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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교수의 바이오 스토리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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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재미있는 바이오이야기134

태국 사람들, 한국의 겨울 한국의 겨울 1월의 인천공항은 북적거리고 있었다. 무엇을 하러간다기보다는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 자체가 여행이라고 생각하는 나와 같은 많은 사람들이 어디론가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어수선한 공항을 나 혼자 도망치듯 바삐 빠져나간다는 듯 한 착각이 들만큼 새해벽두부터 생명공학분야는 줄기세포 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가짜 논문을 작성한 황 교수의 모습은 착실히 앉아서 연구를 하기보다는 외부로 나돌아다니는 로비위주의 많은 연구자들이 빠질 수 있는 함정이라는 사실에 새삼 나를 둘러본다. 내가 저런 상태에 있다면 일부러는 아니겠지만 저렇게 되지 않으리라고 장담을 할 수 있겠는가. 그저께도 그런 경우이다. 대학원생에게 몇 년전에 발표한 논문에 사용했던 균을 찾으라하니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아마도 몇.. 2013. 3. 22.
[티벳이야기] 티벳에서 만난 사람들(2) (티벳 수도 라사의 여행자 숙소) 티벳에서 만난 사람들 (2)......................................................배낭을 멘 사람들 이제 티벳에 온지도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수도인 라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직 가격에 맞는 차량을 물색하지 못한 까닭이다. 그사이 나의 머리를 짓누르던 고소증은 조금씩 없어져서 이제 계단을 올라도 숨이 덜 차게 되었다. 계단에서 고소증으로 쓰러지던 기억을 벌써 잊고 더 높은 지역인 5000m 의 고산지역인 외곽으로 나가려 하는 것을 보면 사람은 나쁜 기억은 어쨌든 잊어버리고 살게 되어 있나보다. 원래의 목적인 이 곳 천연약재를 얻는 계획은 이곳 수도에서는 대부분 완료되었고 이제는 외곽으로 나가서 재래시장을 찾아야 할 순.. 2013. 3. 22.
[티벳이야기] 티벳에서 만난 사람들(1) (티벳 수도 라사 언덕의 포탈라궁/ 생뚱맞게 광장에 서있는 중국정부 승전탑/ 조캉사원의 바닥에 엎드려 기도하는 사람들) 티벳에서 만난 사람들 (1) ---땅에 엎드린 사람들. 비행기상공에서 바라본 티벳 땅은 짙은 황토색으로, 나무라곤 별로 보이지 않는 척박한 모습이었다. 산 중간 중간 보이는 곳에 마을이 올망졸망 모여 있고 그 사이로 유채 꽃밭이 노란색으로 알알이 박혀있다. 인천 공항을 떠나 북경에서 하루, 그곳에서 티벳 여행에 필요한 서류를 받고 중간 기착지인 성도를 거쳐 티벳 수도인 라사의 외곽공항에 도착한 것은 오후 4시경이었다. 웃음을 머금고 반기는 사람은 K교수. 이곳 티벳 지역의 고산식물에서 유용한 소재를 찾고자 공동연구 하기로 하고 처음 찾는 셈이다. K교수는 티벳 지역에 학교를 설립하고자 .. 2013. 3. 22.
<5>전화기 좀 빌려... 아들만한 아이가 전화기를 빌려달란다. 친구에게 급히 연락을 해야 하는데 밧데리가 떨어졌단다. 짧은 순간이지만 터키의 버스터미널이 생각난다. 지금 전철처럼 그 곳도 왁자지껄, 시끄러운 버스터미널이었다. 터키청년은 사진을 찍고 있는 나에게 다가왔다.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있는 일행의 사진을 찍고 있던 나를 유심히 보고 있었나보다. 그가 사진을 대신 찍어줄터이니 버스안에 타라는 것이다. 이건 너무 수가 뻔하다. 가지고 튀겠다는 것이다. 후질그래한 옷차림에 나름대로 위장을 한 건 옆에 둔 여행용 가방이었다. 여행자임을 가장하겠다는 것인데 하지만 뭔가 어설프다. 돌아서서 버스에서보니 역시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며 어리숙한 여행자를 찾고 있다. 내가 그리 호락호락할 줄 알았냐. 그런데 여기는 서울의 한 복판이다. 이.. 2013. 3. 15.
