의 입맛을 들었다! 놨다!하는 한우. (강원도 횡성)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가을엔 하늘도 높아지고 말도 소도 사람도 갓난아이 엉덩이처럼 포동 포동 살이 찌는 계절이 맞다. 유난히 가을에 가족들의 생일이 집중되어 있어 자연스레 외식을 많이 하기에 더 그런 것 같다. 가족과 함께 먹는 외식 메뉴 중 단 한 번의 실망을 주지 않았던 음식은 바로 한우다. 어린시절 매년 방학이면 시골 할머니 댁에 가는 즐거움으로 늘 설렘으로 가득했다. 할머니 댁에서 키우는 소 누렁이와의 추억 때문이었다. 당시 누렁이는 할머니의 재산1호이자 힘든 농사일을 거들어 주는 자식과도 같은 의미였다. 우리나라는 농경사회로 가가호호별로 키우고 있던 가축들은 모두 농사에 기여하고 있었다. 지금은 농기구가 많이 발달해서 예전처럼.. 2014. 12. 4.
항암작용에 피부 트러블까지? 청국장의 놀라운 효능 항암작용에 피부 트러블까지? 청국장의 놀라운 효능 (충청북도 증평) 우연히 본 신문기사에 대장암에 걸린 의사가 암 투병 중 자신의 경험을 살려 현재 청국장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보았다. 의사가 청국장레스토랑을? 그는 대장암 수술 후, 암의 전이를 막기 위해 항암치료 중에 있던 그는 입맛을 잃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항암치료 중 가장 힘든 것이 바로 독한 항암제로 인해 입안이 헐거나 그로 인해 입맛을 잃어가는 것이다. 그는 그 옛날 어머니가 해주시던 청국장의 맛이 떠올랐고, 청국장으로 잃었던 입맛도 찾고 힘든 투병기간도 이겨 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 기사를 읽자마자 갑자기 투박한 뚝배기에 넘치도록 바글바글 끓는 따뜻한 청국장 한 뚝배기가 그리워 졌다. 사무실을 나서면서 오늘 저녁 메뉴는 고민 할 .. 2014. 12. 3.
진흙 속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 진흙 속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 (충남 보령) 우리가 ‘지저분하고 게으를 것이다.’ 오해하고 있는 돼지는 사실 엄청 깨끗한 동물이다. 돼지는 하루에 최고 15번까지 목욕을 즐기는 동물이다. 물론 목욕통이 진흙이긴 하지만 말이다. 돼지의 큰 덩치는 스스로도 부자연스럽지만 수렁 속에서 몸을 이리 저리 굴리면서 진흙을 묻히는 모습을 보면 돼지가 지금 자신의 청결을 목적으로 목욕을 하는 것인지 단순히 좁은 공간에서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인지 분간이 안된다. 물론 사람의 시선으로 보면 그저 장난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이 진흙 목욕이 돼지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행동 중 하나이다. 돼지의 몸은 유전적으로 몸에 털이 적고 땀샘이 발달되어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체온조절이 다른 동물에 비해 매워 어렵고 해충이나 외부 .. 2014. 12. 1.
간잽이 할아버지의 손 맛, 간고등어! 간잽이 할아버지의 손 맛, 간고등어! (경북 안동 간고등어) 오랜만에 재래시장을 다녀온 아내가 고등어를 사왔다. 자신은 비린 것을 좋아하지 않아 먹지 않으면서도 남편인 내가 고등어를 좋아하기 때문에 사온 것이다. 오늘 저녁은 짭짤하게 소금 간이 잘 베인 고등어가 반찬으로 올라 올 것을 생각하니 벌써 침이 고인다. 지금이야 고등어의 어획량이 늘고 가격도 많이 싼 편이어서 우리 식탁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필자의 어린시절에는 고등어는 아버지 월급날이나 귀한 손님 대접 또는 생일에나 맛 볼 수 있는 귀하디귀한 생선 중의 하나였다. 잘 달아 오른 숯불 위에 자글자글 구워지던 고등어의 고소한 냄새는 식욕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아버지는 혹여 남아 있을지도 모를 가시를 잘 바른 다음 고등어 살점을 우리 밥 위에 척.. 2014. 12. 1.
알고 먹으면 더 약이 되는 연어. 알고 먹으면 더 약이 되는 연어 지역; (강원도 양양)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변덕스러운 아가씨 맘처럼 밤낮으로 기온 차는 심하지만, 출근하는 아침 기분 좋게 느껴지는 바람 한 자락은 이제 가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이제 곧 저 초록의 나무들은 어린아이가 흩뿌려 놓은 물감처럼 고운 낙엽으로 물들어 갈 것이고 그렇게 겨울이 다가 오고 매서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찾아 올 것이다. 이렇게 자연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알아서 규칙적인 순환으로 질서를 지키고 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순환하는 생명체가 있는데, 바로 연어다. 강원도 양양 강 자락에는 어쩌면 지금쯤 바다를 거슬러온 연어가 헤엄치고 있을 것이다. 연어는 민물(강)에서 태어나 넓고 넓은 바다로 나가 일생을 살다 다시 자기가 .. 2014. 12. 1.
