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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체공생균/장내세균 시리즈(잡지연재)

(8)자가면역질환을 장내세균으로 치료해보자

by 바이오스토리 2022. 2. 4.

http://www.goodage.co.kr/news/articleView.html?idxno=980

 

[Column 김은기] 자가면역질환을 장내세균으로 치료해보자 - 굿에이징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이 자기 몸을 공격하는 자중지란(自中之亂), 즉 ‘자가면역질환’의 하나이다. 미국의 경우 전체인구의 8%가 자가면역질환자이며 여성 사망률 10위를 차지하는 치명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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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이 자기 몸을 공격하는 자중지란(自中之亂), 즉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다. 자가면역 질환은, 마국 경우 전체인구 8%이며 여성사망률 10위인 치명적인 질병이다. 완치가 힘들어서 조기발견·관리가 중요하며 염증·면역억제제로 증상을 다스리는 게 현재로선 최선이다. 최근 장내미생물이 염증을 억제하고 면역을 조절한다는 연구가 봇물을 이룬다. 면역세포 70%가 장에 몰려있다. 이들 장내미생물이 ‘제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을 정상으로 돌릴 수 있을까. ‘류마티스 관절염’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필자가 송 박사를 만난 것은 35년 전 미국 유학시절이다. 뉴욕 주 시골에 있는 대학은 겨울이 유난히 길고 우중충했다. 더구나 그 대학은 학교 뒷산에 ‘자살다리’가 있을 정도로 공부압박이 심했다. 이런 환경 탓일까. 송박사는 유학초기 스트레스에 몹시 시달렸다. 30대 건장하던 그가 무릎이 아프다고 하더니 어느 날부터는 학교를 못 갔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라 했다. 채 몇 주가 지나지 않아 기숙사 바닥을 기어 다닐 정도로 악화되었다. 할머니들이 무릎이 아프다 하는 퇴행성관절염이 아니었다. 면역세포가 자기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 무릎에 나타난 것이다. 이후 필자는 그곳을 떠났다. 후일 들려온 이야기로는 송박사는 이후로도 고생을 했고 약으로 다스리면서 지낸다는 이야기만을 들었다. 정확한 원인도 모르고 치료방법도 분명치 않다는 자가면역질환의 공포를 눈앞에서 본 것이다.

 

 

(1)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의 관절공격으로 활액이 부어오르며 뼈도 침식된다. 퇴행성은 연골이 마모되거나 찢어져서 뼈가 돌출된다.(사진: 위키미디어)

류마티스는 자기 몸을 공격하는 면역이상 전신질환이다.
금년 초다. 어느 날 아침부터 왼쪽 약지 두 번째 관절이 아프기 시작했다. 특별히 심한 운동을 한 것도 아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았다. 아침에 손가락 끝에서 두 번째 관절이 아프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해보라는 기사가 눈에 띈다. ‘아는 것이 병’이라 했는지 예전 기억으로 겁이 덜컥 났다. 때마침 어깨 관절염치료를 받고 있는 대학병원 의사에게 증상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정형외과 의사는 건너편 류마티스 내과로 가보라 한다. 같은 관절염인데 오래써서 생긴 퇴행성이면 정형외과, 반면 면역이상으로 관절 염증이 생기면 류마티스 내과에서 치료를 한다. 다행히 류마티스는 아니라 했다. 류마티스는 신체증상과 혈액검사로 판단을 한다. 자가면역질환은 그곳이 관절이면 류마티스 관절염, 피부면 건선(乾癬), 대장을  공격하면 크론병, 전신에 퍼지면 루푸스라고 부른다. 즉 모든 장기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거다. 그중에서 루푸스는 가장 고통스런 병이다.

2010년 행복전도사로 TV활동을 하던 최윤씨(63세) 부부가 동반자살을 했다. ‘온몸이 염증으로 전쟁이며 700가지 질환을 동시에 앓는다’고 루푸스의 고통을 토로했다. 온몸을 덮치는 통증과 쉽게 치유되지 않는 자가면역질환은 심한 우울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자가면역질환이 완치가 쉽지는 않지만 당뇨·고혈압처럼 조절만 잘하면 충분히 극복하고 지낼 수 있다. 실제로 60년대는 루푸스의 5년 생존율이 50% 미만이었지만 지금은 10년 생존율이 90%다. 유학당시 정박사는 나이가 30대였다. 노화와는 거리가 먼 젊은 나이다.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었을까. 당시 정박사 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걸까.