<4>오지마을 다섯 가구 이야기 (오지마을에서 바라본 진달래 가득한 산) 오지마을 다섯 가구 이야기 “TV에 나온 원조 할머니 집‘ 쓰러져가는 허름한 판잣집, 몇 개의 식기들과 비뚤비뚤 쓰인 글씨가 이곳이 밥집임을 알린다. 전기도 안 들어오는 이 깊은 산중에 뜬금없이 부닥뜨린 간판이 생경하다. 서울로부터 차로 다섯 시간의 오지마을. 산 입구에서 걸어서 시간 반. 깊은 계곡과 폭포를 통과하면서 “오지마을”이란 안내판이 심심찮게 눈에 뜨인다. 이윽고 계곡을 질러 넓은 분지가 보이고 다섯 가구가 등산로를 따라서 붙어있다. 오지마을. 수십 년을 수려한 풍경과 아름다운 분지에서 살던 마을이 불과 1년 만에 어떻게 서울 뒷골목으로 변할 수 있는 가를 보여주는 곳이다. 다섯 가구가 지금의 모습으로 남아있는 건 20년 전부터. 다섯 번째 집을 빼고는.. 2013. 3. 15.
<3>연탄가스와 고스톱 연탄가스와 고스톱 얼마 전에 중국 북경을 다녀 올 일이 있었다. 여름에 왔을 때와는 달리 겨울의 북경은 매콤한 냄새와 함께 눈이 따갑고 시내 전체가 뿌연 안개 속에 싸여 있었다. 연탄으로 인한 심한 매연이었다. 오고가는 사람들의 허름한 옷차림, 붉은 벽돌의 변두리 집들, 그리고 매콤한 연탄 냄새. 이런 모습은 내가 자랄 때의 동네 모습을 떠오르게 했다. 연탄은 19개의 구멍을 가지고 만들어져서 흔히 19공탄이라고 불렸다. 대학시절의 자취방은 늘 연탄과의 전쟁터였다. 연탄은 두개를 줄로 세워서 화덕에 넣고 아랫것이 타서 하얗게 변하면 새로운 것을 위에 올려서 갈아야 하는, 말하자면 늘 신경을 써야하는 어린 아이 같은 존재였다. 자취방의 유일한 난방수단인 연탄은 늘 갈아주어야 제대로 화력을 유지하지만 시간을.. 2013. 3. 15.
<2>한밤 중의 시외버스 밤이 제법 늦은 시간. 종점 근처에서 서울로 가는 마지막 시외버스를 서둘러 올랐다. 바깥의 찬 공기에 얼어있던 나에게 차안의 히터 온기는 반가웠다. 최근에 나온 차인지 깨끗한 실내의 차안은 완전히 비어 있었다. 죽 늘어선 통로를 지나 맨 뒷좌석에 홀로 자리를 잡았다. 뒷좌석은 약간 높아서 탁 트인 시야를 나는 좋아했고 더구나 야간의 고속도로버스는 운치가 있었다. 퇴근시간에만 타던 버스여서 그런지 자리 가득하던 사람의 모습이 사라진 텅 빈 버스는 마치 한밤중의 빈 강의실처럼 적막하다. 멀리 앞에 보이는 운전석은 칸막이로 가려서 운전사의 뒷머리만 보인다. 늘 틀어놓던 라디오마저 오늘따라 조용해서 낮은 조명의 버스 안은 아늑한 기분마저 들게 했다. 오늘은 이렇게 기분 좋은 여행을 하려는가보다. 매일 많은 사람.. 2013. 3. 15.
