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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바이오화장품이야기/(1)뷰티누리연재 컬럼

[뷰티누리]‘기대와 우려’ 그렇지만 결국 가야할 길… 줄기세포 화장품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3. 8.
‘기대와 우려’ 그렇지만 결국 가야할 길… 줄기세포 화장품


[컬럼] 김은기의 바이오 토크토크(24)
줄기세포 화장품이 세간의 화제이다. 그런데 일반화장품처럼 줄기세포, 정확하게는 줄기세포 배양액 첨가 화장품을 별 걱정 없이 써도 되나? 화장품은 피부에 바른다. 피부에 바르는 것은 또 있다. 바로 동물들의 침이다. 개는 상처를 입으면 쭈그리고 앉아서 상처부위를 계속 핥는다. 신기하게도 며칠 지나면 그 상처가 아물어 있다. 입안의 상처는 다른 곳에 비해 쉽게 아무는 이유는 침이다.

침은 무슨 요술을 부리는가. 먼저 침 속의 항균물질이 침투한 병원균을 녹인다. 다음순서로 EGF, 즉 표피 재생인자라는 SOS 구조요청 물질이 상처주위의 세포들에게 급한 문자를 보내면 지원군이 쏜살같이 달려온다. 문자통신, 이것이 피부상처 복구의 핵심이다. 피부 내에서 세포끼리 대화를 하는 물질, 소위 ‘싸이토카인’ 이라 부르는 EGF 같은 놈들이 피부 세계의 모든 통신을 지배한다.

요즘 세상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은 스마트폰이다. 카톡, 문자, 트위터, 페이스북 모두가 사람들 사이의 대화를 대신한다. 화를 내고 출근한 남편이 아내에게 슬그머니 보내는 사과 문자, 군대 가는 친구에게 위로의 말 대신에 ‘잘 다녀와 짜사’라고 눙치는 문자 메시지가 친구에게 애틋한 마음을 전한다. 우리 몸도 세포사이의 이런 통신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어떤 세포가 감기 같은 바이러스 공격을 당하면 옆집 세포들에게 비상 신호 물질을 내뿜는다. 인터페론도 이런 비상사태 전달물질의 하나이다. 이 신호를 받은 주위 세포는 부지런히 문단속을 하고 집안의 모든 방어물질을 동원한다. 줄기세포가 다른 세포로 변하게 하는 물질도 이런 신호문자이다. 따라서 줄기세포를 이용해서 신체의 고장 난 장기를 치료하려면 이런 신호체계를 완벽히 알아야 한다. 교통사고로 끊어진 척추신경을 연결할 목적으로 주사한 줄기세포가 신경세포가 아닌 뇌세포로 바뀌면 곤란하다.

줄기세포는 어떤 세포로든 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런 줄기세포의 원조는 수정란이다. 수정란이 두 개, 네 개로 분열하면서 10달 동안 뇌세포, 심장세포, 피부세포로 바뀌어 뇌, 심장, 피부가 된다. 어떻게 같은 세포가 각각 다른 세포로 변할까? 이 신비가 과학자들이 밝히려고 하는 줄기세포 연구의 ‘블랙박스’이고 가장 알고 싶어 하는 ‘특급 비밀’이다. 이 블랙박스를 잘못 건드려서 낭패한 경우도 있다.

2012 미국 유명잡지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카(Scientific America)는 눈꺼풀을 팽팽하게 하려고 지방줄기세포를 눈꺼풀에 이식했다가 그곳에 뼈가 생긴 사건을 보도했다. 피부를 볼륨 있게 하려고 주입해 왔던 필러(CH Calcium Hydroxyapatite)와 함께 주사한 줄기세포가 의도와는 전혀 달리 뼈를 형성한, 아주 보기 드문 사건이다. 피부 필러의 한 종류인 CH는 뼈의 주성분이다. 이 CH에 콜라겐 생성세포가 달라붙어 콜라겐이 생기면 자연스레 주름이 없어진다. 주입한 CH는 녹아서 없어지는, 수십 년 동안 사용했던 안전한 필러이다. 이 환자의 경우 왜 그곳에 뼈가 생겼는지, 줄기세포가 무슨 역할을 했는지 분명치 않다. 사실 줄기세포는 커서 무엇이 될지 모르는 어린 아이와 같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잘 보살펴야 한다는 의미이다.
화장품에 사용하려는 줄기세포 배양액에는 많은 종류의 신호물질이 들어있다. 이 많은 신호물질이 피부에 있는 세포들, 특히 모발중간에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진 피부줄기세포에게 무슨 신호를 보내는지 정확하게 파악해야한다. 그래서 줄기세포 배양액이 피부세포들을 툭툭 일깨워서 청춘 같은 피부상태로 유지하는지를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한다. ‘나 데리러 와, 엄마’ 라는 문자를 ‘나 데리러 와, 인마’로 잘못 쓴 딸은 엄마에게 꿀밤 한 대를 맞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피부에서 엉뚱한 신호를 받은 줄기세포를 간단히 빼 낼 수는 없다. 그동안 화장품의 모든 연구는 피곤에 지친 피부세포를 활기차게 만드는 방향이었다. 이제 줄기세포가 피부건강의 키이다. 이놈들 사이의 문자를 완벽하게 해석하는 일이 줄기세포 화장품의 첫 단추이자 미래의 줄기세포 화장품이 갈 길이다.

 

◆ 김은기
서울대 화공과 졸업, 미 조지아공대 박사학위 취득
현 인하대 공대 생명공학전공 교수
한국생물공학회장 역임
피부신소재 국가지정 연구실 운영 경력, 화장품학회 이사
한국과학창의재단 STS바이오 문화 사업단장
www.biocnc.com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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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련 (chic@beautynu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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