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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후위기, 바이러스, 생명, 진화

(1)코로나19 백신 임상 90% 성공?, 전문가들 예측은 글쎄?? 지구촌 이제부터가 문제다

by 바이오스토리 2021. 4. 24.

사진=Shutterstock

2020년 12월, 연이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백신 낭보에 세계가 환호한다. 영국을 시작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미국도 2월까지 1억 명 이상 접종을 목표로 삼고 있다. 면역 효과도 좋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아스트라제네카제약 공동개발 백신이 평균 70%, 최고 90% 방어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영국 정부는 1억 회분의 백신을 계약했다. 미국 화이자-독일바이오기업 개발 백신은 95% 효율로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처(FDA)에 긴급사용을 신청했다. 미국 모더나 제약-국립전염병연구소 개발 백신도 94.5% 효과를 냈다.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3~4달러로 20~25달러의 두 백신보다 훨씬 저렴하다. 무엇보다 다른 두 백신이 냉동(-20도:모더나), 초저온(-70도:화이자) 보관인 것에 비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냉장(4도) 보관이 가능해서 가장 경쟁력이 있다. 또 다른 굿 뉴스는 옥스퍼드 대학 연구진은 감염 이후 6개월간 재감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드디어 백신이 개발됐으니 지긋지긋한 코로나19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건가?

 

코로나 백신의 안전성은 확실히 검증되어야 한다

지난해 10월, 캐나다 맥길대학 연구팀이 연구경력 25년 이상의 베테랑 백신 전문가 28명에게 당시 개발 중인 백신(145개 전임상, 35개 임상)이 실제 사용될 경우 문제가 없을지에 대한 결과를 확인한 내용이 <General Internal Medicine 저널(JGIM)>에 실렸다. 현장에서 대량 접종하면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30%, 효능이 떨어질 확률이 40%라 보고했다. 백신이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고 여러 지역에 유통되어 주사를 맞히는 상황은 엄격한 통제 아래 실시되는 임상 결과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서둘러 백신을 만들었을 때의 위험성은 이미 역사적으로 몇 차례 입증되었다.

 

1976년, 미국 포드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돼지독감이 유행할 거라는 일부 예측에 백신 개발을 서둘렀었다. 1년 만에 급히 만들어낸 백신은 4천만 명에게 접종되었는데, 불행스럽게도 1달이 지나자 접종자 530명이 감염에 의해 몸 안의 항체가 말초신경을 파괴해 마비를 일으키는 길랭-바레증후군(Guillain barrel syndrome)이 나타났다. 백신 부작용으로 최종 판단되어 결국 서둘러 접종을 중단했다. 이 사건은 미국인들에게 백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준 계기가 됐다. 사실 미국 제약 역사상 가장 최악의 백신 사고는 1955년에 일어났다. 카터 제약회사가 만든 소아마비 백신을 맞은 12만 명 중 30%에 해당하는 4만 명의 다리에 소아마비 증상이 나타났고, 56명은 전신마비, 5명은 사망에 이르렀다. 이 백신은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약화해 만들었지만, 일부 바이러스가 살아있었다. 문제는 동물 안전성 임상검사 도중 원숭이에게 이상증세가 나타났음에도 보건당국이 무시한 것이다. 정상 수순을 밟아 개발했었어도 부작용이 생길 판에 서두르다 더 큰 위험을 초래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백신을 맞아야 할까?

 

백신에 의한 면역예방원리

 

유전자 백신은 첨단 바이오의 결정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 팬데믹(Pandemic) 상황을 종료하는 유일무이한 방법은 백신이다. 백신 개발은 실험실 개발, 동물 임상실험, 사람 임상 1, 2, 3상을 단계별로 엄격히 검증해야 하며 평균 6년, 6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경우 임상 단계를 동시에 시행해서 시간을 1년으로 줄였다. 전 세계가 동시다발적으로 개발에 착수해 전체 추정 비용만 해도 2조 원으로 훌쩍 뛴다. 백신 개발 역사상 최대 속도이다. 지난 임상3상 중간결과에서 70~90%의 우수한 면역 효과를 보인 3개 백신은 처음 사용하는 신기술 백신이다. 바이러스 유전자(mRNA, DNA)만을 화학 합성해서 만들기 때문에 안전하고 빠르다. 그전까지는 바이러스를 달걀에 키운 후 죽이거나 약화해(불활화백신) 만들어 위험도가 높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 코로나19 백신중에 2개(화이자, 모더나)는 mRNA(DNA의 유전정보를 세포질 안의 리보솜에 전달하는 RNA) 백신이고, 1개(아스트라제네카)는 바이러스벡터 백신이다.

 

3개 모두 코로나19가 폐 세포를 침입할 때 쓰는 열쇠(S 스파이크 단백질)를 만든다. mRNA를 잘 포장(리보솜 기술)해서 근육에 주사하면 세포 내에 바이러스 열쇠들이 다량 만들어진다. 면역세포들이 이 열쇠 물질을 외부침입자 물질로 판단해서 비상 소집령을 내린다. 마치 바이러스가 들어온 것처럼 면역세포들이 달려온다. 그 결과 외부침입자를 공격하는 항체가 만들어지고 침입자를 기억하는 면역기억세포도 생성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바이러스벡터 백신이다. 즉 기관지 세포에 자주 들락날락하던 감기바이러스(아데노)의 위험한 유전자를 빼고 대신 코로나 S 단백질 유전자(DNA)를 집어넣었다. 원래 잘 침투하는 놈(아데노바이러스) 뒤를 따라 슬쩍 DNA를 들여보내는 셈이다. mRNA 백신보다 쉽게 세포에 침투하고 냉장 보존도 가능하다.

