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누리]백설공주는 왜 사과를 먹었을까?

<컬럼> 김은기의 바이오 토크토크②

세계를 움직인 유명한 사과가 3개 있다. 첫 번째 사과는 원죄의 근원인 이브의 사과, 두 번째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과학자 뉴턴의 사과, 세 번째는 애플의 로고인 ‘한 입 베어먹은 사과’이다. 같은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하면 하나의 사과가 더 추가된다. 다름 아닌 백설 공주의 사과이다. 독이 든 사과를 과감하게 껍질 채 씹어버린 공주는 그 사과덕분에 잠이 들지만 왕자의 키스를 받고 깨어난다. 그런 의미에서 사과는 백설 같은 피부와 날씬한 허리를 가진 백설공주의 트레이드 마크 과일이다.

모든 이야기는 그냥 나오지 않는다. 사과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는 것이 아닐까?  혹시 사과는 흰 피부와 날씬한 S라인 허리와 관계가 있을까? 놀랍게도 있다. 최근 사과껍질의 성분 중에서 ‘우르솔산(Ursolic acid)’이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아이오와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우르솔산은 근육의 량을 늘리고 지방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특이할 것은 껍질에 주로 포함되어 있는 우르솔산이 ‘갈색지방’을 활성화 시킨다는 것이다. 갈색지방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알고 있는 흰색의 체지방과는 많이 다르다. 우리 몸에는 태어날 때 두 종류의 지방, 즉 에너지를 저장하는 흰색 지방과 에너지를 태우는 역할을 하는 갈색지방이 존재한다. 이 갈색지방은 나이듬에 따라 급격히 그 양이 줄어드는데 일부 성인에게는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 확인됐다.

지방은 그 물질자체로만 있는 것이 아니고 지방이 가득 찬 세포형태로 몸에 존재한다. 즉, 몸에 있는 지방은 세포덩어리라는 것이다. 갈색지방이 갈색인 까닭은 지방이 들어있는 지방 세포내에 에너지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가 많아서 갈색으로 보인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내에서 연료물질을 태워서 몸 안에 쓰이는 에너지를 만드는 화력발전소이다. 즉, 갈색지방세포는 일종의 몸에서 발전소가 몰려 있는 곳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활성화되면 에너지를 많이 태우고 그 덕분에 에너지 저장소인 흰색지방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결국 사과 껍질 속에 있는 우르솔산이 갈색지방을 깨우고 이것이 복부비만의 주요 원인인 흰색지방을 감소시켜 허리를 날씬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제야 백설공주가 마귀할멈이 건넨 사과를 껍질 채 그대로 씹은 이유를 알겠다. 날씬한 허리도 만들고 또 기절한 공주에게 왕자가 올 것 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기대하고 있지 않았을까?

사과껍질에 있는 성분 중에는 우르솔산 말고 쿼세틴(Quercetin)이라는 물질이 있다. 이 항산화제는 인체내에 발생한 활성산소란 해로운 물질을 제거하는 뛰어난 기능이 있다. 자외선이나 스트레스, 과로 등으로 몸 안에 발생한 활성산소는 몸의 세포를 파괴해 늙고 병들게 만든다. 피부의 주름도 활성산소에 의해서 진피내의 콜라겐, 엘라스틴 같은 물질이 분해되고 패이게 만든다. 따라서 건강한 피부에 항산화제는 가뭄에 내리는 소낙비 같은 구세주이다. 과일이 미인을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과껍질 속의 쿼세틴은 또한 두뇌의 기억력도 증진시킨다고 한다. 백설공주를 구하러 왕자가 올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만큼 총명한 이유가 혹시 사과 때문은 아닐까? 백설공주를 날씬한 허리 라인, 흰 피부뿐만 아니라 좋은 기억력도 가진 진정한 미인으로 만드는 것이 사과임은 분명하다. 이제 사과는 껍질 채 먹어야한다. 물론 껍질 속에 남아있을지도 모를 농약성분이 찜찜하다면 식초를 몇 방울 넣은 물에 1분 정도 담근 후에 물로 씻어서 먹으면 완벽하다.

다이어트란 단어는 그리스어(diaita)로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매일 아침 사과 한 알로 병원과 의사를 멀리할 수 있다는 영국속담이 있다.

이처럼 사과는 육체적 건강도 높여주지만 허리라인과 눈 같은 피부의 백설공주 처럼 ‘완벽미인’을 이룰 수 있다는 꿈을 가지게 하는 정신적 건강도 챙겨준다. 뉴턴의 사과가 만유인력을, 백설공주의 사과가 다이어트 비법을 가르쳐 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