 

(2)전신홍반 루푸스: 자가면역이 온 몸을 공격하는 루푸스: 얼굴에 염증반응으로 홍반이 생기고 심할 경우 무르게 된다.(사진:위키미디어)


면역은 외부침입균이나 내부변절자인 암세포를 잡는데 사용된다. 면역은 이들 세포가 가지고 있는 여러 모양의 명찰, 즉 ‘항원(antigen)’을 확인해서 이를 공격해야 한다. 반면 자기 몸을 적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면역세포가 태어날 때 선발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밝힌 과학자 2명(프랭크 버넷, 피터 메더워)이 1960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면역체계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칼로 무를 베듯 정확한 선별기준이 있다기보다는 몇 겹의 느슨한 방어막이 겹쳐있는 것이 면역이다. 면역세포들은 두 번, 즉 태어날 때와 면역현장(림프절)으로 배치될 때 내 몸을 스스로 공격하는 놈들을 골라 제거한다. 제거원리는 간단하다. 먼저 여러 유전자들의 조합으로 외부균 탐지안테나인 수용체(receprot)를 가진 아주 많은 면역 전구세포들이 만들어진다. 대량의 후보군인 셈이다. 이 중에서 내 몸 물질과 달라붙는 놈들을 제거한다. 이론대로라면 완벽하게 제거되어야 한다. 하지만 선발된 놈 중에도 자기 몸을 공격하는 놈들이 섞여있다. 건강인의 경우 이놈들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유전이나 외부환경이 열악해지면 이놈들이 활동을 시작한다. 즉, 내 몸을 내 면역세포가 공격하는 거다. 제몸에 총질하기다. 온 몸이 공격대상이다. 관절이면 류마티스 관절염이 되는 거다. 그럼 자가면역질환은 어떤 치료제가 있을까.

치료제가 없는 자가면역질환이지만 관리할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이 치료방법이다. 하지만 아직 원인도 정확히 모르고 확실한 치료제도 없다. 사실상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고 다만 그 증상을 억제하고 관리하는 만성질병이다. 당뇨·고혈압처럼 관리하면서 사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다. 즉, 다른 모든 병처럼 조기발견, 조기대응해서 비정상면역이 장기를 완전 파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다.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 발병 1-2년이면 관절이 망가지기 때문에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이 급선무이다. 탈모·발진·부기·근육통·피로·홍반·집중력 감소 등 일반적인 증상이라도 계속 될 경우 류마티스를 의심하고 정확한 검사를 해야 한다. 자가면역을 일으키는 자가항체, 혈액 속 염증인자 등 다양한 검사와 증상 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현재 치료제는 염증증상완화 및 면역억제제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면역을 억제하면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 최근 항체치료제가 뛰어난 효과를 보이고 있다. ‘Humira(미국 에브비)는 염증유발 신호물질에 착 달라붙어 염증을 가라앉힌다. 년20조 매출의 블록버스터 바이오신약이다. 이제 염증·면역을 진정시키는 약제들을 제대로 사용, 관리하면 자가면역질환은 관리해 나갈 수 있다. 완치를 원한다면 면역자체를 다시 세팅해야 한다. 이게 가능할까. 최근 장내세균이 면역조절자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면역훈련기관인 장내세균이 자가면역치료의 희망을 보인다
면역세포의 70%가 몰려있는 곳이 장(腸)이다. 면역은 외부침입자를 삼키고 분해해서 세포외부에 걸어놓는 항원제시과정, 그리고 이 신호를 받아서 면역세포(T세포)에게 통보하는 과정, 이후 면역세포들이 공격을 하는 과정이 있다. 이 과정들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너무 약해지면 제대로 공격을 못하고 너무 강하면 자기세포도 공격을 해버린다. 면역조절세포(Th, Treg)들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면역은 어려서부터 훈련과정을 거친다. 외부균들과 장내미생물을 대상으로 면역세포가 ‘잽’을 주고받으면서 훈련을 하면 웬만한 놈들은 공격치 않고 봐준다. 소위 '면역관용(寬容)'이다. 이게 안 되면 사소한 외부침입자에도 과민하게 공격한다. 이게 아토피, 천식, 알레르기비염이다. 

