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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바이오화장품이야기/(1)뷰티누리연재 컬럼

[뷰티누리]이끼, 피부를 살리다

by 바이오스토리 2014. 3. 21.

[컬럼] 이끼, 피부를 살리다
김은기의 바이오 토크토크 (25)

나는 몇 살까지 살 수 있는 운명일까? 100세? 하지만 이 나이는 나의 희망일 뿐 내 수명은 세 자매의 손에 달려있다. 그리스 신화에는 세 자매가 인간의 수명을 결정한다. 즉 인간수명의 ‘실’을 뽑아내고, 살만큼의 실의 ‘길이’를 정하고, 그리고 수명이 다하면 가위로 실을 자른다고 한다. 인간수명의 실을 뽑아내는 첫째 자매의 이름은 클로토(Klotho)이다. ‘실을 뽑아낸다’는 의미로 의복(clothes)의 어원이기도한 이 신(神)은 과학자들도 잘 아는 이름이 되었다. 왜냐면 사람의 수명을 결정하는 중요 수명 유전자 중의 하나를 ‘클로토 유전자’라고 명명했기 때문이다. 1994년 찾아낸 이 장수 유전자에 인간수명을 결정하는 자매의 이름을 붙인 일본 연구진의 센스가 돋보인다.

최근 한 회사 (mibelle biochemistry)가 이 장수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천연물을 찾아냈고 이것으로 만든 노화방지 화장품이 피부세포를 젊게 만든다고 발표했다. 천연물은 바로 북극지방의 동토에서 자라는 이끼성분이다. 영하의 기온에서도 버티는 북극 이끼는 질긴 놈이다. 추운 지방에서 살아남으려면 우선 부동액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몸이 얼어 터지지 않으려면 자동차 라디에타의 부동액 같은 물질이 필요하다. 또한 이런 곳에서는 먹는 것도 시원찮고 따라서 몸 안에 들어오는 에너지도 적은 ‘극한 다이어트’ 상황이다. 이런 곳에서 수 만년 살아남은 놈들이니 당연히 ‘생존 노하우’가 있다. 이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극한다이어트 상황, 즉 먹을 것이 없고 날씨도 추운 상황이니 이끼는 온 몸으로 에너지 부족의 비상상황임을 알고 있다. 따라서 세포의 엔진을 최소한으로 돌리면서 살아남는 방법을 찾아낸다. IMF에서 살아남은 기업은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알고 있다.

세포도 마찬가지다. 극한다이어트의 상황에서 최고의 효율로 세포를 돌리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어느 경로를 차단해야 장수하는지 고민한다. 결론은 다이어트, 즉 식사를 적게 하는 것, 이것이 장수의 지름길이다. 실제로 식사량을 평소의 40-50% 줄인 쥐의 경우 수명이 20-30% 늘어난다. 굶어본 사람이 오래 산다는 역설적인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리 대단한 발견은 사실 아니다. 왜냐면, 거꾸로, 식사량을 40-50% ‘늘린’ 사람의 경우 우리는 그 결과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즉, 비만,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으로 ‘죽음의 사중주’를 듣게 된다. 극한 다이어트를 한 동물의 경우, 두 가지 일이 세포내에서 일어난다. 하나는 장수 유전자인 클로토 유전자를 작동시키고 다른 하나는 몸 안의 에너지 센서를 켜서 에너지 낭비가 없도록 한다. 이 두 가지가 장수의 첩경이다.

북극의 영하 기온에서도 자라는 이끼는 이런 장수 기술이 몸에 밴 놈이다. 이놈들은 노화를 일으키는 세포의 산화물질, 즉 활성산소를 금방 없애는 방법도 가지고 있고 세포내 손상도 신속하게 치료하는 기술이 있다. 이끼 생존의 노하우를 찾아낸 연구진의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실제로 이끼 화장품을 피부에 바르니 피부내의 콜라겐이 늘어나고 피부세포가 젊어진 것처럼 자란다는 연구결과이다. 물론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 이끼를 매번 북극에서 가져올 필요는 없다. 이끼는 빛만 있으면 스스로 햇볕을 먹고 자란다. 푸른 바다 속의 이끼인 미역이나 해초가 잘 자라 듯, 배양기에 빛과 영양분만 공급하면 쉽게 자란다. 클로렐라를 바다에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공장의 배양기에서 키우듯이 이 북극 이끼도 원하는 만큼 만들 수 있다. 이끼는 사람들에게 노화방지에 대해 한 수 가르친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즉 지나침은 부족한 것만 못하다. 음식은 우리 몸을 움직이는 중요한 연료이자 에너지이다. 하지만 피부세포를 포함한 우리 세포는 에너지가 ‘오버’하게 되면 금방 늙어버린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피부를 원한다면 음식을 절제하라. 클로토가 뽑아내는 실의 ‘수명 길이’를 늘리려면 과감히 ‘허리둘레’를 줄여라. 

◆ 김은기
서울대 화공과 졸업, 미 조지아공대 박사학위 취득
현 인하대 공대 생명공학전공 교수
한국생물공학회장 역임
피부신소재 국가지정 연구실 운영 경력, 화장품학회 이사
한국과학창의재단 STS바이오 문화 사업단장
www.biocnc.com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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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련 (chic@beautynu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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