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인들은 대부분 불주사를 기억한다. 생후 4개월 내에 접종하는 결핵예방주사다. 일회용주사기가 귀한 시절, 유리주사기를 불에 달구어 팔뚝에 주사하던 것이 ‘불주사’가 되었다. 불에 달군 주사를 팔에 맞는 어린아이에게 ‘불주사’는 영원히 잊지 못하는 공포였다. 또하나 단어가 있다. ‘怨入骨髓(원입골수), 즉 ‘원한이 골수(骨髓)에 사무친다’라는 말이다. 이런 정도의 원한이면 아마 평생을 갈 것이다. 불주사는 골수에 사무칠 만한 기억을 남겼다. 실제로도 우리 몸에서는 골수가 이런 '사건'을 기억 한다. 골수, 즉 뼈 속에는 면역 기억을 담당하는 세포가 들락거린다.
우리 몸은 외부에서 침입한 바이러스를 기억해야 살아남는다. 즉 면역은 외부침입자를 기억하는 일이 핵심이다. 불주사 내에는 약화된 결핵균이 들어있다. 이걸 기억하는 면역기억세포가 뼈속 깊숙이 들어가서 대기한다. 다시 똑 같은 놈이 들어오면 그때는 예전의 원한기억을 되살려 들어오는 결핵균을 척살해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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