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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바이오화장품이야기/(1)뷰티누리연재 컬럼

[뷰티누리]카멜레온 화장술

by 바이오스토리 2014. 1. 21.

카멜레온 화장술
[컬럼] 김은기의 바이오토크토크 (21)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 되자.’

마음에 드는 짝을 구하려는 남녀들의 수다에서 나오는 이야기이다. 부스스한 얼굴에 늘 같은 색, 비슷한 느낌의 옷에는 이성의 눈길이 머물지 않는다. 반면 옆 사람을 살짝 놀라게 하는 변신을 할 수 있는 톡톡 튀는 이성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뒤흔든다. 그렇다고 천방지축, 예측불허,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짝을 찾겠다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변화를 줄 수 있는, ‘나는 내가 바꿀 수 있다는 당당한 사람이 짝 순위 1위라는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조용한 사람이 불리한 것은 아니다.

 변화의 천재인 카멜레온은 원래 조용한 동물이다. 슬금슬금 걸어 다니는 이놈은 피부색이 노란색부터 검정색까지 시시각각 변한다. 살고 있는 주위 색에 따라 변하는 것처럼 보여서 색을 바꾸는 것이 살아남기 위한 변신과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주위의 나무 색을 보고 피부색이 변하는 것이 아니다. 대신 본인의 감정에 따라 변한다. , 열 받을 일이 생기면 붉으락푸르락 피부색이 검정에서 노란색으로 변한다. 자기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셈이다. 이 녀석은 또한 주위가 너무 더워도 색을 바꾼다. 햇볕에 따라 색을 미리 바꾸어서 열 받지 않도록 한다. 게다가 짝을 만날 때도 색을 바꾼다. 왜 바꿀까? 쿵쿵 가슴이 뛰어서일까, 아니면 깜짝깜짝 변해서 짝을 긴장하게 해주려는 것일까.

남자 개그맨이 말했다, 나의 이상형은 처음 본 여자라고. 이 조크에 수컷들은 늘 똑 같이 속물이다라며 여성들이 한마디씩 했다. 하지만 이 개그맨은 짝의 매력은 상대방을 가끔 긴장시키는 능력이라는 뜻으로 돌직구를 날린 것뿐이다. 긴장하지 않는 물고기는 어항에서 키운 금붕어뿐이다. 반면 투명한 계곡물의 톡톡 튀는 산천어는 늘 긴장한다. 살아 있다. 현명한 짝은 산천어처럼 톡톡 튄다. 현명한 여자는 남자를 들었다 놨다 한다. 이를 위해 새로 산 연녹색의 스카프도 좋지만, 얼굴의 붉은 터치 하나 만으로도 남자의 가슴이 흔들린다. 이건 연애단계의 짝만이 아니라 몇 십 년을 같이 산 오래 된 짝도 마찬가지이다. 늘 변화가 필요하다. 카멜레온의 자유분방함이 짝 사이에는 언제나 필요하다.

카멜레온처럼 피부색을 마음대로 변화시키는 화장품은 없을까? 경극배우처럼 정성스레 시간을 들여 분장을 할 수도 있지만 카멜레온은 뇌로 피부색을 바꾼다. , 뇌의 신호를 받은 카멜레온은 3개 피부 층에 분산되어 있는 노랑, 파랑, 검정 색소를 당겼다 늘렸다 하면서 색을 변화시킨다. 색소가 모이면 짙어지고 퍼지면 밝아진다. 인간의 피부에 있는 멜라닌 검정색소보다 다양한 색소를 가져서 별별 색을 다 만드는 셈이다. 또한 빠르게 바꾼다. 5~10초만이다.

이에 반해 사람이 화장으로 얼굴색을 바꾸는 데는 적어도 반시간, 아니 한 시간은 족히 넘는다. 게다가 그 단계가 복잡하다. 합판에 칠을 곱게 하려면 바탕칠을 하듯이 얼굴에도 바탕 화장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위에 다시 두터운 색소분말을 덮는다. 피부에 이중 삼중의 밀폐막이 생긴 셈이다. 더구나 밤에는 다시 그 칠을 클렌징 폼을 써서 없앤다. 피부가 이래저래 고생이다. 이 일을 반복 한다면 피부가 점점 더 예민해질 수 있다. 고대부터 내려왔던 이런 전통적인 페인팅방법 대신 카멜레온의 지혜를 빌릴 방법은 없을까?

몇 년 전 러시아에서 아이디어 제품이 나왔다. 피부위에 아주 얇은 투명 막을 씌워서 황사, 미세먼지로부터 보호하자는 것이었다. 일회용이고 다공성이면서 착 달라붙기도 해서 편하다고 했다. 문제는 여기에 색을 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뒤로 국내에서 별 이야기가 없는 걸보니 그 상품이 히트는 안 된 모양이다. 요즘 새로운 고분자 중에는 산성도나 온도의 변화가 있으면 고분자 성질이 바뀌는 것이 있다. 여기에 카멜레온처럼 여러 색소를 섞어서 상태에 따라 색이 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뇌의 신호를 받는 카멜레온처럼 마음먹은 대로 얼굴색을 바꾸는 것이다. 맘에 드는 짝 앞에서는 여성다움이 물씬 나는 색으로, 그리고 커피 심부름 자주 시키는 비호감형 상사에게는 칙칙한 색으로.



◆ 김은기
서울대 화공과 졸업, 미 조지아공대 박사학위 취득
현 인하대 공대 생명공학전공 교수
한국생물공학회장 역임
피부신소재 국가지정 연구실 운영 경력, 화장품학회 이사
한국과학창의재단 STS바이오 문화 사업단장
www.biocnc.com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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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련 (chic@beautynu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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