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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재미있는 바이오이야기/(5)개인 발간수필모음

[수필] JYP 공연 관람 후기 

by 바이오스토리 2022. 12. 24.

‘역시 아이돌 얼굴은 아니군’ 


무대에 막 뛰어나온 박진영을 코 앞에서 보고 중얼거린 말이다. 20년 전 처음 JYP가 TV에 나왔을 때 술자리  동료가 소리쳤다. “이것 좀 봐. 이상한 애가 나왔어”, 그 뒤로 그 친구는 JYP 열성팬이 되었다. 이유를 물었다, 답이 간단했다. ‘문어 같쟎아, 춤 추는게’ 

 

JYP공연 티켓으로 생일선물을 퉁치자고 애들을 꼬드겨서 받아낸 입장권이다. 잊어 버릴세라 꼭 쥐고 찾아간 곳은 올림픽 공원 내의 돔 공연장이다. 바짓가랑이 사이로 찬 바람이 씽씽 들이치는 세밑 한파다. 그런데도 안은 이미 후끈후끈하다. 꽉 찬 강당 사람들 속의 우리 모습은 영락없는 ‘군계이학(群鷄二鶴)’이다. 주위 평균나이는 우리의 반도 안 될 정도다. 아바타 영화를 10번을 볼 정도로 비싼 티켓에 이리 많이 모이다니 사는 방식이 서로 다른 건 분명하다. 뒷줄의 20대 들은 지방에서 올라온 듯하다. 게다가 내일 한 번 더 보겠단다. 사는 방식이 다른 정도가 아닌 해석 불능이다. 뭘 어쩌랴. 그게 사는 기쁨인데. 


공연은 비싼 티켓 값을 했다, 그것도 10배 정도는 충분히. 


날 놀라게 만든 건 그의 각진 얼굴도, 문드러지는 듯한 허리 춤도 아니다. 땀이 송송 거릴 정도로 격렬한 춤을 두 시간 내내 추는 그의 체력이다. 찰랑거리는 방울을 두 손에 쥐고 펄펄 날아오르는 무당처럼 쉬지 않고 흔들어 대고 날아오른다. 땀에 범벅이 될 정도의 운동량인데도 얼굴이 멀쩡하다. 모두 서서 흔들어 대는 관람객 덕분에 엉거주춤 일어서기는 했지만 수시로 앉아야 하는 나와는 격이 다르다. 나이가 51세라 한다. 내가 그 나이 때라면 아마 십 분을 못 버티었을 격렬한 춤사위다. 기억이 난다. ‘이상한 애’라고 불렀던 술자리 친구는 그의 노래, 춤을 본 이후로는 그를 ‘한국의 마이클 잭슨’이라 불렀다. 흑인 특유의 낭창거리는 유연성과 흐느적 거리는 재즈가 그의 문어 춤에 묻어 나온다. 굿 내림을 받은 듯하다. 마이클 잭슨도 노래와 춤에 신이 들렸다. JYP가 이야기한다. “전 여러분과 같이 흔들고 노래할 때가 제일 살 맛이 나요. 돈 좀 벌어봤지만, 그것과는 비교가 안 돼요. 춤 연습하고 나면 밤12시에 들어가서 2시까지 근육을 풀어야 다음 날 연습을 할 수 있어요. 그래도 좋아요” 


마지막 곡은 그의 20년 전 데뷔 곡인 ‘날 떠나지 마’이다. 관객들에게 그의 꿈을 이야기한다. 앞으로 더도 말고 딱 10년만, 1년에 한번씩 이런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하고 싶단다. 60의 나이에 저렇게 신 들린 무당처럼 춤추고 뛰어오르고 싶다 한다.

 

그는 진정한 프로다,


오늘 공연은 제대로 티켓 값을 한 모양이다. 손에 불끈 힘이 들어가고 가슴이 꽉 메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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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and.us/band/8262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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