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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바이오화장품이야기/(1)뷰티누리연재 컬럼

[뷰티누리]스트레스가 나를 살린다.

by 바이오스토리 2013. 10. 24.

[컬럼] 스트레스가 나를 살린다
  김은기의 바이오 토크토크(14)


초등학교 시절의 운동회 날은 즐겁게 기다리던 시간이 아니고 나에겐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었던 날이다. 초등학교의 10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무슨 스트레스냐고 묻겠지만 10살의 천진난만한 아이도 50살 성인이 받는 것과 같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10살의 아이가 100미터 출발선에서 ‘땅’ 총소리를 기다리는 순간의 스트레스란 엄청났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쿵쾅거릴 정도이니 말이다. 더구나 가족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매번 꼴찌로 들어오는 모습을 또 보여주어야 한다고 하니 이건 대단한 스트레스이다. 장애물을 통과하지 않고 옆으로 뛰어도 꼴지 일만큼 내 다리는 빈약했었다. 하지만 이 스트레스가 언제부터인가 ‘자신감’으로 변했다. 덕분에 지금은 어떤 운동이던 남만큼은 할 수 있고 운동은 살아가는 큰 즐거움의 하나가 되었다. 달리기 선에 섰을 때의 스트레스가 나에게 무슨 힘을 주었던 것일까?

스트레스는 양 날의 검이다. 적더라도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몸에 직접적으로 해를 끼친다. 쥐를 물레방아에 하루 종일 돌려서 스트레스를 주고 위를 관찰하면 아주 새빨갛게 충혈 돼 있다. 이런 것이 반복되면 위염, 위궤양이 생긴다. 위가 이럴 정도면 얼굴은 이미 솟아오른 뾰루지로 난리법석이다. 이런 스트레스는 몸에 나쁘지만 단기간의 스트레스는 오히려 힘을 낸다. 즉, 위험이 닥쳤을 때의 스트레스는 순간적으로 큰 힘이나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게 한다. 이런 스트레스는 스스로의 치유능력이나 면역력을 높이기도 한다.

실제로 운동선수는 훈련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이용한다고 밝혀졌다. 특히 상대방과 일대일로 겨루는 태권도, 권투, 격투기, 유도, 펜싱과 같은 종목에서 스트레스는 적절한 긴장감을 유발해 경기력을 향상시킨다. 비단 운동선수나 군인만이 스트레스의 도움을 받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스트레스로 능률을 높인다. 흔히 밤에 잠을 쫓기 위해서나 집중이 잘 안 될 때 커피를 마신다. 이때 커피 속 카페인 성분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주는 적당한 긴장감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의대 퍼다우스 대버 교수는 적당한 스트레스는 백혈구의 숫자를 늘려 면역 체계를 강화한다는 것을 논문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부정적인 걸로만 알고 있었던 스트레스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스트레스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도 한다. 부모가 위기에 처한 자식을 구할 때는 물론, 그 반대의 상황에서도 스트레스는 힘이 된다. 2007년 어버이날 15세 남학생이 전신에 화상을 입으면서도 화염에 휩싸인 건물 속에서 아버지를 업고 나와 목숨을 살린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몸속에서 코르티솔 호르몬이 분비돼 근육이 긴장하고 감각기관이 예민해진다. 그래서 위험에 빨리 대처할 수 있게 돼 생존확률이 높아진다.

상대와 일대일로 겨루는 운동선수의 경우,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심장박동수가 증가하며 집중력이 높아지고, 맞은 부위의 통증도 잘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스트레스가 선수를 준비시키는 것이다. 운동회 날, 100미터 달리기 선에 서있던 10살짜리 소년도 아마 아드레날린이 펑펑 분비되고 있었을 것이다. 당시에는 다리가 못 따라주어서 꼴찌가 되었겠지만 언제부터 그 아드레날린이 두터워진 다리를 만나면서 100미터 달리기에서 앞을 달리는 경우도 종종 생겼다.  하루하루 살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는 날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스트레스가 없는 세상은 아무런 자극이 없는 하늘나라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이다. 이 세상엔 완벽한 인간이 없듯이 스트레스 받지 않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지나친 스트레스는 병을 불러온다. 그러나 적당한 스트레스는 우리 몸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얼굴에 솟아오른 뾰루지를 살아있다는 표시로 알고 감사할 일이다.

 
◆ 김은기
서울대 화공과 졸업, 미 조지아공대 박사학위 취득
현 인하대 공대 생명공학전공 교수
한국생물공학회장 역임
피부신소재 국가지정 연구실 운영 경력, 화장품학회 이사
한국과학창의재단 STS바이오 문화 사업단장
www.biocnc.com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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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련 (chic@beautynu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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