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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의 비결 마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10. 11.

장수의 비결 마늘

(충청남도 서산)

 

약방에 감초가 빠지면 서운하듯 우리나라 음식에서 빠지면 안 되는 양념이 있으니 바로 마늘이다. !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마늘을 먹기 시작했을까? 익히 아는 대로 삼국유사를 보면 사람이 되고 싶었던 곰과 호랑이가 환웅에게 간청을 했고, 환웅은 마늘 20통과 쑥 한 자루를 주어 100일 동안 먹으며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될 거라 했다. 긴 시간동안 호랑이는 견디지 못하고 동굴 밖으로 뛰쳐나갔지만, 곰은 참고 또 참어 어여쁜 여인이 되어 단군과 혼인하였다는 스토리가 고조선건국 신화에 기록 된 것을 보면 마늘은 아주 오래전부터 한반도에 존재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가장 오래된 유의어 사전이자 언어 해석 사전인 이아(爾雅)에서는 황제가 독초를 먹고 중독되었을 때 마늘을 먹고 풀었으며 짐승고기, 벌레, 물고기 등의 독도 마늘이 해독시킨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마늘은 보양 효과와 영양이 높아 체력소모가 많은 환자들의 체력을 보강하는데 매우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불가사의한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엄청난 수의 노예들의 힘으로 지어 졌는데, 노예들이 피라미드를 짓는 동안 소모되는 체력을 유지 할 수 있도록 마늘을 먹였다는 기록이 피라미드 벽에 상형문자로 남아 있다. 무더운 여름 복날에 연례행사처럼 먹는 삼계탕에 마늘을 넣어 끓이는 것 역시 더위에 지친 체력을 보강하기 위한 엄청난 지혜가 담겨 있었던 것이다.

또 마늘은 항암작용에도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데, 중국의 상민의(常敏毅)가 펴낸 <항암본초>에 보면 마늘에서 추출해 낸 즙을 복수암, 유선암, 간암, 자궁암 등의 걸린 생쥐에게 투여하자 암세포를 억제하였다고 한다. <동의보감>에 기록된 마늘의 효능은 용종을 낫게 하고 풍습을 없애며 장기를 낫게 하며, 몸이 찬 증상과 풍을 쫓고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위를 따뜻하게 한다.” 마늘의 항균작용과 살균작용은 뱀과 벌레에 물린 것을 치료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이 이렇게 좋은 마늘이라 할지라도 한 번에 깐 마늘 2~3알 정도면 충분하다. 너무 많이 먹으면 마늘의 강한 자극성 때문에 시력저하와 위장기능을 떨어지거나 자칫 빈혈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살림 좀 한다는 주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마늘은 6쪽 마늘이 좋다고 한다. 6쪽 마늘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말 그대로 6쪽 마늘은 마늘의 쪽수가 6쪽 내외인 것을 ‘6쪽 마늘이라 칭한다. 마늘을 약으로 쓸 때는 반드시 6쪽이 나는 재래종 밭 마늘을 써야 그 효과를 더 크게 기대 할 수 있다.

마늘하면 또 빠지지 않는 나라가 있는데 바로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세계에서 마늘이 많이 생산되고, 마늘을 이용한 각종 요리와 조리법이 발달된 나라다. 이 스페인 종 마늘은 우리나라 6쪽 마늘보다 훨씬 알이 굵고 쪽이 많다.

 

예부터 마늘은 100가지 이로움이 있다는 뜻에서 일해백리(日害百利)’ 식품이라 칭했으며, 옛날엔 마늘이 있는 식탁은 약국보다 낫다는 말도 있다. 우리나라 음식에는 마늘이 기본양념으로 거의 빼놓지 않고 쓰이기 때문에 일부러 챙겨 먹어야 하는 필수 식품이다. ! 그렇다면 이 마늘을 어떻게 먹어야 마늘의 효능을 제대로 챙길 수 있을까?