자기 세포를 공격하는 초기의 면역세포들은 애초에 제거되었는데 일부 남아있던 면역세포가 활성화되면 이게 자가면역질환이 된다. 최근 ‘Th17’이라는 면역조절세포가 자가면역질환의 중요한 세포라는 게 확인되었다. 하지만 이걸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은 말처럼 쉽지 않다. 얽히고설킨 면역조절사이들의 복잡한 관계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정상적인 사람을 따라 가는 것이다. 그 중 하나는 장내세균이다. 연구자들은 정상인과 자가면역환자 장내세균차이가 확연하게 다름을 확인했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에게는 프레보텔라 코프리 균이 급증해 있었다. 이 균이 자기세포를 공격하는 세포를 증가시켜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했다. 

 

면역조절세포(Treg)(적)가 항원제시세포(청)와 접촉하고 있다. 면역조절세포는 T세포활성을 억제해서 면역의 균형을 맞춘다.(사진:프리커)

또한 건강인들의 경우 장내세균이 생산하는 단쇄지방산(SCFA)이 면역조절세포(Treg)를 증가시켜 자가면역질환 발생을 억제함을 확인했다. 즉, 자기 주인의 면역이 너무 강해지면 인체에 세들어 사는 장내세균까지 공격하니까 장내세균이 주인의 면역을 억제시키는 물질을 내는 거다. 이제 연구자들은 장내미생물을 외부에서 조절했을 경우 자가면역질환이 개선, 치료될 것인가를 확인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즉, 외부에서 건강인의 변을 이식하거나 장내 유익균이나 유익균 먹이를 공급했을 경우 류마티스 관절염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이 개선, 치료되는가를 검증하고 있다. 부디 장내세균이 자가면역질환의 새로운 치료제가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평생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자. 혈기왕성했던 30대 유학생이 기숙사 방을 기어 다니는 고통이 생기지 않게 하자.

박스기사
발효식품이 만성염증을 가라앉힌다.
2021년 미 스탠포드의대 연구진은 건강한 36명 (평균나이 52세)을 대상으로 발효음식이나 식이섬유가 건강, 특히 만성염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10주간 조사했다(2021, Cell 잡지). 김치, 요쿠르트, 발효치즈 등을 섭취한 경우 혈액 내 염증신호물질 19개가 낮아졌다. 특히 류머티스 관절염, 2형 당뇨 등 만성염증성 질병의 신호물질(IL-6)이 줄어들었다. 또한 면역담당세포(CD+4,CD+8)들이 ‘진정’되었다. 요약하면 발효음식을 먹으면 신체의 염증상태가 가라앉는다는 것이다. 식이섬유를 섭취한 그룹은 장내세균이 변화하는 것은 확인되었으나 발효식품에 비해 염증진정효과가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식이섬유가 완벽하게 소화되지 않는 현상을 참여자들에게 확인했다. 이는 산업화사회에서 식이섬유섭취량이 줄면서 이들 분해균이 줄어들었고 단기간(10주)에 해당 장내세균이 증가하지 못했을 거라 판단한다. 미국으로 이민 온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서구화된 식생활로 장내세균이 변하면서 비만, 당뇨가 생긴다는 연구와 같은 맥락이다. 이 연구는 정상 건강인들도 발효음식을 섭취하면 장내세균이 유익균으로 변화하고 만성질환의 원인인 몸 전체 염증수치를 낮춘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발효음식을 섭취하자.

사진:
(1)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의 관절공격으로 활액이 부어오르며 뼈도 침식된다. 퇴행성은 연골이 마모되거나 찢어져서 뼈가 돌출된다.(사진: 위키미디어)
(2)전신홍반 루푸스: 자가면역이 온 몸을 공격하는 루푸스: 얼굴에 염증반응으로 홍반이 생기고 심할 경우 무르게 된다.(사진:위키미디어)
(3)면역조절세포: ()면역조절세포(Treg)가 항원제시세포()와 접촉하고 있다. 면역조절세포는 T세포활성을 억제해서 면역의 균형을 맞춘다.(사진:프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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