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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린 보약 동충하초.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10. 15.

신이 내린 보약 동충하초.

(충청북도 보은군)

 

바로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생김새가 있으니 바로 동충하초다.

동충하초는 말 그대로 겨울에는 벌레() 속에 있다가 여름에는 풀()이 되어 나온다는 뜻이다. 사실 모든 종류의 곤충에서 볼 수 있지만, 아무나 동충하초라는 귀한 이름을 가질 수 없다. 곤충의 몸에 잘 자리를 잡은 균들이 곤충의 양분을 충분히 흡수하여 균사가 만들어지고 곤충의 몸 전체가 하얀색의 균사로 빈틈없이 채워지고 또한 곤충의 몸이 썩지 않은 원형 모양을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야만 동충하초라는 귀한 이름을 하사 받을 수 있다.

동충하초는 숙주인 곤충의 종류나 숙주에 번식하는 균의 종류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동충하초는 눈꽃 동충하초와 번데기 동충하초 등 두 종류가 있는데 그중 눈꽃 동충하초가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다는 말이 있다. 건강할 때는 이 말이 피부에 와 닿지 않았는데, 필자는 지난 겨울 지독한 독감에 걸리고 나서야 건강은 건강 할 때 지켜야 한다는 뼈아프게 깨달았다. 어느 베스트셀러의 책 제목처럼 아프니까 청춘이다.’ 가 아닌 아파보니 알겠다.’이다.

이렇게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것을 삶의 목표로 하는 것에서 탄생된 현대어 중의 하나가 바로 웰빙이라는 단어이다. 이 웰빙 바람으로 인해 각종 건강식품이 하루가 멀다 하고 생산 판매되는 기이한 현상마저 낳고 있다. 그런데, 이 웰빙코너에서 그 많은 다양한 건강식품을 제치고 동충하초가 단연 대중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불로장생에 관심이 많았던 진시황제와 절세미인이라던 전설의 양귀비도 평소 애용했다던 것이 바로 동충하초다. 이렇듯 동충하초는 이미 중국에서 오래전에 인삼, 녹용과 함께 3대 보약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요즘처럼 자가면역질환에 관련된 질병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면역기능을 증가하기 위한 식품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몸에는 각종 질병이나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스스로 지켜 내기 위한 면역세포들이 있다. 이 면역세포들은 우리 몸에 유해균이 침투하면 그 곳에 신속 정확히 출동(?)해서 균을 즉시로 잡아먹어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 시켜준다. 그런데 원인을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면역세포들이 우리 몸의 정상 세포를 공격해야할 적인 유해균으로 착각하고 우리 몸의 정상세포를 무차별 공격할 때 바로 우리 몸은 질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아토피, 갑상선질환, 류마티스 등등이 대표적인 자가 면역 질환이다. 자가면역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선 면역력 강화가 우선인데, 바로 이 동충하초에서 추출한 영양액이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강화시킬 뿐 아니라 제약면역, 세포면역등의 촉진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것이다.

요즘 건강식품에 보면 한약방에 감초처럼 따라오는 효능이 있는데 바로 항암효과이다. 동충하초라고 그 바람을 비껴가지 않는다. 최근 일본 동북대학과 약학대학에서 공동으로 동충하초의 항암작용에 대해 연구한 결과 동충하초 추출액을 매일 투여한 실험쥐의 암세포가 현저히 줄어든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는 암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동충하초의 어떤 성분이 암세포를 억제하는 것일까? 바로 동충하초의 주성분인 코디세핀때문인데, 키닉산(quinicacid)의 이성체로 밝혀진 '코디세핀(Cordycepin: 3`-deoxy-adenosine)'이라는 핵산물질은 실제로 사람의 장 내에서 대장암과 인체노화 등을 유발하는 가스괴저균에 대해서 강한 살균력을 나타냈다고 한다.

 

코디세핀이라는 물질에 대한 연구는 처음 1951년 영국 글라스고우 대학의 커닝햄 교수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음식문화의 특성상 자극적인 음식과 점점 서구화 되어가는 식생활 때문에 해마다 각종성인병과 암 환자의 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동충하초 및 코디세핀에 대한 연구를 늘리고 있는데, 2003년부터 꾸준히 연구한 결과 2007년에는 농업진흥청 농업기술개발사업으로 코디세븐이라는 새로운 물질을 발견했다. ‘코디세븐은 기존 동충하초의 성분인 코디세핀보다 약7배 더 함량 된 동충하초로 SCI급 국제학술저널에 이미 논문으로 발표되었으며 이와 관련된 12건의 특허가 출원, 3건이 특허 등록된 바 있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는 쓰다.’라는 말처럼 많은 약리작용을 하는 동충하초의 음용이 쉽지 않았던 이들을 위해 이전의 동충하초보다 코디세핀 함량이 7배나 높은 코디세븐은 동충하초 특유의 비린 맛을 제거해 여러 사람의 음용을 가능하게 하였다고 한다. 또한 기존 동충하초 제품들은 코디세핀 함량이 한 포에 0.01~1mg 내외지만 코디세븐은 한 포당 15mg으로 무려 15배 이상 높으면서도 가격은 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동충하초하면 연상되는 스포츠는 육상대회가 아닐까 싶다. 1993년 독일 슈투가르트 세계육상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중국 선수들이 평소 즐긴 버섯이 바로 이 동충하초와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육상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고산지대에서 이루어지는 강도 높은 훈련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동충하초를 제공하였다고 한다.

동충하초는 생체 에너지 수준을 높이고 산소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게 하여 빠른 피로회복을 돕고 지구력을 향상시킨다는 놀라운 효능이 있다고 하니, 고산지대에서 이뤄지는 고된 훈련 뒤 지친 체력을 보강하기 위한 선수들을 위한 중국 감독의 놀라운 지혜가 돋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충남 보은 버섯농가에서 당뇨에 탁월한 약리성이 입증 된 누에 눈꽃 동충하초가 재배되고 있다. 충청북도농업기술원(원장 김숙종)은 매년 품질이 우수한 누에 눈꽃 동충하초 종균을 생산 보급하고 있는데, 살아있는 누에에 직접 동충하초 균을 감염시켜 번데기에서 버섯으로 발생시키는 방식이다. 충청북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종균은 감염력이 강하며 사용이 용이하며 품질이 뛰어난 버섯을 생산해내는 장점이 있어 농가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본 콘텐츠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재원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성과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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