<1>버스 안에서의 단상 오늘은 아침 출근버스가 삼분이나 늦었다. 쌀쌀한 아침 바람 속에 기다리는 시간이 삼십분은 족히 된 것 같다. 혹시 다른 사람이 내가 툴툴거리는 소리를 들었다면 아마도 통근버스를 타는데 몇 십분은 걸리는 거리에서 힘들게 온줄 알지도 모른다. 하지만 버스가 서는 이 곳 에서도 방금 빠져나온 아파트 창문이 코앞에 보인다. 버스가 서는 곳은 아파트입구의 바로 길 건너에 있다. 버스가 오는 것을 보고 집에서 뛰어나와도 될 만큼 가까운 거리로 먼 길에서 택시를 타고 오는 다른 사람에 비하면 축복받은 자리이다. 조금 늦었다고 미안해하는 운전기사를 본척만척 자리에 앉는다. 오늘은 아침부터 심사가 편치 않다. 제출하지 못하고 미루고 있는 과제의 보고서, 내일까지 보내달라는 논문, 채점해야 되는 시험지등이 머리에서 떠나지..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33) 신장을 닮은 줄기세포신장; 인공장기 시대의 도래 (생체모방) 신혼부부의 그늘 내가 살던 아파트의 맨 윗층에는 신혼부부가 살고 있었다. 부부는 요즘 젊은이답지 않게 인사 잘하고 밝아서 같은 라인의 사람들과 잘 어울렸다. 남자는 가끔 같이 테니스도 치고 할 정도로 운동도 좋아하고 건강했다. 어느 날부터 인가 새댁의 얼굴에 그늘이 지기 시작했다. 며칠 후 남편이 신장을 형에게 이식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형이 신장병을 앓기 시작했고 병원에서 이런 저런 치료를 하였지만 나빠져서 마지막으로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다는 것이다. 남자는 수술 후 한 두달 지난 후부터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시작했고 조금씩 테니스도 치기 시작했다. 주위에서 들려오는 신장이식 수술, 그것도 가족 간의 장기이식은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신장은 몸 안의 노폐물을 거르는 필터장치이다. 이 신장..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32) 촉감, 미래를 만진다;인공피부촉감 이야기 *촉감, 마음전달의 일인자 피부만큼 우리 생활과 밀접한 장기는 없을 것이다. 생활은 곧 말로 표현된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는 ‘춥다’란 표현대신 살의 고통을 표현한 셈이다. ‘너를 보면 소름이 끼친다’라든가 ‘저 둘은 닭살 커플이다’ 등등 마음에서 나오는 표현이 살갗으로, 피부로 표현된다. 그 이유는 아마도 우리가 늘 볼 수 있는 것이 피부이기 때문 일것이다.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심장으로 비유해서 ‘뜨거운 심장이 뛴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나나 상대방이 직접 볼 수 있는 피부로의 표현이 가장 강렬하다. 예를 들면 ‘그를 바라본 그녀의 얼굴은 석류처럼 붉어졌다’ 등등의 로맨틱한 표현이 더 직접적이고 잘 어울린다.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로 피부가 많이 사용되었다면 실생활에서의 감정전달에는 ..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31) 도마뱀의 발바닥에 착안한 만능 게코테이프 도마뱀 발바닥에서 나노 테이프를 보다 호텔방에 도마뱀이 버젓이 벽을 기어 다니고 있었다. 인도네시아 5성급 호텔이다. 하지만 불려온 종업원의 표정은 별 것도 아닌 것에 불러대고 난리이냐는 표정이다. 동남아시아에서 도마뱀이 흉물스러운 동물이 아니고 행운의 상징인 것을 발견한 것은 필리핀 주택의 벽에 그려진 도마뱀 그림을 본 이후이다. 우리나라의 용이 행운과 번영의 상징이어서 조폭들의 문신에도 등장하듯이 도마뱀, 그중에서도 게코 도마뱀은 동남아지역의 행운의 동물이다. 이런 상징은 중국의 상표에도 나올 정도이니 호텔방의 도마뱀의 등장은 오히려 감사해야할 일인지 모른다. (사진; 행운의 상징. 문신과 상품에 나타난 게코 도마뱀) 벽에 달라붙는 발바닥의 신비 도마뱀은 꼬리를 떼어내고도 다시 재생하여 살아간다. 아..