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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교수의 바이오 스토리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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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재미있는 바이오이야기/(5)개인 발간수필모음34

<4>오지마을 다섯 가구 이야기 (오지마을에서 바라본 진달래 가득한 산) 오지마을 다섯 가구 이야기 “TV에 나온 원조 할머니 집‘ 쓰러져가는 허름한 판잣집, 몇 개의 식기들과 비뚤비뚤 쓰인 글씨가 이곳이 밥집임을 알린다. 전기도 안 들어오는 이 깊은 산중에 뜬금없이 부닥뜨린 간판이 생경하다. 서울로부터 차로 다섯 시간의 오지마을. 산 입구에서 걸어서 시간 반. 깊은 계곡과 폭포를 통과하면서 “오지마을”이란 안내판이 심심찮게 눈에 뜨인다. 이윽고 계곡을 질러 넓은 분지가 보이고 다섯 가구가 등산로를 따라서 붙어있다. 오지마을. 수십 년을 수려한 풍경과 아름다운 분지에서 살던 마을이 불과 1년 만에 어떻게 서울 뒷골목으로 변할 수 있는 가를 보여주는 곳이다. 다섯 가구가 지금의 모습으로 남아있는 건 20년 전부터. 다섯 번째 집을 빼고는.. 2013. 3. 15.
<3>연탄가스와 고스톱 연탄가스와 고스톱 얼마 전에 중국 북경을 다녀 올 일이 있었다. 여름에 왔을 때와는 달리 겨울의 북경은 매콤한 냄새와 함께 눈이 따갑고 시내 전체가 뿌연 안개 속에 싸여 있었다. 연탄으로 인한 심한 매연이었다. 오고가는 사람들의 허름한 옷차림, 붉은 벽돌의 변두리 집들, 그리고 매콤한 연탄 냄새. 이런 모습은 내가 자랄 때의 동네 모습을 떠오르게 했다. 연탄은 19개의 구멍을 가지고 만들어져서 흔히 19공탄이라고 불렸다. 대학시절의 자취방은 늘 연탄과의 전쟁터였다. 연탄은 두개를 줄로 세워서 화덕에 넣고 아랫것이 타서 하얗게 변하면 새로운 것을 위에 올려서 갈아야 하는, 말하자면 늘 신경을 써야하는 어린 아이 같은 존재였다. 자취방의 유일한 난방수단인 연탄은 늘 갈아주어야 제대로 화력을 유지하지만 시간을.. 2013. 3. 15.
<2>한밤 중의 시외버스 밤이 제법 늦은 시간. 종점 근처에서 서울로 가는 마지막 시외버스를 서둘러 올랐다. 바깥의 찬 공기에 얼어있던 나에게 차안의 히터 온기는 반가웠다. 최근에 나온 차인지 깨끗한 실내의 차안은 완전히 비어 있었다. 죽 늘어선 통로를 지나 맨 뒷좌석에 홀로 자리를 잡았다. 뒷좌석은 약간 높아서 탁 트인 시야를 나는 좋아했고 더구나 야간의 고속도로버스는 운치가 있었다. 퇴근시간에만 타던 버스여서 그런지 자리 가득하던 사람의 모습이 사라진 텅 빈 버스는 마치 한밤중의 빈 강의실처럼 적막하다. 멀리 앞에 보이는 운전석은 칸막이로 가려서 운전사의 뒷머리만 보인다. 늘 틀어놓던 라디오마저 오늘따라 조용해서 낮은 조명의 버스 안은 아늑한 기분마저 들게 했다. 오늘은 이렇게 기분 좋은 여행을 하려는가보다. 매일 많은 사람.. 2013. 3. 15.
<1>버스 안에서의 단상 오늘은 아침 출근버스가 삼분이나 늦었다. 쌀쌀한 아침 바람 속에 기다리는 시간이 삼십분은 족히 된 것 같다. 혹시 다른 사람이 내가 툴툴거리는 소리를 들었다면 아마도 통근버스를 타는데 몇 십분은 걸리는 거리에서 힘들게 온줄 알지도 모른다. 하지만 버스가 서는 이 곳 에서도 방금 빠져나온 아파트 창문이 코앞에 보인다. 버스가 서는 곳은 아파트입구의 바로 길 건너에 있다. 버스가 오는 것을 보고 집에서 뛰어나와도 될 만큼 가까운 거리로 먼 길에서 택시를 타고 오는 다른 사람에 비하면 축복받은 자리이다. 조금 늦었다고 미안해하는 운전기사를 본척만척 자리에 앉는다. 오늘은 아침부터 심사가 편치 않다. 제출하지 못하고 미루고 있는 과제의 보고서, 내일까지 보내달라는 논문, 채점해야 되는 시험지등이 머리에서 떠나지.. 2013.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