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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먹을수록 보약이 되는 죽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12. 5.

 

많이 먹을수록 보약이 되는 죽염.

(전라북도 부안) 

 

며칠 전 조카의 돌잔치에 다녀왔다. 돌잔치를 마치고 나오는데 답례품이라고 조그만 상자를 하나씩 줘서 받아와 집에서 열어보니 작은 통에 죽염이 담겨 있었다. 수건이나 컵이 아닌 죽염? 참 희한하다 생각했는데 그게 세상에 소금 같은 사람이 되겠다는 심오한(?) 뜻이 담은 것이란다. 그래, 생각해보면 소금은 절대 우리 생활에서 빠지면 안 되는 중요한 존재임이 분명하다. 더구나 그 뜨거운 불에서 여러 번의 담금질 되어 나온 죽염이니 귀한 사람이 되겠구나 싶어 죽염 통을 보고 절로 미소가 흘러 나왔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소나 돼지의 내장에 천연소금을 다져 넣어 구워서 약용 또는 양치용으로 썼다는 얘기가 전해오고 있다. 의가나 사찰에서 대나무 통 속에 소금을 다져 넣고 아궁이 속의 밥 짓는 불에 넣어 구운 소금이 아마 죽염의 시초였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죽염의 원초적 형태는 이렇듯 우리 선조들의 높은 의학적 지식의 산물이다. 다만 예전의 죽염은 대나무 통 속에 천연소금을 다져 넣고 한두 번 구워서 쓴데 비하여 오늘날의 죽염은 소금의 독성을 완전히 제거하고 약성의 완전 합성을 위하여 아홉 번을 굽고 또 아홉 번째에는 고온 처리를 통해 소금을 완전히 용해시키는 점이 다르다. 죽염 속에는 일반 소금과 달리다량의 무기질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측정되는데 특히 인산이 가장 많았고, 칼륨, 마그네슘, 아연 등의 순서로 성분의 함량이 많아지는 것으로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아무리 아홉 번을 구워 소금이 가지고 있는 유해성분과 독성을 제거 했다고 하지만 죽염엔 나트륨 성분이 남아있다. 여전히 소금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죽염의 효능을 좀 더 객관적으로 입증하려는 과학적인 시도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과 미국 중국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각 기관에서 다방면으로 죽염에 관한 연구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바다가 인접한 부안에 가면 제일 먼저 딱 느껴지는 것이 바람이 참 많이 분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치 바둑판처럼 여기저기 염부들의 땀방울이 느껴지는 염전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염전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으로 죽염을 만드는 죽염 공장 또한 많다. 친구와 함께 여행하던 중 우연히 잠시 들린 죽염공장에서 죽염이 만들어 지는 과정을 보며 죽염이 정말 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죽염 제조하기 위한 3,5,9 법칙, 3년 자란 왕대에 간수를 뺀 천일염을 넣고 5년 간 건조시킨 소나무로 불을 지펴 9번 구워 만든다는 것이다.

 

죽염공장 한쪽에 무수히 많은 대나무가 쌓여 있었다. 나와 친구는 그것이 바로 죽염을 만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재료임을 알아차렸다. 죽염 공장의 인부들의 매일 아침 의례 행사는 바로 이 대나무를 들여오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하루 죽염을 만들기 위해 쓰이는 대나무의 양이 엄청나다고 한다. 대나무에 빈틈없이 죽염을 채운 뒤 1500도 가마에서 꼬박 12시간을 굽는다. 죽염을 굽는 12시간 동안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 되어야만 대나무의 좋은 성분이 죽염에 잘 스며들기 때문에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가마 앞을 떠나지 않고 지켜야만 한다, 그렇게 굽기를 8, 긴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 마지막 9번째 공정인 용융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특수 제작된 가마에 8번 구운 죽염을 넣고 2200도의 높은 고열로 죽염을 모두 녹여낸다. 고온에서 녹여 내린 죽염은 마치 붉은 용암처럼 흘러내리는데 이 모습이 또한 장관이다. 그렇게 덩어리 져 있는 죽염을 곱게 빻은 것이 우리가 식탁에서 볼 수 있는 죽염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죽염이 만들어 지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니 죽염이 더 없이 귀하게 여겨졌다. 그렇다면 이렇게 힘든 인고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죽염의 효능은 과연 어느정도일까? 문득 궁금해 졌다.

 

죽염 안에 들어 있는 인은 체내에서 골격과 치아의 형성하고 신체 필수물질의 구성, 영양소의 흡수와 운송, 산 염기의 균형조절, 열량대사에 필수 물질로 작용한다. 마그네슘은 체내에서 효소반응의 촉매역할, 신경의 자극 전달 작용, 근육 이완에 관여하며 부족하면 근육 수축과 신경의 불안정, 떨림증이 나타나게 된다. 아연은 탄수화물, 단백질 대사와 관련된 효소에 필요하고, DNARNA합성, 콜라겐 형성, 탄산가스제거 등의 역할을 한다. 아연이 결핍되면 성장지연, 식욕감퇴, 성적성숙의 지연, 우울증, 면역기전의 약화와 상처의 치유가 늦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구성성분의 변화는 죽염이 일반 식염과는 전혀 다른 물질임을 과학적으로 증명 해 주는 것이다.

 

죽염의 효능에 대해 연구 중인 영남대학교 생화학과 류효익 교수의 논문도 눈길을 끈다. 류 교수는 항암작용에 대해서는 연구실험 중이지만 항위염 작용에 대해서는 상당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류 교수는 일반인 1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 하루 15g8주간 섭취케 한 결과 혈압에 유의할 만한 영향을 주지 않은 것을 밝혀냈다. 죽염의 유해성에 대한 이론에 반기를 드는 결과 인 것이다. 오히려 저혈압과 고혈압을 최적 혈압으로 맞춰준 사례도 나타났다. 또 죽염을 장기간 복용한 사례를 통해 위암의 원인이 되는 헬리코박터균 수가 현저히 낮아 져 위장병의 발병이 낮아 졌으며, 입속 미생물을 억제하여 잇몸(치주)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류교수는 "죽염은 분자 크기가 소금의 10분의 13~6(옹스트롱)으로 세포막 간의 이동이 쉬운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분자 구조가 큰 소금은 혈관 내에 체류하면서 수분을 끌어당기지만 분자 구조가 작은 죽염은 체내 흡수와 배설이 잘되어 혈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또 죽염은 소금보다 나트륨이 함량이 적고 혈압을 떨어뜨리는 유용한 성분인 칼륨과 칼슘이 많다는 것도 한 이유로 설명된다. 한때 죽염이 나트륨과다 섭취의 오해의 중심에 있던 죽염의 금의환양이 아닌가 싶다.

 

일본에서는 죽염을 황송죽(黃松竹)이라고 부른다. 한자 그소금을 황토와 소나무와 대나무를 이용하여 법제한 것이라는 의미로 그러한 이름을 붙인 것이다. 죽염을 "과학자들이 발견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극찬한 나까야마씨와 지구상에 존재하는 식품 중에 가장 환원력이 뛰어난 식품이라고 주장한 하루야마씨 등이 죽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되어 단체를 만들어 죽염에 대한 대대적이고도 정밀한 연구 분석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본 콘텐츠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재원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성과물입니다.

자료출처

동아일보 매거진

http://shindonga.donga.com/docs/magazine/shin/2013/04/19/201304190500016/201304190500016_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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