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30) 사막안개 마시는 딱정벌레등을 모방한 물모으기 기술 지리산 종주는 고난이었다. 초등학생이 포함된 등산초보 가족들에게 40키로의 지리산은 아무리 능선길이라해도 일생의 기억에 남을 대단한 일이다. 더구나 새벽, 천왕봉의 웅장한 산 사이로 담요를 뒤집어쓰고 바라보던 태양은 평생 지워지지 않을 장관이었다. 하지만 기억은 거기까지이다. 기억을 되살린만한 사진이 한 장도 없다는 것이 늘 아쉬움이다. 사진이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진기를 휴대품 목록에서 뺀 것이고 배낭의 무게를 줄이기 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출발점인 노고단과 종착지인 장터목산장까지 2박3일의 여정중에 우선 순위는 먹고 살아남는 일이다. 중간 산장이 있다지만 쌀도 지고가고 옷가지, 비옷등을 챙기다보니 남자어른의 배낭은 점점 무거워졌다. 사진기와 물이 남은 선택사항이었다. 불행히도 중간의 약수터..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29) 인체피부의 완벽한 방어기능-이를 모방한 보습화장품 아토피를 겪어본 사람은 이를 '전쟁'이라고 부른다. 특히 갓 태어난 아기가 아토피가 심한 경우 밤낮으로 긁어대면, 밤새 울어대는 아기나 이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는 엄마, 모두 지옥이다. 붉은 반점이 조금씩 커지고 가려워 긁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악화된다. 특히 손발의 살갗이 접히는 부분은 여름철이면 짓무르기도 한다. 병원에 다니지만 금방 좋아질 기미는 보이지를 않는다. 엄마와 아이, 모두 건강한 피부를 가진 젊은이들이 부럽다. 하지만 젊은이라고 모두 건강한 피부를 가진 것은 아니다. 건성피부에다 거칠기까지 한 살갗을 가진 사람은 촉촉하고 탄력 있는 얼굴을 보여주는 화장품 광고 모델을 보면 궁금해진다. 도대체 천성적으로 좋은 피부인가 아니면 그런 피부의 기능을 닮은 화장품을 써서 인가? 피부가 가지고 있는..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28) 개미가 발견한 당뇨, 도마뱀이 고친다 개미가 발견한 당뇨, 도마뱀이 고친다. 개미가 소변에 모이는 병 집안의 그 어른은 아주 여위었었다. 너무 여위어서 바람이 좀 세게 불면 날아가지나 않을까 하는 의문이 어린 나에게도 들 정도였다. 당뇨였다. 당뇨로 인하여 그 어른은 먹은 것이 살로 가지 않는 것이다. 실컷 먹고 살도 찌지 않으니 좋겠다 라는 농담을 주위에서 건네지만 하루라도 몸 컨디션이 좋을 날이 없었다. 몸은 이미 지쳐서 다시 일어설 기력도 없이 망가져 있었다. 길을 가는 성인 10명중에 1.5명이 당뇨병이다. 4번째로 흔한 질병이지만 흔한 것에 반하여 뇨는 참으로 무서운 병이다. 오죽하면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큰 증상 없이 시작되지만 조금 씩 조금 씩 몸의 모든 장기를 못 쓰게 만드는 병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별명만..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27) 나무에서 열리는 플라스틱; 흰개미의 지구살리기 미국에서 집을 사는 경우 꼭 살펴봐야 하는 것이 있다. 바퀴벌레와 흰 개미이다. 바퀴벌레야 징그럽다는 것, 병을 옮길 수도 있다는 것, 가끔 먹는 물통에 빠질 수 있다는 것 이외에는 집 자체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흰 개미는 다르다. 자칫 집 자체를 무너지게 할 수도 있다. 오죽하면 흰개미 처리 회사가 성업 중일까. 집 자체를 쓰러지게 만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이 목재를 먹어치우는 속도가 대단해서 목조건물이 많은 미국의 집들 기둥을 흔들거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같은 조상이라고 알려진 바퀴와 흰 개미. 가장 오랫동안 살아남은 곤충인 바퀴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이 지구에서 살아 남을수 있는 가를 가르쳐준다. 