탕수육을 찍먹(탕수육 소스에 찍어 먹는)이냐, 부먹(탕수육 소스에 부어 먹는)의 논쟁이 한때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어처럼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마늘을 먹는 방법에도 이 논쟁은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생마늘만 몸에 좋고, 마늘을 양념으로 쓰거나 조리해 먹으면 그 효과가 사라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실, 적지 않은 연세에도 여전히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 아버지 경우도 방금 깐 생마늘을 어린아이가 알사탕을 깨물어 먹듯 매 끼니때마다 생으로 우적우적 씹어 드신다. 아버지는 늘 당신의 건강비결이 바로 매일 먹는 그 생마늘에 있다고 믿고 계신다. 반대의견으론 마늘을 익혀 먹어야 마늘의 독성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마늘은 생으로 먹었을 경우 마치 마취주사를 맞은 듯한 입 안 가득 얼얼한 맛이 감도는데, 이게 바로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 성분 때문이다. 이 알리신 성분은 자극성이 강하기 때문에 그대로 위장에 들어가면 장벽 손상을 주어 위 점막에 출혈이 일으키기도 한다. 나는 평상시에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거나 조금만 피곤하면 위 질환 관련 질병에 시달리곤 하는데 이렇게 위가 약한 사람은 마늘을 생으로 먹는 것을 피하고 공복상태에서 생마늘을 먹는 일도 피해야 한다. 일부 영양학자들은 마늘을 양념의 용도로 쓰거나 불에 조리해서 먹으면 그 약효가 떨어진다는 의견을 내 놓기도 하지만, 마늘의 약리작용을 하는 알리신 성분이 불에 약하기 때문에 장시간 굽거나 삶지 않고 살짝 익혀서 먹는다면 마늘의 효능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자극 없이 먹을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이렇듯 이로운 마늘이지만 그래도 극복이 안 되는 것은 바로 마늘을 먹고 난 뒤의 강한 입 냄새다. 행여나 어려운 자리나 좋아하는 사람과의 만남을 앞두고 마늘을 폴폴 풍긴다면 아무래도 상대방에 좋은 인상을 남기기는 힘들 것이다. 입에 밴 마늘 냄새는 어찌해야 사라지게 할까? 마늘을 먹고 난 뒤 녹차를 마시면 녹차에 들어 있는 플라보노이드가 휘발성인 마늘 성분 냄새를 사라지게 한다. 아무튼 이 좋은 마늘도 좋다고 하여 무조건 많이 먹는다고 몸에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성인이 하루 섭취 할 수 있는 마늘은 10~20그램 정도로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날것으로 먹거나 빻아 먹기도 한다. 외용약으로 쓸 때에는 마늘을 빻아 환부에 붙이거나 좌약으로 만들어 쓰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 마늘 달인 물을 관장액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전국 어디서나 제배되는 우리의 마늘. 하지만 어느 곳이 과연 마늘의 챔피언지역일까?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지리적 표시(4)와 지리적 표시 잔체표장에 등록된 최고급 명품 마늘인 서산6쪽 마늘은 삼국시대부터 재배되어 온 재래종으로써 그 품질은 연산일기에서 확인 할 수 있을 정도로 명불허전이다. 또한, 조선왕조실록에 영국 선적과 마늘 20근을 서산에서 거래했다는 역사적 사실의 기록을 보면 서산은 오래전부터 명품 마늘이 재배되었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에서 서산마늘(산수향)을 포함한 타 지역의 국산 마늘을 수입마늘과 성분을 비교분석 해 보니 우리 마늘이 위암 등 암세포 치사율이 탁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한 교황의 점심메뉴에 서산마늘을 넣어 만든 한우등심구이와 서산마늘을 넣어 만든 빵을 간식으로 대접하였다고 하니 이제 우리 마늘도 국제화를 시작한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마늘이 김치처럼 제2의 한류식품이 되길 기대해 본다.

 

 

 

 

본 콘텐츠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재원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성과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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