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누리]S라인과 모유수유

<컬럼> 김은기의 바이오 토크토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재미있는 일이 많다. 화장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교통카드’와 같다는 대답이 걸작이었다. 그것이 없으면 밖을 못 나간다는 것이다. ‘생얼’로 나가기를 꺼려하는 여성의 심리를 너무 잘 알고 있는 그 남학생은 나중에 화장품 회사를 차리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그 화장품 회사에 투자를 해야 할까 보다.
유니섹스의 시대에 사는 남성들이, 이 남학생처럼 여성의 모든 것을 다 아는 것 같지만 경험도 할 수 없고, 그래서 도저히 알 수없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출산과 육아의 괴로움이다.

여성이 평생을 통해서 가장 힘든 경험은 출산경험이다. 하지만 한 번의 고통, 그마저 요즘은  제왕절개로 큰 고통 없이 넘어갈 수도 있다. 이에 반해 아이를 키우는 고통, 한밤중에도 칭얼대는 아이에게 젖을 물리거나 우유를 주는 일은 숨겨진 괴로움이다. 여성은 이 기간 중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실제로 출산 후에 25%의 여성이 육아로 심한 우울증을 앓는다. 지친 몸에 더해서 오는 것은 수유의 괴로움이다. 모유를 먹일 것이냐 아니면 우유를 먹일 것인가의 결정부터 어렵다.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는 가지각색이다. 더구나 모유수유 선택이 몸매에도 영향을 준다면 선뜻 아이에게 젖을 물리기 쉽지 않다.

육아 우울증의 한 원인은 불어난 몸매이다. 임신 중에 불어난 몸무게가 출산이후에도 줄지않고 10kg를 훌쩍 넘어선다. 애정이 식은 것 같은 남편을 바라보는 것보다 S 라인이 없어진 몸매를 바라보는 것이 더 절망하게 만든다. 결혼직전의 날씬한 허리라인이 모유수유로 사라진다면 모유수유는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의 모유수유 비율은 37%로 미국의 60%에 비하여 많이 낮은 편이다. 직장여성이 증가하고 모유수유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땅치 않은 점 등이 주 요인 이지만 모유수유가 몸매관리에 도움이 안 된다는 확인되지 않는 설도 모유수유를 망설이게 하는 원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여성들의 많은 수가 얼른 젖을 물리고 바로 약을 써서라도 젖나오는 것을 끊고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실제로 모유수유가 비만의 원인일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모유수유는 오히려 날씬한 몸매를 돕는 촉진제이기까지 하다.


2012년 영국의 한 산부인과에서 영국의 산모들이 일제히 모유수유를 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바로 모유로 아기를 키운 엄마가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비만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는 루머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건 곧 사실로 드러났다. 영국 내 옥스퍼드대학교 연구팀이 6개월 간 모유수유를 한 여성의 체질량지수(BMI)를 조사한 결과 그렇지 않은 엄마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체질량지수가 낮아진다는 것은 의학적인 측면에서 비만 관련 질, 예를 들면 당뇨병이나 심장질환을 상당수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왜 아이에게 모유를 준 엄마의 체질량지수가 낮아진 걸까. 그 이유는 신진대사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이때 신진대사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작용’을 말한다. 이 화학과정은 칼로리 소모속도와 체중을 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신진대사가 저하되면 자연스럽게 지방 분해 능력도 떨어지게 된다. 그 결과 운동 후 노폐물 배출이 잘 되지 않고 몸속에 쌓여 결국은 살이 쉽게 빠지지 않게 된다.

가뜩이나 힘든 임신, 출산, 그리고 육아로 몸의 기능은 바닥이다. 모유수유를 통해서 이런 낮은 신진대사를 높인다면 아이에게 절대적으로 좋은 모유수유의 장점(두뇌발달촉진, 비만위험인자 감소, 면역증강, 호흡기 감염 억제 등)과 함께 몸매관리의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것이다. 이제 이글을 읽은 여성들은 아이를 낳을 때 마음껏 모유수유를 할 수 있으리라.

임신, 출산, 육아시기의 여성은 예민해진다. 담배를 피우는 남편은 물론 추방대상 1호이다. 이런 이유는 아이 때문만이 아니고 여성의 정신적 스트레스와 변화한 몸 상태도 한 몫 한다. 피부도 이 기간 중에 많은 변화를 겪는다.

출산 후 무방부제, 천연화장품등을 찾는 이유이다. 모유수유 장점으로 그들을 도와준 과학자처럼 새로운 화장품기술이 이들의 갈증을 풀어주어야 한다.

그들이야말로 새 생명을 만들어낸 우리들의 위대한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김재련 (chic@beautynu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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