그럼 흰 개미는 무엇을 한 수 가르쳐줄까? 목재를 갉아먹는 능력이다. 이 능력으로 사람들..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26) 태양을 닮은 미래에너지-해양바이오 에너지 *뜨거운 샤워,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출근시간대의 지하철은 단단히 각오를 하고 가야 한다. 특히 서울 중심 방향 일때는 움직이기는 커녕, 문에 밀고 들어가기도 힘들다. 이런 것쯤은 대도시에 사는 시민으로서는 늘 있는 일이라 견딜만하다. 최소한 악취는 없기 때문이다. 같은 만원기차라 해도 30년 전과는 비교가 안 된다. 그 당시의 통근기차는 우선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더구나 여름이라도 되면 온갖 땀 냄새가 진동했다. 대부분이 남학생인 기차 안은 남학생 고유의 체취와 퀴퀴한 냄새, 오랫동안 쓰지 않던 방에서 나는 듯한 냄새 등이 코를 마비시킨다. 어쩌다 여학생들이 몰려와도 며칠은 감지 않은 머리냄새는 여학생이라는 환상을 깨기에 충분했다. 자주 못 씻은 덕이다. 한 달에 한번 목욕탕에 가게 되면 호강하던..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25) 태양을 닯은 선탠크림, 피부색을 바꾸다. 오래 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만난 유럽 여자의 걱정스런 얼굴이 기억에 남는다. 병원의 외국인 진료소 앞에서 안절부절 하는 그 여자는 피부에 나타난 검은 색의 반점으로 겁에 잔뜩 질려 있었다. 팔뚝의 안쪽에 엄지손가락 정도의 엷은 커피색 부분을 보여준다. 피부에 난 부스럼 정도를 가지고 웬 호들갑인가 했지만 그 여자는 죽음의 사자가 그녀 앞에 서 있는 듯, 공포에 질려 있었다. 어머니와 이모가 모두 그런 증상으로 죽었다는 것이다. 다름 아닌 흑색종, 즉 악성 피부암이었다. 듣는 나도 소름이 끼칠 정도이니 정작 본인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잘 치료되어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기를 바랄뿐이다. 그 유럽여자를 만난 이후로 난 혼란에 빠졌다. 유럽인들은 피부가 약한 편이다. 즉 태양에 쉽게 상처를 받아서 피부암등이..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24) 태아의 탄생을 모방한 기술, 줄기세포 치료기술 24. 태아의 탄생을 모방한 기술, 줄기세포 치료기술 얼마 전 제주에서의 말 타기는 짜릿함을 넘어선 공포였다. 원래 겁이 많은 동물인 말과 내가 만난 게 문제였다. 바람소리에 놀란 말이 솟구쳤지만, 가까스로 낙마의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말에서 떨어져서 심하게 다치면 평생 병상에서 살아갈 수도 있다. 1995년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인 크리스토퍼 리브도 경마대회에서 낙마를 해서 목뼈의 신경이 끊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전혀 움직이지도 못하다가 불굴의 의지로 휠체어에 앉게 되었고 그 후 장애인을 위한 사회활동으로 상을 받기도 했다. 10만명당 5명의비율로 척추를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다. 많은 경우, 신경의 절단으로 평생을 장애로 살아가야 한다. 이 신경을 연결해 줄 수는 없는가? 도마뱀은 급하면 꼬리를 잘..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23) 항암제 장착한 자살 특공대; 식중독균 모방한 암치료 기술 (23)항암제 탑재한 자살 특공대; 식중독균 모방한 암치료 기술 * 1800 년도 독일의 한 병실에서 이상한 현상이 관찰되었다. 