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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재미있는 바이오이야기/(4)바이오에피소드

모유수유로 몸짱 엄마가 되자!

by 바이오스토리 2013. 3. 8.


우주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난제는 여성이다?

 

아이작 뉴턴에 이어 캠브리지 대학 물리학 석좌교수 호킹 교수에게 한 과학잡지 기자가 물었다. “호킹 박사님! 우주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난제는 무엇인가요?” 과연 뭐라고 대답했을까? 그는 여성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선 여성, 그들은 완벽한 수수께끼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우주물리학자인 그도 여성의 마음을 알기에는 역부족인가 보다.

나 역시 호킹 박사의 답변에 공감한다. 필자는 지금 이 순간, 어쩌면 여성은 영원한 수수께끼와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임신과 출산이라는 경이로운 순간에서 여성의 존재는 더더욱 그러하다. 하여 제 4차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이른바 바이오산업에서는 거의 모든 연구가 여성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모유수유.. 할까? 말까?

 

여성이라면 한번쯤 결혼과 출산을 꿈꾼다.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면 그 두 가지가 현실로 나타나기도 한다. , 여기에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한 뒤 두 달 전에 이란성 쌍둥이를 출산한 주부 김모유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시라. 그녀가 현재 부딪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가장 현명한 건지 미래의 아빠 엄마가 될 독자께서도 머리를 맞대어 생각해보시라.

서울 상계동에 사는 주부 김모유 씨는 모유를 먹이면 아기의 두뇌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말에 부지런히 모유수유를 하고 있다. 그런데 점점 거울 앞에 서는 게 두렵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이 차마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뚱뚱하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 빼어난 미모로 학교 모델로도 활동했던 김모유 씨는 자신의 과거가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김모유 씨는 쌍둥이 출산 직후 무려 20kg나 몸무게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유수유는 김모유 씨를 신체적·정신적으로 힘들게 했고 이로 인해 김모유 씨는 점점 위축되었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김모유 씨.. 그러던 어느 날 값비싼 산후조리원에서 3주 프로그램도 받아봤지만 살이 빠지기는커녕 체중은 계속 불어만 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모유슈유를 하던 김모유 씨는 예전 몸매를 되찾을 수 없을 거라는 자괴감에 눈물을 뚝뚝 흘리며 친정 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만다. 한달음에 달려온 친정 엄마는 그날 저녁 분유와 모유를 반반 섞은 이유식을 만들어 쌍둥이에게 먹이기로 한다. 모유수유로 아이들을 키운 친정 엄마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모유수유가 힘들다는 걸. 한편 김모유 씨는 울적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집 앞 공원에서 산책을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예지엄마를 만난다.

 

·예지엄마: 어머 모유 씨~ 쌍둥이 출산했다며? 정말 축하해!

·김모유: .. ~ 감사합니다~

·예지엄마: 아니, 근데 살이 왜 이렇게 많이 쪘어? 쌍둥이나 그런가?

·김모유: ? , .. .. 알아서 빠지겠죠.

·예지엄마: 알아서 빠지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혹시 새댁 모유수유 해?

·김모유: 어머, 어떻게 아셨어요?

·예지엄마: 세상에! 세상에! 그럴 줄 알았어. 어쩐지 몸매가..

·김모유: (울상)제 몸매가 왜요?

·예지엄마: 모유수유 절대 하지 마! 몸매 다 망가져!

·김모유: 네에? 정말요? 친정 엄마도 모유수유 하셨는데..

·예지엄마: 에흐~ 어른들이야 다 뭣 모르고 하시는 거지. 에이그~ 쯧쯧쯧.

·김모유: 어머.. 어떡해.

·예지엄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오늘부터 당장 모유수유 중단해~!

·김모유: ... ~ 이를 어쩐담~ ~

 

울적한 기분을 달래러 나왔다가 예지엄마로부터 청천벽력과도 같은 얘기를 들은 쌍둥이 엄마 김모유 씨. 그녀는 과연 모유수유를 중단할 것인가, 계속할 것인가. 그 전에 예지엄마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해야 하는 게 급선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유수유를 하면 몸매가 망가진다는 주장은 100% 사실이라고 말할 순 없다. 그렇다고 해서 모유수유를 하는 산모의 몸매는 100% 망가지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이 애매함을 정리하기 위해 애정남이라도 불러야 할까? 절대 그럴 필요 없다. ~ 서두르지 마시라. 지금부터 차근차근, 명쾌하게 설명해드릴 터니!

 

 

모유, 착한 백혈구를 품다?

 

출산 직후 산모의 유선(乳腺)에서 분비되는 유즙을 모유라고 한다.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면 엄마와 아기 간의 유대감이 강해진다. 뿐만 아니라 아기의 소화능력이 향상되고 나아가 신진대사에 유리한 신체구조를 갖게 된다. 따라서 규칙적인 모유수유를 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대체로 병에 대한 저항력이 뛰어나며 영양상태 또한 좋을 수밖에 없다(100% 그렇다는 건 아님).

