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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바이오화장품이야기/(1)뷰티누리연재 컬럼

[뷰티누리]얼굴에 책임을 져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9. 3.

 

[컬럼] 얼굴에 책임을 져라

김은기의 바이오 토크토크(27)

김동인의 단편소설 ‘발가락이 닮았다’는 인간의 욕망과 갈등을 생생히 그렸다. 본인의 생식능력이 ‘거의’ 없다는 것을 잘 아는 노총각이 결혼했는데 아이가 생겼다. 아내의 불륜이 의심되지만 힘들게 한 결혼을 파기할 수 없고, 그렇다고 본인의 신체적 결함을 공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남자는 절실히 해답을 찾았고 드디어 묘안을 얻어 의사 친구를 만난다. 남자는 “아이의 가운데 발가락이 조금 긴 것이 자기를 닮았다”고 친구에게 이야기 한다. 그러자 그의 몸 상태를 이미 알고 있는 의사 친구가 말을 거든다. “발가락뿐만 아니라 얼굴도 닮은 데가 있네.” 자기 씨앗임을 확인하고픈 아버지의 안타까운 모습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소설이다.

현실에서도 아이는 아버지의 거울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닮은 ‘찐빵’이라고 이야기 해주면 대부분의 아버지는 입이 함박만 해진다. 아들이 ‘찐빵’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얼굴의 모습, 특히 상하 좌우의 비율, 미간의 길이, 광대뼈, 코의 돌출여부 등의 신체적 특징과 피부색이다. 이런 얼굴 모습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 유전자가 외모를 결정한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일란성 쌍둥이이다. 일란성 쌍둥이는 자라면서 환경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외모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피 한 방울내의 유전자로 이 사람이 어떤 얼굴인지 미리 예측이 되지 않을까?

미래의 얼굴도 알 수 있다

파리에서는 여러 종류의 사람을 만난다. 백인과 흑인은 확연히 피부색이 다르다. 현재의 조상인 호모 사피언스는 25만 년 전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 아시아로 이주를 한다. 유럽은 일 년 내내 태양을 보기가 쉽지 않다. 당연히 유럽인의 얼굴은 멜라닌 색소를 만들 필요가 없어져서 지금의 흰 색이 되었다. 이처럼 흑인과 백인의 차이는 피부색이지만 외모도 다르다. 광대뼈가 많이 튀어 나오고 눈이 부리부리한 아프리카 흑인은 백인과 외모가 다르다. 이것 또한 진화의 흔적이고 환경에 따라 변했을 것이다. 인간은 사는 곳에 따라 종족이 다르고 외모도 다르다. 따라서 어떤 사람의 유전자를 조사하면 이 사람이 어디에 사는 사람인가도 알 수 있고 외모도 예상이 될 수 있다.

최근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3D 촬영을 통해 얼굴모습을 데이터로 만들기 시작했다. 사람의 얼굴 모습이 피부색과 함께 데이터로 저장된다. 여기에 유전자 정보를 매치시키면 어떤 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외모를 컴퓨터로 그릴 수 있게 된다. 즉 목격자가 없어도 피 한 방울이면 범인의 몽타주를 그릴 수 있게 된다. 물론 지금도 피 한 방울이면 유전자 검사를 통해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 있지만 이것은 유전자 정보가 공개된 범법자나 가능하지 일반인은 알 수가 없다. 얼굴 3D데이터와 유전자 정보는 또한 인류 조상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정확하게 그릴 수 있게 만든다. 미래의 아이 모습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미인의 얼굴은 개성에서 나온다

요즘 양악수술이 인기이다. 선천적으로 얼굴이 기형인 경우만 시행하던 이 수술이 이제는 미용의 한 수단으로 바뀌었다. 튀어나온 광대뼈와 주걱턱이 맘에 안 드는 사람들, 특히 젊은 여성들은 2,000만원에 가까운 수술비용과 부작용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감행한다. 하지만 단순히 미를 위해서만 뼈를 깎아야 하나? 미인의 기준은 무엇인가? 미인은 얼굴의 상하좌우 비율에서 나오지 않고 개성에서 나온다. 같은 모습의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런 얼굴의 누구를 봐도 기억에 남지 않는다. 기억에 남지 않는 얼굴은 더 이상 얼굴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닐까? 유명한 배우는 잘 생겨서라기보다는 강한 인상을 남겨서이다. 링컨은 나이 40이면 얼굴에 책임을 지라고 했다. 수술에 의해서 얼굴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깊은 맛을 알아야 비로소 ‘제대로 된’ 얼굴이 되는 것이 아닐까?


◆ 김은기
서울대 화공과 졸업, 미 조지아공대 박사학위 취득
현 인하대 공대 생명공학전공 교수
한국생물공학회장 역임
피부신소재 국가지정 연구실 운영 경력, 화장품학회 이사
한국과학창의재단 인하대바이오융합연구소 사업단장
www.biocnc.com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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