암에 걸린 환자와 식중독균에 감염된 환자가 같은 병실에 입원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암환자의 암 크기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 발견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환자의 암 덩어리속에 옆 환자의 식중독균인 살모넬라 균이 다량으로 모여 있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물론 옆 환자의 식중독균이 암환자에게 전염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암 환자의 다른 부분보다 무려 1000배나 많게 암 덩어리에만 몰려있다는 것은 기이한 현상이었다(사진 참조). 암 덩어리가 급속히 줄었지만, 불행히도 암환자는 식중독균에 의하여 사망하고 말았다. 이런 특이한 현상에 눈을 돌린 과학자들이, 최근 암세..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22) 동물의 내비게이션기술, 암세포를 추적,치료한다 *동물들의 위치추적기술, 인간에게 길을 보여주다 20년전, 한 과학자가 현미경을 보다가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다.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먼지보다 작은 박테리아들이 줄을 서서 한 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관찰 한 것이다. 그것도, 보통의 박테리아가 이동하는 방식인 먹이의 냄새를 따라 이동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주위에 이 박테리아들에게 방향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하고 조사하던 중 자석을 발견했다. 자석의 남, 북을 바꾸자 이들은 다시 방향을 바꾸는 것이었다. 즉 동물에게도 자석을 느끼는 무엇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왜 비들기들이, 철새들이, 새끼거북이가 태평양의 한 배반에 해당하는 13,000km를 길을 잃지 않고 갈 수 있는 가를 설명하는 단서를 발견한 것이다. **자성박테리아, 방향을 잡다. 이들 과학자..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21) 하천을 모방한 하수처리장 21. 하천을 모방한 하수처리장 늦은 봄의 한강변은 사람들로 붐빈다. 중간 중간 피어있는 개나리들 사이로 낚시를 드리운 사람들도 보인다. 그 옆에 쓰인 이색적인 경고 팻말이 눈을 끈다. 떡밥을 사용하여 낚시를 하지 마세요. 한강 상류지역인 팔당 상수원부근에서는 아예 낚시금지이다. 떡밥이란 콩에서 기름을 눌러서 짠 후에 나오는 찌거기이고 어릴 때에는 그 고소한 맛 때문에 가끔씩 떼어먹기도 했다. 고기에게 맛있는 떡밥을 주는 일이 법에 걸리는 일인가? 먹이로 쓰다버린 떡밥이 강물을 오염시킨다고 한다. 떡밥은 사람도 먹었던 식량인데 왜 오염원인가? 예전에는 이런 걱정했다는 기록이 역사책에는 없다. 강물에 들어온 떡밥은 무슨 문제를 일으키는가? 만약 더 많은 사람들이 떡밥을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 하지만 강에 ..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20) 전복껍질 닮은 탱크소재 20. 완벽한 방호막, 전복껍질, 실험실에서 만들까? 충남 무창포 해수욕장은 넓은 모래사장으로 인기가 좋다. 게다가 바닷물이 열리는 시간이 맞으면 게나 조개를 줍는 행운도 만난다. 색깔이 고운 조개껍질은 여행의 기념품으로 가질만큼 색이 영롱하다. 색도 곱지만 단단한 정도가 돌로 내리쳐도 잘 깨지지 않는다. 전복은 조개류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단단한 껍질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잘 다듬어진 전복껍질은 자개장으로 만들어져 고급 가구로 탈바꿈한다. 바다에 있는 생물들은 말랑말랑한 알에서 시작하여 어떻게 그리 단단한 껍질을 만들 수 있는 것일까? 전복구조를 모방해서 탱크도 만든다고 하는데 인공적으로 그런 구조를 만들 수는 없을까? * 전복 껍질, 잘 만들어진 방호벽 세상에는 껍질이 단단한 동물들이 많이 있다. 그..