보통 모유를 분비시기에 따라 3가지로 나눈다. 임신 후반기 또는 출산 후 며칠 동안 잠깐 나오는 것을 초유라 한다. 초유는 1티스푼 정도 밖에 안 되지만 걸쭉하고 영양가 풍부하다. 연한 노란색을 띠는 게 특징이며, 나중에 나오는 모유보다 단백질, 칼슘, 항체가 풍부하고 비타민 A, B, E와 무기질이 더 많이 들어 있다. 초유를 먹이면, 아기의 태변능력이 높아지고 유해한 박테리아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초유가 나온 지 대략 3~5일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모유가 나오는데, 이때 산모의 가슴에서 생성된 초유는 희석되어 이행단계의 모유가 된다. 하여 이것을 이행유라고 부른다. 이 시기의 모유는 초유보다는 덜 걸쭉하고 항체와 단백질의 함유량도 약간 낮아진다. 출산 후 약 2주일이 지나면 수분의 양이 많아지는 성숙유가 생성된다. 이 시기의 모유는 유백색을 띠고 초유보다는 지방과 젖당이 많이 포함돼 있다. 이 외에도 단백질, 유당, 비타민, 무기질이 잘 혼합되어 있다. 이때 초반에 나오는 성숙유는 수분의 양이 풍부해 아이의 목마름을 채워주고, 후반에 나오는 성숙유는 아이의 배고픔을 채워준다.

모유는 마치 혈액과 비슷하다. 색깔부터 전혀 다른데 뭐가 비슷하냐고? 역시 날카로운 안목을 지닌 대단한 독자들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모유와 혈액은 성분만 비슷하다. 모유에는 붉은 색을 띠는 적혈구가 없고, 그 대신에 아이를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 백혈구가 들어 있다. 따라서 산모가 모유수유에 성공할 경우, 그 아이는 성장하면서 각종 질병으로부터 보호받고 보다 건강한 아이로 자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모유와 우유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가장 큰 차이점은 지방을 구성하는 지방산으로, 모유의 젖당이 우유의 1.5배나 많다. 뿐만 아니라 우유에는 비타민 C의 함유량이 매우 낮다. , 모유수유만으로는 비타민 D가 충족되지 않으므로 이를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유수유를 통해 처녀 시절 몸매를 되찾을 수 있을까?

 

할리우드 스타인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커플 못지않은 스타가 국내에도 탄생했다. 바로 배우 장동건·고소영 부부다. 톱스타 부부의 일상은 늘 관심대상이다. 특히 결혼에 뒤이어 고소영 씨의 출산 후 복귀 소식은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많은 사람들은 고소영 씨가 결혼 전 몸매로 TV브라운관에 등장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여배우로서 늘 아름다운 몸을 유지해야겠지만, 노산인지라 완벽한 몸매관리에는 실패했을 거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이게 웬 걸! 아이를 낳은 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군살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여배우 고소영의 몸매는 완벽했다. 하여 그녀는 자신의 몸매를 TV로 지켜본 수많은 산모들의 질투와 시기를 온 몸으로 받아내야만 했다.

신비주의에다가 깍쟁이 이미지로 유명한 고소영 씨는 출산 이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놀라운 발언을 했다. 출산 직후 아기에게 모유를 먹였다는 것. 아름다운 몸을 항상 유지해야 하는 여배우로서 쉽지 않은 선택이었기에 그 사실은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고소영 씨 외에도 유명인들의 모유수유 예찬론들은 가히 놀라울 정도다. 하여 산모들 사이에서 모유수유가 몸매를 망친다는 편견이 예전에 비해서는 사라졌다고 한다. 이와 함께 모유수유의 효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평소보다 산부인과 문의가 무려 10배가량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도 여전히 두 사람은 TV드라마와 영화뿐 아니라 CF모델로도 맹활약 중이다. 그렇다면 모유수유는 아기에게만 좋은 게 아니라 산모에게도 좋은 게 아닐까? (산증인이 바로 여배우 고소영 씨가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실제로 모유의 성분 중 비만과 관련 있는 물질이 무엇일까? 그리고 어떤 원리로 유아와 산모에게 영향을 미치며, 그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그 궁금증을 지금부터 풀어드리리라.

미국 신시내티 어린이병원 의학센터박사들은 모유와 관련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은 신체 지방을 처리하는 데 영향을 주는 고단위 단백질이 모유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그 단백질을 아디포넥틴(adiponectin)이라고 부른다. 이 단백질이 지방 세포에 지방 세포에 의해 분비되면 혈액 속에 있는 당분 및 지방 성분들을 처리하는 데 영향을 준다고 한다. 일종의 촉매제라고나 할까.