울퉁불퉁 토마토의 매력 울퉁불퉁 토마토의 매력 (경기도 광주) 필자는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 매년 봄마다 의식처럼 하는 일이 있었는데, 바로 작은 화분에 토마토를 심는 것이었다. 토마토는 한해살이 식물이지만 말 그대로 심어만 놓으면 잔손이 가지 않으면서도 매년 주렁주렁 열매가 달리곤 했다. 사실, 난 식물을 키우는 데는 영 재주가 없다. 나름 신경 써서 물도 주고 거실 안으로 이리저리 비치는 한 줌 햇빛을 따라 이리저리 화분을 옮겨가며 일광욕을 시켜주지만, 어떤 녀석은 뿌리가 썩어서 어떤 녀석은 말라비틀어져서 금방 죽어버리고 만다. 근데 참 신기하게도 이 토마토만큼은 단 한 번의 실수(?)없이 매년 열매의 맛을 보곤 했다. 농사초보자에게 토마토는 아주 기르기 좋은 효자식물이다. 토마토는 겉이 붉으면 속도 같은 붉고 겉이 .. 2014. 11. 11.
고추장에 담긴 과학의 맛 고추장에 담긴 과학의 맛 (전라북도 순창) 김유정 단편소설 에 보면 점순네 닭과의 싸움에서 매번 지는 자신의 닭에게 고추장을 먹이면 싸움을 잘 할 것 같다는 믿음으로 장독대에서 고추장을 떠와 닭에게 먹이는 다소 엉뚱한 동심을 볼 수 있는 대목이 있다. 아이답게 정말 엉뚱해 보이지만 사실 전혀 일리가 없는 대목은 아닌 것 같다. 실제 스포츠 분야에선 자신들보다 체구도 작고 체력도 약해보이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이 매일 먹는 고추장에 있다는 분석도 있기 때문이다. 엉뚱하게 들리는 이 부분은 직접 임상체험(?)을 통해 얻어진 통계가 아닐까 싶다. 나 역시도 무더운 여름 무뎌진 입맛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별다른 찬 없이 고추장 하나에 밥을 비벼 한 그릇 뚝딱 한 적이 왕왕 있었기 때문이다.. 2014. 11. 6.
단풍잎처럼 붉게 물든 꽃게의 비밀 단풍잎처럼 붉게 물든 꽃게의 비밀 (경상남도 통영) 해마다 5월~ 6월이면 통영 앞바다에는 이제 막 통발에서 걷어 올린 꽃게들의 몸부림으로 풍성함이 가득해지곤 한다. 이제 막 걷어 올린 꽃게들은 항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성급한 손님들에게 바로 팔려 가는데, 필자도 늘 이 시기가 되면 퇴근하시던 아버지의 손에 들려있던 커다란 아이스박스에 담긴 꽃게의 바글거림이 떠오르곤 한다. 이어받기 선수가 바통을 받아 달려가듯,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꽃게박스를 이어 받아 바로 찜기에 넣어 쪄 내시곤 했는데, 집 안에 가득 채워진 달콤하고 짭짤한 꽃게의 향기는 채 쪄지지도 않은 찜기의 뚜껑을 당장이라도 열고 싶은 충동을 어린 나의 마음에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오랜 기다림이 지나고 뜨거운 김에 샤워를 마친 꽃게의 뚜껑을 열고 .. 2014. 11. 3.
청정 제주의 자연 돌미역은 최고의 건강식품 청정 제주의 자연 돌미역은 최고의 건강식품 며칠 전에 본 뉴스에서 치매에 걸린 한 노인이 절대 놓지 않으려고 했던 보따리를 확인 해 보니 그 안에 하얀 쌀밥과 미역이 들어 있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던 사연이 있었다. 친정어머니를 찾아 거리 이곳저곳을 헤매던 딸은 어머니의 보따리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아마도 치매에 걸렸던 노인의 기억은 딸의 첫출산 즈음이었으리라 추측하고 있다. 이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출산을 하면 제일 먼저 먹는 것이 바로 이 미역국이다. 서양인이 우리나라를 보는 흥미로운 시선 중에는 출산 직후 산모들이 처음 먹는 미역국에 있다. 산모들이 먹는 미역 중에 단연 으뜸으로 치는 것은 바로 제주산 ‘돌미역’이다. 이 돌미역은 강한 바다 속 물살에 흘러가지.. 2014. 11. 3.
