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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바이오화장품이야기/(1)뷰티누리연재 컬럼

[뷰티누리] 아하(AHA)! 요구르트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6. 27.

 아하(AHA)! 요구르트
<컬럼> 김은기의 바이오 토크토크⑥



찜질방은 21세기, 모든 정보가 오가는 곳이다. 더구나 한낮에 이곳을 찾은 동네 아주머니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담화장소이다. 옛날 우물가에서 오가던 모든 이야기가 이곳에서 오간다. 어쩌다 들른 이곳에서 요구르트를 얼굴에 바르는 사람들을 만났다. 아니 저 비싼 것을 왜 얼굴에 바르지? 궁금한 것을 그냥 지나치기에는 요구르트는 발효로 만들어지는 즉, 내 전공분야 아닌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라도 이야기해 주려면 왜 그 귀한 요구르트를 얼굴에 버리는지 알아야겠다. 답은 의외로 간단하게 돌아왔다. “얼굴이 매끈해져요.”

요구르트가 피부에 유익한 것은 과학적으로 틀림없다. 요쿠르트는 우유에 젖산균을 첨가해서 하루 이틀 배양을 한다. 자라나는 젖산균은 우유를 젖산으로 변화시키고 이 과정에서 pH가 낮아진다. 물론 비타민 B도 생성된다. 이중에서 피부를 좋게 만드는 것은 바로 젖산이다. 젖산은 대표적인 AHA (Alpha Hydroxy Acid)로서 과일에 있거나 과일을 이용해서 만들어지는 과일산이다. AHA는 ‘아하!’라는 감탄사가 나올 만큼 피부에는 최고의 선물이다.

미인은 피부의 속성을 잘 알아야 늘 촉촉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피부는 평생을 피부장벽을 만드는 일을 한다. 표피의 바닥에서 자라난 표피세포는 조금씩 조금씩 자라면서 피부의 최외곽으로 나온다. 나오면서 장벽에 필요한 벽돌 같은 세포도 만들고 시멘트 같은 물질을 만들어서 담을 쌓는다. 잘 만들어진 담은 세포가 살기에 최적의 습도를 유지한다. 장벽이 시원찮으면 아토피 같은 문제로 고생한다.

4주 만에 장벽의 최외곽에 도달한 세포는 그 목적을 마치고 장렬하게 피부를 떠난다. 4주란 ‘때’가 되어서 떠나는 세포들을 우리는 ‘때’라고 부르고 목욕탕에서 열심히 밀어내는 바로 그 ‘때’이다. 그러니 정상적인 피부라면 4주 만에 떨어져 나가지만 나이가 들면, 혹은 문제가 있는 피부는 5주가 걸리고 그만큼 각질은 두터워진다. 피부가 거칠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각질을 잘 떨어뜨리는 것이 AHA, 즉 과일산이고 대표적인 것이 젖산이다. 젖산이 들어있는 요구르트를 얼굴에 바르는 아주머니들의 정보력은 대단하다. 요구르트에 젖산이 들어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하지만 요구르트는 각질을 제거하기에 젖산의 농도가 너무 낮다. 즉 5~7% 정도는 되어야 각질세포들을 붙잡고 있는 단백질을 잘라내서 떼어 낼 터인데 요구르트는 0.9%이다. 또한 pH도 4.5정도여서 3.8이하는 되어야 하는데 이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겨울베옷도 안 입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매일 약하게나마 각질을 제거해주면 제거 자체가 피부에 자극을 준다. 자극을 받은 세포는 정신을 차리고 또다시 열심히 장벽을 만들 준비를 한다. 덕분에 진피내의 콜라겐이나 엘라스틴도 더 잘 만들어진다. 게다가 요구르트에는 비타민도 있으니 꿩 먹고 알 먹기이다. 다만 피부각질이 제거되면 그만큼 피부가 자외선에 약해서 햇볕을 쬐지 말아야 한다. 아주머니들이 찜질방을 선호하는 이유가 그런 의미에서는 아주 과학적이다. 요구르트로 각질제거하고 지하에서 태양을 피하니 피부에는 최고의 서비스이다. 게다가 수다로 스트레스도 해소하니 화투 한 장에 쌍피가 붙는 신나는 고스톱이다.

10년 전 중국 티벳 지방에서 만난 유목민들의 텐트에는 담요와 다 찌그러진 우유통이 있었다. 그 여인들은 그 통으로 우유를 발효시켜 요구르트를 만들었다. 물론 먹기도 하지만 놀랍게도 그들도 그것을 얼굴에 바르고 있었다. 그들 유목민 여인들에게 요구르트는 아주 귀한 식량이다. 이 식량을 얼굴에 주저 없이 바를 정도로 그들에게 중요한 것이 피부라는 것이다. 고운 피부를 원하는 여인들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진정한 화장품이 필요하다.
 

◆ 김은기
서울대 화공과 졸업, 미 조지아공대 박사학위 취득
현 인하대 공대 생명공학전공 교수
한국생물공학회장 역임
피부신소재 국가지정 연구실 운영 경력
화장품학회 이사, 한국과학창의재단 STS바이오 문화 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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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련 (chic@beautynu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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