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19) 흰개미집 모방한 에어콘 없는 건물 * 개미집을 모방한 시원한 건물 얼마전 한 여름에 갑자기 정전이 되어서 서울 시내가 대혼란에 빠졌었다. 무엇보다 에어콘이 돌아가지 않아서 꽉 막힌 건물이 순식간에 찜통으로 변했다. 에어콘을 켜는데 드는 비용이 도시전체 사용전력의 30%를 넘고 있기 때문에 에어콘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매년 계속되고 있다. 에어콘 없이 건물을 지을 수는 없을까? 여름에도 에어콘 없이 지내려면 얼음골이 있다는 밀양으로 가야하나? 아니면 선조들이 지어놓은 널찍한 대청이 있는 시골의 한옥을 찾아가야 하나? 현재 전체 인구의 50%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집중될것으로 보면 대도시에서도 에어콘없이 자낼수 있는 건물의 건축기술이 필요하다. 놀랍게도 아프리카의 짐바우에에 있는 이스트 게이트 센터는 에어콘을 쓰지 않는 건축..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18) 달팽이관을 모방한 전자귀 (18)귀를 모방한 인공청각 장치 오늘도 집안의 강아지는 여지없이 짖어댄다. 5층 아파트의 맨 끝집이라 1층 까지는 한참 떨어져 있지만 집안 식구의 발자욱 소리를 들은 모양이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식구가 들어온다. 같이 있던 사람은 도저히 못 듣는 소리를 그 강아지는 참 잘도 듣는다. 개는 동물 중 에서 특히 청력이 뛰어나다. 개의 청력은 35,000Hz(헤르츠)로 보통 사람의 25,000Hz 보다 발달되어 있다. 소리를 판별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사람의 8배나 되는 먼 곳에서도 소리를 판별해 낼 수 있다. 미세한 소리에도 일어나 짖어대므로, 그 능력이 경비견으로서의 역할을 해내는데 큰 몫을 한다. 개를 잠재우지 않고 담을 몰래 넘어가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도대체 소리는 어떻게 들리는 것인..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17) 식물을 닮아라-인공광합성 이야기 17; 식물의 광합성을 모방한다-인공광합성에 의한 에너지 생산 얼마 전에 남미 상공에서 바라본 아마존 밀림은 그 크기가 대단했다. 한반도의 35배나 되고 지구 산소의 20%를 만들어내니 과연 지구의 허파라 할만하다. 비행기로 한 시간이 넘게 나는 동안 온통 녹색으로 칠해진 그림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도 시원해졌다. 하지만 중간 중간 머리가 깎인 듯, 산림이 없어진 것이 보였다. 밀림 한 가운데는 건물들이 들어서기도 하고 이 곳을 연결하는 도로가 줄을 그은 듯 열대우림을 가로지르더니 커다란 마을과 그리고 큰 도시와 연결되었다. 매일 축구장 100개의 면적이 농장, 도로 건설등으로 사라진다. 이 속도라면 50년 후에는 아마존 지역의 밀림도, 지구 전체의 30%에 해당하는 동식물도 거의 사라 질것이 분명하다...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16) 원하는대로 바꾸어주마-진화모방한 효소성질바꾸기 *16-진화모방한 효소성질바꾸기 기술 요즘 한 겨울 냇가에서 세탁을 하는 풍경은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없다. 아니, 냇가에서 세탁을 하다가는 환경관리법 위반으로 벌금을 물수도 있다. 대신 세탁기가 모든 일을 한다. 아무리 추운 겨울도 뜨뜻한 물을 틀어서 세탁기에 돌리면 30분이면 심지어는 말려서도 나온다. 하지만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것은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따라서 요즘은 찬물용 세제가 인기이다. 이 세제 표면에는 “효소세제”라고 써 있다. 세제에 무언가 반응을 일으키는 일꾼, 즉 효소가 들어갔다는 이야기이다. 찬물용 세제에는 찬물에서도 잘 작용하는 효소가 있어서 손이 시린 찬물에서도 세탁을 잘하게 한다. 그런데 보통의 효소는 37도씨에서 최고의 효율을 내는데 이 효소는 어떻게 낮은 온도에서 작용하게..