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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체공생균/장내세균 시리즈(잡지연재)

(7)간질환은 장내세균 직통라인으로 다스린다

by 바이오스토리 2021.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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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김은기] 간 질환은 장내세균 직통라인으로 다스린다 - 굿에이징

최근 들리는 말로는 이놈을 잘 구슬리면 지방간·간염·간 경변·간 혼수(昏睡) 등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한다. 미국 간 학회 논문(Hepatology, 2019)을 보면 간 경변 말기현상으로 간성 혼수가 자주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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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간()세포다. 내 주인인 D부장은 지금 생사의 기로에 있다. 간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정작 본인은 모르고 있다. 주인으로 모시고 산지가 벌써 40년인데 이렇게 보낼 수는 없다. 답답한 마음에 다른 세포들에게 SOS문자를 보냈다. ‘내 주인 간 경변 발생. SOS’ 면역세포가 답이 왔다. ‘초기 지방간일 때 경고했었음. 네 주인이 말을 안 들었다고 했지, 자업자득임

 

간 경변 환자는 장기이식만이 완전한 해결책이다. 하지만 장기이식은 줄이 길다. 제때 받을 가능성은 7%. 이제 주인을 저 세상으로 보내야 하나. 밤늦게 문자가 하나 왔다. ‘내가 도울 수 있음발신자를 보니 장내세균이다. ‘어라? 이 녀석은 정체가 모호한 놈인데?’ 더구나 나처럼 주인의 분신(分身)이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장에 기어들어와 자리 잡은 놈이다. 최근 들리는 이야기로는 이놈을 잘 구슬려 지방간·간염·간경변·간혼수(昏睡) 등을 호전시켰다고 한다.

 

최근 미국 간학회 논문(Hepatology, 2019)은 놀랍다. 간경변 말기현상인 간성혼수가 자주 오는 환자를 대상으로 장내세균이식, 즉 건강인의 장내세균을 주입하는 임상실험을 했다. 20명 대상으로 5개월간 장내세균 캡슐을 15회 주입한 결과 간경변 관련수치가 좋아지고 간혼수 발생빈도가 줄었다. 장내세균이식을 받지 않은 대조그룹 중 6명이 입원을 해야 했지만 장내세균 이식그룹은 1명만이 입원을 할 정도로 좋아졌다. 간혼수는 간질환의 말기단계다. 1년 내 사망률이 42%. 여기까지 가지 말자. 간질환은 시작단계에서 막아야 한다. 내 주인인 D부장은 그걸 놓쳤다.

 

1)간질환의 진행과정 지방간->지방간염->간섬유화(간경변초기)->간경변->간경변(간암발생) (청색: 회복가능: 운동, 식이요법, 감량, 비만수술)(적색: 회복불가, 장기이식이 대안)(소스: 위키미디어)

 

지방간은 간질환의 시작이다

D부장은 직장별명이 (D)’. 불룩 나온 배 모양이 D. 몸매가 그리 된 건 그가 즐겨 쓰는 말과도 관련 있다. 회식자리에서 그는 간에 기별도 안 간다는 말을 자주 쓴다. ‘기별(奇別)’은 조선시대 궁에서 발행하던 신문이다. 그는 이 말과는 반대로 행동한다. ‘간에 기별이 확실히 갈만큼많이, 먹고 마신다. 몸매가 D가 된 건 당연하다.

 

간세포인 내 입장에서는 미칠 노릇이다. 알코올 분해산물인 알데히드가 나에게 강펀치를 먹인다. WHO(세계보건기구) 한계량인 알코올 40그램(여성:20그램), 즉 소주 반병을 D부장이 지킨 적은 거의 없다. 알코올은 90% 내가 분해한다. 정량을 넘어선 알코올은 지방으로 만들어져 간에 축적된다. , 즉 간세포에 기름덩어리가 차기 시작하는 거다. 간에 중성지방이 5% 이상 끼면 지방간(Fatty liver)’이 된다. 세포에 들어오는 에너지가 많으면 지방으로 축적하는 것이 나의 오래된 습성이다. 그래야 굶을 때 쓸 수 있으니까.

