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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재미있는 바이오이야기/(7)자연모방기술-생활속 바이오

(42)-인체 면역을 그대로 모방한 코로나 백신

by 바이오스토리 2023. 8. 1.

(본 내용은 출판된 서적 (자연에서 발견한 위대한 아이디어 39)의 처음 일부입니다.


코로나가 막 시작되었을 때 미국에 계시던 한국인 노교수 부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평소 건강하시던 두 분이었고 코로나로 외출도 삼가던 때라 더욱 안타까웠다. 단 한 번의 외식 당시 식당 에어컨 옆에 코로나 확진자가 있었고 이로 인한 급성폐렴으로 입원 며칠 만에 돌아가신 거다. 백신이 조금만 더 일찍 개발되었더라면 두 분은 지금도 건강하게 손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실 터인데 코로나를 못 따라잡은 기술력이 아쉽다. 

코로나는 다시 올까. 분명히 온다. ‘바이러스 폭풍의 시대’ 저자인 ‘네이션 울프’는 코로나 같은 바이러스 폭풍의 원인을 3가지로 꼽았다. 밀림파괴, 가축 증가. 교통발달이다. 밀림 속에 있던 야생바이러스가 야생동물이 살 곳이 줄어들어 인간-야생동물의 중간다리인 가축을 통해 전파되고 그 바이러스가 하루 만에 비행기를 타고 세계로 확산한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의 지구촌 상황을 보면 3가지 중에서 좋아질 건 하나도 없다. 3개 모두가 악화일로다. 코로나도 야생동물을 거래하는 중국 우한의 시장에서 발병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게 비행기 타고 단숨에 전 세계로 전파된 거다. 그럼 코로나를 막는 방법은 무얼까. 장기적으로는 밀림 보전 등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최대로 줄이는 일이다. 단기적으로는 백신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신종바이러스가 나타났을 때 그 DNA 정보를 확인해서 백신을 빨리 만들어 예방접종 하는 것이 유일무이한 해결책이다. 국민도 이제는 백신에 대해 알 만큼 안다. 코로나가 과외공부를 제대로 시킨 셈이다. 백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대학생은 65.8%인 반면 35.4%가 안전치 않다고 느낀다. 백신이 무엇이고 왜 안전성 우려가 생기는 걸까. ‘알아야 산다.’ 이게 바이러스 군사 무기인 생물학전에 대비하는 군 교육기관의 구호다. 백신을 들여다보자.

불주사처럼 몸에 기억을 남기는 것이 백신이다.
국내성인들은 대부분 ‘불주사’를 기억한다. 생후 4개월 이내에 접종하는 결핵 예방주사다. 일회용주사기가 귀한 시절, 유리 주사기를 불에 달구어 팔뚝에 주사하던 것이 ‘불주사’가 되었다. 불에 달군 주사를 팔에 맞는 어린아이에게 ‘불주사’는 영원히 잊지 못하는 공포였다. 또 하나 잊지 못할 단어가 있다. ‘怨入骨髓(원입골수), 즉 ‘원한이 골수(骨髓)에 사무친다’라는 말이다. 이런 정도의 원한이면 아마 평생을 갈 것이다. 불주사는 골수에 사무칠 만한 기억을 남겼다. 실제로도 우리 몸에서는 골수가 이런 '사건'을 기억한다. 골수, 즉 뼛속에는 면역 기억을 담당하는 세포가 들락거린다.

사진: 불주사로 알려진 BCG 백신은 때로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우리 몸은 외부에서 침입한 바이러스를 기억해야 살아남는다. 즉 면역은 외부침입자를 기억하는 일이 핵심이다. 불주사 내에는 약화시킨 결핵균(BCG)이 들어있다. 이놈을 기억하는 면역기억세포가 뼛속 깊숙이 들어가서 대기한다. 이후 다시 똑같은 놈이 들어오면 그때는 예전의 원한 기억을 되살려 들어오는 결핵균을 척살해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이렇게 어린아이에도 있는 면역시스템을 모방한 것이 백신이다. 백신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자.



코로나 백신(모더나, 화이자)작동원리: (1)코로나 물질(mRNA)을 코팅재료로 둘러싸서 세포 속으로 주입한다 (2)mRNA를 이용하여 코로나 물질(단백질:항원)이 만들어진다. 이후 세포 밖으로 내보낸다 (3)항원단백질은 면역세포에 의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식되어 면역반응이 시작된다.


면역은 경찰과 특수부대로 이루어진다.
‘이봐, 지금부터가 위험한 순간이야. 이제 우리는 인체로 들어간다고, 어린아이라고 해도 면역이 발달하여 있어. 근처에 가기만 해도 사냥개 같은 면역세포들이 득달같이 달려온다고.’ 동료 바이러스 말에 초짜인 코로나바이러스는 입술을 꽉 다문다. 아이 목을 통해 바로 폐 속으로 들어왔다. 중간중간 목 기관지의 끈끈한 점액이 있었지만, 그곳을 잘 피해왔다. 몇몇 동료는 거기에 붙잡혀 이미 사냥개 면역세포들에 먹혔다. 

폐 세포의 출입구가 보인다. 코로나 동료들이 늘 이용하는 열쇠 구멍이 보인다. 이건 폐 세포들이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구멍이다. 이 구멍에 발을 쑥 집어넣는다. 그러자 자동문이 철컥 열린다. ‘폐 세포들은 설마 이곳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들어올 줄은 모르겠지. 좀 멍청하기는 해’ 먼저 들어간 동료는 이미 코로나 DNA를 세포 내부에 뿌려댄다. 폐 세포 내부 장치를 이용해서 ‘철커덕 철커덕’ 코로나바이러스가 복제된다. 순식간에 100마리 동료들이 만들어진다. 이제 세포를 터트리고 밖으로 나간다. 옆에 있는 폐 세포 100개에 다시 달라붙는다. 그때 면역세포 한 놈이 우리 동료를 발견하고는 쏜살같이 잡아챈다. 면역 보초병은 평상시 못 보던 침입자이니 우선 잡아먹고 껍질을 면역세포 외부에 내 건다. 이놈은 이리저리 뻗은 가지가 많은 면역세포, 즉 수지상세포로 일종의 척후병이다. 보초에게 걸렸으니 이제 조금 있으면 면역 전체에 비상이 걸릴 거다. 보초 세포가 비상신호물질(싸이토카인)을 내뿜기 시작한다. 이제 전투의 시작이다.

먼저 호중구, 마크로파지, 자연살해세포 등 다양한 면역세포들이 달려든다. 상대가 누구인가 확인할 것도 없이 일단 움직이는 건 모두 자동소총을 발사한다. 코로나가 들어왔던 열쇠 구멍이 하필 염증 조절 구멍이다. 수지상세포와 몰려든 면역세포들이 신호 물질을 너무 쏘아대는 통에 그 지역이 야단법석이다. 소위 ‘싸이토카인 폭풍’이다. 전투가 심해질수록 파편이 난무하고 멀쩡한 폐 세포까지 파편에 상처를 입는다. 이걸 극복지 못하면 인체는 고열로 사망한다. 

사진: 면역 보초에 의한 침입자 통보: 면역 보초(APC:Antigen Presenting Cell: 수지상세포, 마크로파지)가 침입자를 잡아들여 내부에서 분해 후 그 조각을 세포 외벽에 내건다. 이 조각을 보고 T cell이 활성화된다. 활성화 T cell은 본격적인 면역 공격(후천면역)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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