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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바이오화장품이야기/(1)뷰티누리연재 컬럼

[뷰티누리]천고인비의 계절

by 바이오스토리 2013. 10. 2.

[컬럼] 천고인비의 계절
김은기의 바이오 토크토크(13)

몸이 비정상적으로 뚱뚱한 사람이 몇 킬로를 빼기는 쉽다. 문제는 늘 정상으로 유지하던 체중을 줄이는 것이다. 늘 유지했다는 이야기는 평상시의 생활습관과 찰떡처럼 붙어있는 것이 체중이니 이것을 줄인다는 이야기는 생활습관 자체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손깍지를 끼면 오른손이 위에 오던 사람이 왼손이 위에 오도록 습관을 바꾸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다.

S라인이나 식스팩은 고사하고 체중만 5킬로 더 뺀다면 모든 건강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의사의 말에 D라인의 나는 솔깃해진다. 하지만 음식으로 자꾸만 가는 숟갈을 놓기가 어렵다는 데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 있다. 더구나 지금처럼 선선해진 가을, 여름 무더위에 지친 몸이 이제 식욕을 찾는다. 게다가 모든 음식이 총출동하는 추석도 끼여 있으면,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가을은 천고인비(天高人肥)의 계절로 변신한다. 말은 살찌되 나는 날씬해질 비법은 없는 것일까?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식탐의 계절이기도 하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시원해진 기온이 이제 겨울이 다가옴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북극곰은 겨울이 다가옴을 아는 때부터 음식을 저장하기 시작한다. 때마침 올라오는 연어를 통째로 삼키면서 몸 안에 지방을 쌓아놓는다. 하지만 사람은 곰과는 달리 동면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서 장작을 패서 쌓아놓고, 보일러 기름을 채워 놓듯이 사람들도 알게 모르게 음식을 몸 안에 저장해 놓으려는 본능이 남아 있는 것인가?
 
사람이 식욕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은 그렐린이다. 이 놈만 잘 누르고 있다면 우리는 출렁거리는 뱃살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위가 비기만 하면 이를 눈치 챈 호르몬이 뇌에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이 신호를 받은 다음부터 뇌의 명령을 어기고 배고픔을 참기란 너무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처음부터 그렐린이 눈치를 못 채도록 하는 일이 제일 나은 방법이다. 무시무시한 식탐호르몬 그렐린! 잠든 개가 눈치 못 채도록 조용조용히 식사량을 줄여야 하는데 그렐린은 만만치 않게 눈치가 빠르다. 따라서 그렐린과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끈기와 인내 그리고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은 약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 동안 식사량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꺼번에 확 줄이지 않고 왜 조금씩 음식량을 줄이냐고? 그야 물론 그렐린 때문이다. 그렐린은 위가 비어 있으면 바로 활동을 개시한다.

따라서 그렐린이 눈치 못 채도록 100~200칼로리씩, 즉 하루에 한 숟가락정도씩 식사량을 줄여가는 것이 가장 좋다. 또 술자리나 회식을 피할 수 있으면 피해라. 그곳에서 그렐린을 피하기란 처녀가 애를 배는 것보다 어렵다. 또 운동만으로는 감량이 안 된다. 아예 식사를 줄이는 방식이 그 호르몬을 멀리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신은 우리에게 선택권을 늘 주신다.

그렐린을 주셨으면 그 반대, 즉 식욕억제호르몬인 ‘렙틴’도 주셨다. 렙틴을 늘리는 방법으로는 아침 먹기, 천천히 씹어먹기, 섬유질 먹기, 산책하기, 숙면취하기이다. 쉽게 말하면 정신없이 먹으면 식탐호르몬이, 수도하듯이 음미하며 먹으면 식욕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아무리 피부가 백옥같이 희고 깨끗한 피부라도 몸이 달덩이처럼 둥실둥실 하다면 무언가 부족해 보인다. 자기 몸을 주인인 자기가 조절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식사하면서 내가 식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착 가라앉은 기분으로, 명상하듯 한 알 한 알 씹히는 곡식 맛을 본 적이 언제인가. 급한 마음에, 급한 식사에, 급한 음주에 내 몸은 멍든다. 피부는 몸의 창이다. 천천히 음미하는 식습관이 투명하고 탄력 있는 피부를 만든다. 

 ◆ 김은기
 서울대 화공과 졸업, 미 조지아공대 박사학위 취득
 현 인하대 공대 생명공학전공 교수
 한국생물공학회장 역임
 피부신소재 국가지정 연구실 운영 경력, 화장품학회 이사
 한국과학창의재단 STS바이오 문화 사업단장
 www.biocnc.com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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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련 (chic@beautynu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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