 

알코올성 지방간은 간단하게 치유된다. 술을 끊고 휴식하면 된다. 그러나 계속 마시게 되면 지방간환자 20-30%는 알코올성 간염으로, 10%는 간이 굳어버리는 간경변으로 간다. 지방간이 생겼을 때 그때 술을 중지하면 치유된다. 문제는 비알콜성 지방간이다. 이 경우 지방은 복부비만에서 온다. 당뇨,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에게 생길 수 있다. 비알콜성지방간은 일종의 대사질환이다. 일반인들은 10-24%, 비만이면 58-74% 생긴다. 지방간 자체는 가벼운 병이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서 악화되면 간경변으로 갈 확률이 4명중 1명이다. D부장은 집사람으로부터 경고장을 받았다. 지방간인데도 술은 계속 먹고 운동은 안 하기 때문이다.

 

당신, 지방간인데도 술을 먹어? 간이 확실히 부었군. 아니 부어서 아예 배 밖으로 나왔어!’

간이 부으면 지방간이라는 의학적 사실을 D부장 집사람은 알고 있었나 보다.

 

지방간은 간염, 간경변으로 진행한다.

, ()세포 입장에서 두려운 것은 염증(inflammation)이다. 염증은 불(flame)이 났다는 이야기다. 손가락이 핀에 찔리면 그곳이 붉게 부어오른다. 이런 급성염증은 3-5일이면 상황 끝이다. 깊은 상처가 아니면 조직은 원상회복된다. 반면 만성염증은 만병의 근원이다(박스기사).

 

내 주인 D부장의 지방간은 이미 염증단계로 넘어가 있다. 뱃살은 만성염증 유발물질을 만든다. 실제로 혈액 속 만성염증 지표물질(hs-CRP)이 높아져있다. 바이러스 B,C형 감염은 치료되지 않으면 80%가 돌이킬 수 없는 간경변으로 간다. 딱딱한 섬유소(fiber)가 생기기 시작한 거다. 피부에 깊은 상처가 나면 흉터가 생기는 것과 같다. 상처를 봉합해서 살아남으려는 방어결과가 흉터다. 간이 딱딱해지면서 수축하여 간이 줄어든다. 혈액량도 준다. 기능이 급격히 떨어진다. 간경변 환자의 20-50%는 간성혼수가 온다. 이 경우 1년 생존율은 50% 미만이다.

 

간이 콩알만 해진다는 말은 간경변처럼 간이 졸아든 경우의 공포를 말한다. 간은 침묵의 장기. 증세가 나타날 때는 이미 80% 간이 상처입은 상태다. 최근 간질환의 진단·치료에 새로운 주자가 나타났다. 장내세균이다. 내가 SOS 문자를 보냈을 때 치료가능하다고 문자 보낸 놈이다. 이놈들은 세균 아닌가? 그 속을 들여다봐야겠다.

 

2)간-대장 사이의 직통라인 지방간·염증은 담도관 통해 장내세균불균형초래, 장내세균 생산물·염증·장누수는 간문맥을 통해 간에 전달된다(소스: SPC, 2021)

 

-장 직통라인이 있다.

애간장을 태운다는 말이 있다. ‘()’은 모두 창자를 뜻한다. 몹시 안타까운 스트레스가 간과 창자로 동시에 간다는 말이다. 맞다, 둘은 연결되어 있다. 간아래 부분에 담낭이 붙어있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쓸개즙)이 여기에 저장되었다가 담도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내려간다. 담즙은 장내세균이 지방대사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장 연결라인의 한 축이다. 또 한 축은 간문맥(肝門脈) 혈관이다. 간에 가는 혈액의 75%가 이리로 온다. 소화기관(,)에서 만들어진 대사물질이 간문맥을 따라 간으로 간다. 두 개의 고속도로가 간-대장사이에 있는 셈이다.