 

코로나백신의 종류

 

3개 백신은 첨단바이오 기술 결정체다. 신형바이러스가 나타나면 그 유전자 정보를 신속하게 알아내고 유전물질을 화학합성한다. 바이러스 자체가 아닌 유전물질(DNA, mRNA)만을 집어넣는 것이다. 앞서 미국의 카터 제약회사 백신 사고처럼 죽였다고 생각했던 바이러스가 좀비처럼 다시 살아나서 감염되는 위험성도 줄어든다. 그렇다면 이들 백신이 접종됐다고 ‘상황 끝!’ 일까?

 

최선과 최악의 시나리오를 보자. 최선은 코로나19를 완전히 퇴치하는 경우다. 이번처럼 90%대 효과를 보이는 백신은 드물다. 우리가 매년 접종하는 독감백신은 50%의 면역 효과가 있다. 그 때문에 백신을 맞아도 독감에 걸리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독감백신으로 면역 효과를 보면 항체가 울타리 역할을 해 독감 전파를 막는다. 50% 효과만으로도 꽤 쓸만한데, 90% 면역 효과를 갖춘 이 백신이 코로나19를 천연두처럼 박멸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이번 코로나는 일반 코로나처럼 변이가 많지 않아 완전 박멸이 가능할 수도 있다. 이게 최선의 결과다. 최악은 백신의 심각한 위험성으로 접종이 중단되는 경우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임상 결과로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최선과 최악의 중간은 무엇일까? 백신 효능과 안전성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지금의 독감처럼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즉, 코로나19는 독감처럼 토착화되고 매년 백신을 맞아야 할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코로나19 감염력은 떨어질 것이다. 에볼라처럼 너무 독한 바이러스는 환자가 못 움직여 전파가 잘 안 되지만 감기처럼 약한 수준에서는 감염자가 돌아다닐 수 있어 전파가 잘된다. 독한 바이러스는 오래 살아남을 수 없으므로 강도가 약한 방식으로 변해야 살아남는다는 이야기다. 최선이든 최악이든 얻은 게 하나는 있다. 인류는 비싼 비용을 치르고 신종바이러스 대항기술을 축적했다. 진짜 문제는 코로나19 이후다. 한 녀석과 기진맥진 주먹싸움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그 녀석 뒤로 수십 명이 떼 지어 기다리고 있다면 우리는 두 손을 들어야 하나.

 

사진 속 노란색 부분이 환자로부터 분리한 코로나바이러스 조직이다. 사진출처_위키피디아

 

바이러스 대유행은 이미 경고되었다
코로나19 같은 신형바이러스가 세상을 덮칠 거라는 경고는 이미 15년 전부터 있었다. 경고처럼 신종 바이러스가 지구촌에 연이어 나타났다. 에볼라, 지카 바이러스, 신종플루, 돼지독감, 사스,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19까지 파도처럼 밀려왔다. 새로운 놈이 올 때마다 지금처럼 지구촌이 몇 년간 셧다운 되어야만 할까? 둑이 터지기 전에 둑의 구멍을 찾는 게 살아남는 방법이다. 왜 바이러스 대유행이 생길까? 《바이러스 대폭풍》 저자 네이션 울프는 바이러스 대유행 원인을 밀림개발, 가축사육, 일일생활권 등 3가지로 꼽는다. 밀림개발로 바이러스와 살고 있던 야생동물들이 밀림에서 쫓겨나 인간과 접촉한다. 가축은 야생동물과 사람의 중간 연결고리다. 낙타에 올라타는 사람들은 메르스에 걸리고, 식용을 위해 가축 되는 돼지를 통해 인플루엔자에 걸린다. 물류의 발달로 단시간에 지구를 돌던 항공기는 이제 바이러스를 싣고 지구촌을 감염시킨다.

 

이보다 더 위험한 건, 지구온난화다
1981년과 2015년 지카 바이러스가 모기를 매개로 남미를 휩쓸었다. 적도에만 있던 놈들이 지구온난화로 아시아 전역까지 퍼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매개가 된 박쥐도 지구온난화 사례 중 하나다. 지구 전체 포유류의 25%를 차지하는 박쥐는 면역력이 뛰어나 신종 인수공통 바이러스를 다수 보유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이 박쥐들의 이동 속도가 25년 전과 비교해 16일이나 더 빨라졌다. 기후변화로 기온과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2020, 지구환경변화저널). 그 덕에 밀림 속에 포진되어 있던 박쥐를 따라 바이러스가 도시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인간이 자초한 것이기에 억울해하지도 못하는 노릇이다. 앞으로 다가올 제2, 제3의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해서 현생인류 호모사피엔스가 뜻하는 ‘지혜로운 사람’처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이 행성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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