아삭 아삭 배, 껍질째 먹어야 더 좋아. 아삭 아삭 배, 껍질째 먹어야 더 좋아. 전라남도 나주시 현대인의 생활은 서로 바쁘고 멀리 산다는 이유로 일가족이 다 모이는 일이 드문데, 나 어릴 적엔 설날 추석 등의 명절은 흩어진 식구들이 한 장소에 모여 맛있는 음식 먹으며 그동안 각자의 삶을 얘기하고 들어주는 행복함으로 북적 북적대는 날이다. 요즘 자라는 아이들은 이 설렘과 즐거움을 아는지 모르겠다. 또한 명절에는 그동안 못 먹었던 음식들을 먹을 수도 있었는데,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로 어린 내가 양손으로 들어도 묵직함을 느낄 수 있었던 배였다. 우리나라에서 삼한시대 때부터 배가 재배 되었다는 기록을 확인 할 수 있는데, 본격적인 배 재배는 일제강점기 때부터였다. 일본 개량 배 품종은 우리나라 재래종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크기여서 전국 각지에 .. 2014. 10. 22.
쑥 쑥 먹고 건강해지자!! 쑥의 효능 쑥 쑥 먹고 건강해지자!! 쑥의 효능 강원도 인제군 한때 천하장사로 전국을 호령하던 상남자 이만기 씨가 과거에 질병으로 죽음 문턱까지 갔던 시절이 있었다고 하면 많이들 놀랄 것이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얼굴이 누렇게 뜨는 황달(간염)로 당시 얼굴이 노랗다 못해 시커멓게 타 들어갔다고 한다. 이를 보다 못한 어머니는 아들을 살리겠다는 정성으로 험한 자굴산 산자락에서 직접 뜯은 인진쑥으로 친히 아들에게 약을 달여 결국 병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자생되고 있는 쑥의 종류는 약 20여종이 넘으며 인진쑥은 생김새는 풀처럼 생겼지만 한겨울에도 줄기가 죽지 않고 다음해에 새싹을 돋아내기 때문에 다른 쑥들과 달리 유일하게 나무로 분류되는 식물이다. 인진쑥은 민간에서 황달, 간염, 간경화 등 간.. 2014. 10. 21.
신이 내린 보약 동충하초. 신이 내린 보약 동충하초. (충청북도 보은군) 바로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생김새가 있으니 바로 동충하초다. 동충하초는 말 그대로 겨울에는 벌레(蟲) 속에 있다가 여름에는 풀(草)이 되어 나온다는 뜻이다. 사실 모든 종류의 곤충에서 볼 수 있지만, 아무나 동충하초라는 귀한 이름을 가질 수 없다. 곤충의 몸에 잘 자리를 잡은 균들이 곤충의 양분을 충분히 흡수하여 균사가 만들어지고 곤충의 몸 전체가 하얀색의 균사로 빈틈없이 채워지고 또한 곤충의 몸이 썩지 않은 원형 모양을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야만 동충하초라는 귀한 이름을 하사 받을 수 있다. 동충하초는 숙주인 곤충의 종류나 숙주에 번식하는 균의 종류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동충하초는 눈꽃 동충하초와 번데기 동충하.. 2014. 10. 15.
장수의 비결 마늘 장수의 비결 마늘 (충청남도 서산) 약방에 감초가 빠지면 서운하듯 우리나라 음식에서 빠지면 안 되는 양념이 있으니 바로 마늘이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마늘을 먹기 시작했을까? 익히 아는 대로 삼국유사를 보면 사람이 되고 싶었던 곰과 호랑이가 환웅에게 간청을 했고, 환웅은 마늘 20통과 쑥 한 자루를 주어 100일 동안 먹으며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될 거라 했다. 긴 시간동안 호랑이는 견디지 못하고 동굴 밖으로 뛰쳐나갔지만, 곰은 참고 또 참어 어여쁜 여인이 되어 단군과 혼인하였다는 스토리가 고조선건국 신화에 기록 된 것을 보면 마늘은 아주 오래전부터 한반도에 존재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가장 오래된 유의어 사전이자 언어 해석 사전인 이아(爾雅)에서는 ‘황제가 독초를 먹고 중독되었을 때 마.. 2014. 10. 11.
막걸리 한 잔에 고단한 삶 잠시 쉬어 갑니다. 막걸리 한 잔에 고단한 삶 잠시 쉬어 갑니다. 어릴 적 아버지의 심부름을 떠올리면 어김없이 누런 양은 주전자에 가득 담아오던 막걸리 심부름이 떠오른다. 행여나 한 방울이라도 흘릴세라 조심스레 걷는 모습은 오간데 없이 중간에 슬그머니 주전자에 입을 대어 한 모금 맛보았던 그 달콤하고 텁텁했던 맛. 그 맛을 형제들이 알았는지 막걸리 심부름은 으레 서로 가려고 했던 것을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돈다. 막걸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술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 없다. 이름 또한 멥쌀에 누룩과 물을 섞어 발효시킨 뒤, 그대로 ‘막’걸려냈다고 해서 막걸리라 불리는데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막걸리의 이름은 말 그대로 집집마다 키웠던 누렁이, 똘똘이, 개똥이처럼 우리에게 친근하다. 지금의 막걸리는 어디서나.. 2014.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