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15) 암세포만을 추적, 파괴하라-인간면역모방 항체치료제 1. 자는 듯이 죽을 수 있다면 오래된 친구는 청국장이다. 잘 만들어진 청국장은 냄새도 없고 짠맛도 없다. 비빔밥에 얹어먹을 수도 있고 보글보글 두부찌개가 될 수도 있다. 별 말을 안 해도, 잘 지냈냐는 한 마디 없이 얼굴한번 보고 그냥 막걸리 잔을 넘겨도 된다. 예의상 그 동안의 일들을 물어야 하고 좋은 일을 기억해서 축하해 주어야 하는 체면이 필요한 사람들이 아닌 것이 편하다. 진하지 않고 덤덤한 청국장이 오래된 친구인 이유이기도 하다. 오랜 친구를 간만에 만나 막걸리 한잔을 한다. 하지만 그 평화도 잠시, 점심이 막 지난 시간에 전화를 받더니 급히 일어선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우리가 동시에 놀란 것은 조금 전까지 친구 장인어른이 얼마가 건강하게 돌아다니는지 부러워했다는 것이다. 친구 ..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14) 수술 후 꿰매는 대신 풀처럼 붙인다, 홍합 접착제 1)포장마차와 홍합 포장마차는 낭만의 집합체이다. 이곳이 친숙하고 자꾸만 끌린다면 낭만을 즐길 준비가 된 사람 축에 들고 왠지 말이 통할 것 같다. 살고 있는 곳이 아파트가 몰려있고 게다가 그곳이 서울시내 한 가운데라면 이런 낭만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리 실망 할 것은 없다. 내가 그러하듯 다른 사람들도 낭만에 대한 꿈은 늘 한쪽 옆구리에 차고 다닌다. 그리고 장소만 된다면 언제든지 펼칠 준비가 되어있다. 동네 아파트를 둘러싸고 있는 도로는 조그만 동네야산과 접해있다. 야산이래야 오 분이면 오르는 곳이지만 밤이 되면 그곳은 검은 숲으로 변한다. 도로 신호등을 건너면 포장마차가 있다. 사람왕래가 덜한 곳이라 곧 포장마차 문을 닫을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장사가 제법 되는 듯 그 곳을 지키고 있었다.. 2013. 3. 15.
생활 속 바이오(13) 꽃향기를 대신 맡아주마, 동물 후각세포 모방한 전자코 1)스위스 취리히 공항의 폭발물 소동 스위스를 다녀 올 때는 늘 기분이 상쾌하다. 주변이 녹색의 산이거나 푸른색의 호수여서 마치 깊은 산속에 하이킹을 다녀온 기분이다. 출장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는 무사히 일을 마쳤다는 안도감, 그리고 긴장대신 주-욱 발을 뻗고 누울 수 있는 집으로 간다는 사실에 발걸음마저 가볍다. 게다가 외국 출장 후에 조그만 선물이라도 사야하는 가벼운 부담이 늘 있는데 이번에는 원하는 것들을, 주로 소소한 먹을 것들이지만, 쉽게 구입할 수 있어서 뿌듯한 마음마저 든다. 이 여유로움은, 하지만, 채 십 분을 넘기지 못했다. 여행 가방을 수하물로 부치고 이 상점, 저 가게를 구경삼아 여유를 즐기다 탑승게이트에 도달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간 듯 한산하다. 출입구의 기계에 집어.. 2013. 3. 14.
생활 속 바이오(12) 건강 지휘자, 장내 미생물; 최상의 예방, 생균제(probiotic) 1)자연산 회 제주의 바닷가는 그 장소에 있다는 것만으로 즐거운 곳이다. 게다가 막역한 친구들과의 횟집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시원한 바다가 보인다는 점, 그리고 웬 지 싱싱할 것 같은 횟감으로 술자리 분위기가 들뜨기 시작한다. 게다가 석양을 볼 수 있다는 감상까지 겹쳐서 주문을 하기도 전에 모두들 취한 기분이다. 하지만 주인장이 가져온 메뉴를 보기 시작하면서 이런 분위기는 조금씩 가라앉더니 급기야는 다른 장소로 옮기자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자연산 논쟁이었다. 자연산 회는 일반 양식 회에 비해서 값이 비싸서 대부분 부르는 게 값이다. 또한 자연산의 범위가 모호해서 종종 주인과 시비가 붙는다. 당연히 바다에서 직접 잡은 것을 이야기해야 하나, 양식장에서 어느 정도 기르다가 바다 .. 2013.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