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김교수의 바이오 스토리 하우스
  • 바이오 스토리 하우스
  • 바이오 스토리 하우스
7-바이오화장품이야기/(1)뷰티누리연재 컬럼

[뷰티누리]피부 상재균, 적인가 아군인가

by 바이오스토리 2014. 4. 13.

[컬럼] 피부 상재균, 적인가 아군인가
김은기의 바이오 토크토크 (26)

외출 후에는 손을 잘 씻어야 한다고 매번 이야기해도 한 귀로 흘려버리는 아이들 때문에 엄마들은 걱정이 많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직통인 방법이 있다. 비누로 씻을 때와 아닐 때를 달리해서 세균배양접시에 손도장을 찍게 하면 된다. 안 씻은 손을 찍은 배양접시에서 균들이 가득자라는 걸 보고 기겁을 한다. 반면 비누로 씻기만 해도 세균이 거의 없어지는 것을 보고는 두 말 않고 비누로 손을 씻기 시작한다. 아이들에게는 이놈들은 없어져야 할 적들이다. 하지만 피부에는 외부에서 묻어온 병원균도 있지만 늘 살고 있는 ‘피부 상재균’이 있다. 문제는 피부에 살고 있는 이놈들이 적인가 아군인가에 대해 정보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게 구분이 되어야 여기에 대한 대책이 선다. 최근의 연구 정보는 이놈들이 대단히 중요한 놈들이어서 잘 구슬려서 데리고 살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놈들의 정체가 궁금하다.

우리 피부에는 150종 이상의 수많은 미생물들이 살고 있다. 작다는 의미의 미(微)생물은 3000마리를 한 줄로 세워도 머리카락 굵기가 안 된다. 이것을 배양접시에서 키워서 어떤 놈들이 사는지 호구조사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균을 키우는 대신 DNA를 추출해도 훨씬 더 정확하게 안다. 이놈들은 마른 곳인가 축축한 곳인가에 따라 사는 놈들도 다르다. 이렇게 피부에 붙어사는 놈들보다 인체에 더 깊숙하게 들어와 있는 놈들이 있다. 바로 장내세균이다.

사람에게 오장육부의 장기가 있지만 최근 연구결과로는 1kg의 장기가 하나 더 있다고들 한다. 다름 아닌 인체에 살고 있는 미생물들이다. ‘하나의 장기’라고 할 만큼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장내세균의 경우, 사람마다 서로 다른 종류가 있다. 일종의 개인지문인 셈이다. 이들은 건강상태에 따라서 균의 종류가 변한다. 아니 거꾸로이다. 즉, 균의 종류에 따라서 건강이 변한다. 설사를 일으키는 균이 득세해서 장내 세균들을 휘어잡으면 그 사람은 화장실을 온종일 들락날락 해야 한다. 장내세균들은 우리 몸에 여러 가지 유익한 일을 한다. 우선 음식을 통해 들어온 외부병원균들이 득세를 못하게 다른 균들이 억누른다. 그리고 음식의 영양분들은 더 소화시켜서 공급한다. 무엇보다도 장내 세균들은 인체면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장에 붙어서 슬슬 잽을 날리면서 인체 면역세포들을 훈련시킨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잔매를 맞고 큰 아이들은 웬만한 공격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

반면 이런 경험이 없는 아이들은 꽃가루 같은 간단한 공격에도 기절초풍하듯이 놀래서 온 몸에 전투태세를 내린다. 알레르기이다. 아토피도 알레르기의 하나이다. 피부에 있는 균들도 슬슬 피부면역세포를 건드리면서 ‘이건 잽이야, 놀라지마’라고 훈련시킨다. 또한 어떤 놈은 젖산을 만들어서 피부박피를 촉진시켜서 피부세포를 계속 만들게도 하며 보습의 역할도 한다.

유아의 경우 피부는 백지상태의 캔버스이다. 출생 후 24시간 후에 유아의 피부 균을 조사해보면 엄마의 균이 대부분이다. 자연분만 유아는 엄마의 장내 균이 유아 피부균이 되고, 수술분만의 경우는 엄마 피부 균이 유아 것이 된다. 피부에 자리를 잡은 균들은 서로 경쟁과 협력을 한다. 같은 균이라도 적이 되었다 아군이 되었다 한다. 피지가 많이 분비되는 곳에서 포식을 많이 해서 피부에 염증이 발생하면 적이 되고, 젖산을 생산해서 보습도 하고 피부박리를 도와 피부가 잘 자라나도록 하면 아군이다.

항생제를 많이 먹은 사람은 장내세균의 종류나 수가 적어서 장이 건강하게 활동을 못한다. 피부도 마찬가지이다. 무조건 비누로, 손 소독제로 피부 상재균을 박멸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거기 있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피부에 살고 있는 놈들이 화장품 내에서 자라서 화장품을 망치지 않도록 하는 데 신경을 써왔다. 이제는 이놈들이 하는 일을 잘 알아서 건강한 피부를 만드는데 이놈들의 힘을 빌려야 한다. 이들은 셋방 사는 사람들과 같다. 잘 지내면 내 식구처럼 도움이 되지만, 틀어지면 불구대천의 원수가 된다. 주인하기 나름이다.


◆ 김은기
서울대 화공과 졸업, 미 조지아공대 박사학위 취득
현 인하대 공대 생명공학전공 교수
한국생물공학회장 역임
피부신소재 국가지정 연구실 운영 경력, 화장품학회 이사
한국과학창의재단 STS바이오 문화 사업단장
www.biocnc.com (블로그)
[이슈] 메리츠화재 2010년형 신보장 의료실비보험 100세상품 출시!
-->
김재련 (chic@beautynury.com)
뷰티지식정보보털 뷰티누리(www.beautynury.com) 저작권자 ⓒ 뷰티누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