연구진들에 의하면, 이번 연구가 모유와 물질대사 간 관계를 과학적으로 증명한 첫 단계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모유가 비만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는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로 인해서 아이가 성장한 후 비만에도 영향을 줄 수도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실제로 이와 관련된 연구결과가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대학의 생명공학부 안야 리케 마드센 박사는 모유수유를 한 아이는 인슐린과 유사한 성장호르몬(IGF-1)과 인슐린 혈중수치가 낮아져 성장속도가 적정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조제분유를 먹은 아이는 몸속 지방세포가 늘어나 성장기 내내 체중증가가 촉진될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모유수유를 한 아이에게는 호흡기 감염, 습진, 천식, 알레르기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말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한편, 2012년 영국의 한 산부인과에서 영국의 산모들이 일제히 모유수유를 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바로 모유로 아기를 키운 엄마가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비만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는 루머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건 곧 사실로 드러났다. 실제로 이와 관련된 연구결과가 2012년 여름에 밝혀졌다. 영국 내 옥스퍼드대학교 연구팀이 6개월 간 모유수유를 한 여성의 체질량지수(BMI)를 조사한 결과 그렇지 않은 엄마보다 약 1% 더 낮게 나타났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1%.. 조금 초라한 수치로 느껴진다. 하지만 걱정마시라. 이에 대해 연구팀 데임 발레리 베럴 교수는 체질량지수 1% 수치는 의학적인 측면에서 비만 관련 질병(:당뇨병, 심장질환)을 상당수 줄일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으니!

그렇다면 왜 아이에게 모유를 준 엄마의 체질량지수가 낮아진 걸까. 그 이유는 신진대사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이때 신진대사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작용을 말한다. 이 화학적 전달과정은 칼로리 소모속도와 체중을 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신진대사가 저하되면 자연스럽게 지방 분해 능력도 떨어지게 된다. 그 결과 운동 후 노폐물 배출이 잘 되지 않고 몸속에 쌓여 결국은 살이 쉽게 빠지지 않게 된다. 신진대사가 활발하다는 것은, 똑같은 양의 음식을 먹고 살이 덜 찌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렇다면 여배우 고소영 씨가 출산 후에도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모유수유로 인한 활발한 신진대사 작용의 효과 때문일지도 모른다(거의 확실시!).

어찌됐든 우리는 모유가 아기와 산모 모두에게 이롭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시 말해서 모유가 주는 유익은 실로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 게 바로 일석이조(一石二鳥)가 아닐까 싶다. 이제는 김모유 씨의 선택만이 남아 있다. 그녀는 모유수유를 하여 출산 후 30년이 지나도 비만이 억제되는 기쁨을 맛볼 것인가, 아니면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잠시 모유수유를 중단할 것인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모유수유는 강요가 아닌 선택이다!

 

아시다시피 유아에게 가장 좋은 영양분은 엄마의 모유다(국내 많은 이유식 회사 관계자들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하지만 많은 여성들은 출산 직후 본의 아니게 모유수유를 꺼리게 된다.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남편들은 아내가 가슴이 쳐질까 봐 모유수유를 하지 않고, 이를 가리켜 모성애가 부족하다고 타박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모유수유는 생각처럼 쉽지 않다. 남편들이 모유수유를 거부하는 아내에게 모성애 부족을 운운하는 건 정말인지 단순무지한 데서 나오는 것이다. 물론 성별이 남자인 필자가 출산을 경험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출산을 경험한 수많은 여성들의 전언을 익히 들었기 때문이다.

많은 여성들은 모유수유를 출산이상의 고통이라고 말한다. 출산은 그나마 24시간 안에 끝나고, 위급 시에는 제왕절개로 마무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유수유는 적어도 100일 이상을 고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출산의 고통이 끝나고 찾아온 모유수유는 개인차가 있지만 대다수 산모들은 유선이 터지기 전까지 고통을 감내하며 가슴을 쥐어짜야 한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1~2년 정도 모유수유를 산모에게 권한다. 대다수 남성들은 산모 가슴에서 모유가 알아서 척척 나오는 줄로만 알고 있다. 따라서 모유수유가 유아에게 좋다는 이유로 무조건 산모에게 권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모유수유는 강요가 아닌 한 개인의 선택이다. 모성을 내세워 강요해서는 안 되며 이것은 자식을 낳은 어미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다만 모유수유를 할 경우 몸매가 망가지는 걱정일랑 붙들어 매시라. 앞서 말했다시피 모유수유는 아이에게 좋을 뿐만 아니라 산모의 비만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게 과학적으로 증명되었으니!

지금까지 모유와 비만 간의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누군가에겐 이것이 모유를 아기에게 먹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선택은 전적으로 산모 자신이 하는 것이다. 부디.. 무턱대고 산모에게 모유수유를 강요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모유수유에 대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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