 

지방간이 생기거나 담즙상태가 비정상으로 변하면 이 신호가 그대로 장내세균에 전달된다. 유해균이 증가한다. 유해균 독소로 장 점막에 구멍이 난다. 이곳으로 유해균, 유해물질이 혈액으로 스며든다. 이놈들은 바로 간문맥 고속도로를 통해 간으로 직송된다. 결국 장내세균은 평화시기에는 나, 즉 간세포의 조력자이지만 간에 이상 징후가 생기면 이놈들은 적군이다. 그럼 유해균이 많아진 장에 유익균이 많아지도록 외부에서 공급하면 치료효과가 있을까.

 

3)장점막누수 과정: 장세포와 장내세균 상호작용과 외부자극은 장벽에 구멍을 낸다. 침투한 장내세균(화살표)으로 면역·염증반응이 일어난다(소스: AGA: 2021)

장내세균을 유익균으로 바꾸면 간질환이 치료된다

장내세균을 착한 놈으로 바꾸어놓으면 간질환이 좋아진다. 지방간(알코올성, 비알코올성), 간염, 간경변, 간혼수 환자대상 임상결과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JHEP, 2019). 방법은 다양하다. 유산균 등 유익세균과 올리고당 등 유익균 대사물을 환자에게 먹이는 방법이 있다. 최근에는 건강인 장내세균을 직접 환자에게 이식하는 '변이식'방법도 사용한다. 건강인의 장내세균을 동결건조한 캡슐로 먹이거나 관장으로 대장에 직접 주입하기도 한다. 간 질환 환자 50-140명 대상 '변이식' 임상결과 지방간, 간경변 수치, 간혼수 상태 등이 대부분 호전되었다. 연구결과 분명한 사실이 있다. 간의 상태와 장내세균조성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장내세균변화를 간질환 진단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첨단과학은 수천 종류의 장내미생물을 지문처럼 그려낸다. 장내세균 지문을 보면 간의 질환상태를 진단 할 수 있다. 더불어 건강상태의 장내세균으로 되돌리는 방법을 더 정확하게 집어낼 수 있다.

 

이제 내 주인 D부장은 정신 차릴 것이다. 술과 안주로 간이 부어오른 D부장이 간이 떨어지는간경변 선고를 받기 전에 절주(節酒)와 운동을 택하기를 바란다.

 

4)장내세균과 장세포 공존: 장내세균(적), 점막(녹), 장 상피세포(청) (소스: Flickr)

 

**박스기사**(만성염증은 남아있는 잔불)**

염증은 꼭 상처가 생겨야만 하는 건 아니다. 며칠 잠을 제대로 못자면 다크서클이 생긴다. 수면부족은 두뇌에서 염증물질을 생성시켜 혈관내로 보낸다. 눈 밑의 실핏줄이 염증반응으로 확대되면서 혈류량이 늘어나 검게 보인다. 스트레스도 염증유발자다. 쥐를 2시간 쳇바퀴 돌린 후 위를 들여다보면 붉게 충혈 되어있다. 급성염증이다. 문제는 이런 염증이 계속 있는, 즉 온 몸에 작은 염증이 퍼져있는 만성염증이다. 급성염증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반복되거나 면역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만성염증이 된다. 한마디로 급성염증은 산에 늑대가 나타났을 때 불로 그 지역을 태워버리는 ‘착한’ 필수 방어책이다. 반면 만성염증은 잦은 늑대출현으로 면역이 지친 상태에서 이곳저곳에 잔불이 남아 있는 거다. 만성염증은 만병의 원인이다.

 

사진:

 

1)간질환의 진행과정

지방간->지방간염->간섬유화(간경변초기)->간경변->간경변(간암발생)

(청색: 회복가능: 운동, 식이요법, 감량, 비만수술)(적색: 회복불가, 장기이식이 대안)(소스: 위키미디어)

2)-대장 사이의 직통라인

지방간·염증은 담도관 통해 장내세균불균형초래, 장내세균 생산물·염증·장누수는 간문맥을 통해 간에 전달된다(소스: SPC, 2021)

3)장점막누수 과정: 장세포와 장내세균 상호작용과 외부자극은 장벽에 구멍을 낸다. 침투한 장내세균(화살표)으로 면역·염증반응이 일어난다(소스: AGA: 2021)

4)장내세균과 장세포 공존: 장내세균(), 점막(), 장 상피세포() (소스: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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