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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분야별 바이오 스토리/(2)'Green Bio'(식품, 지구환경.....)

(바이오스토리 Bio Food) 초야, 나와 살지 않겠니?

by 바이오스토리 2018. 7. 30.

초야, 나와 살지 않겠니?

키워드: 식초, 방부제, 항생제, 괴혈병, 소독제

 

(CCL; https://ko.wikipedia.org/wiki/%ED%8C%8C%EC%9D%BC:Apple_cider_vinegar.jpg)

 

초야 초야 나와 살자 나와 살자.” 예전에 어머니들은 부뚜막에 드나들 때마다 술을 모아두었던 초병을 흔들어주던 풍습이 있었다. 공장에서 술을 대량 생산하던 시대가 아닌 집에서 막걸리나 청주 등을 담가 먹던 시절, 우리 어머니들은 마시고 남은 술들을 초두루미라는 초병에 모아서 식초를 만들어 먹었다. 따뜻한 부뚜막에 놓은 초병을 수시로 안고 흔들며 식초의 맛이 잘 익어가길 기원했다니 식초 하나에도 온 정성을 담았다. 그런데 술로 식초를 만든다니? 어떻게 가능할까?

 

 이를 알아보려면 식초의 역사를 살펴봐야 한다. 식초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5000년 바빌로니아 시대에 등장한다. 어머니들이 마시고 남은 술로 식초를 만든 것처럼 대추야자로 만든 술을 발효시켜 식초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식초를 방부제, 항생제, 세제 등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식초는 단순히 음식에 상큼함을 더해주던 조미료 그 이상의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과연 언제부터 식초가 우리 몸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된 걸까. 식초가 우리 몸에 좋다는 사실은 이미 고대 때부터 알려졌다. 바로 근대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바빌로니아인들처럼 식초를 항생제로 사용해 환자를 치료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식초이다.

 

 더 놀라운 이야기도 전해진다. 때는 중세시대. 당시 흑사병이 창궐해 도시 전체는 아수라장이었다. 그런데 이처럼 혼란스런 틈을 타 병에 걸린 사람들의 물건을 훔치는 도둑들이 있었다. 그들은 총 네 명으로 이루어진 도둑들이었고, 병원균이 득실거리는 곳에 직접 가서 현금과 각종 보석들은 싹 훔쳤다. 그러다 절도죄로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헌데 놀랍게도 네 명의 도둑들은 금세 자유의 몸이 되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 일까. 내용인 즉 도둑들 모두 흑사병에 전염되지 않았었고, 그 비법을 공개한 대가로 풀려난 것이었다. 과연 네 명의 도둑들이 알려준 묘책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이 병원균들이 득실거리는 곳들을 돌아다니면서도 전염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식초때문이었다. 그들은 절도를 하는 동안에도 몇 시간마다 식초로 몸을 씻었고 식초가 일종의 살균작용을 한 것이었다. 강도짓을 하고도 식초 때문에 자유를 얻었던 네 도둑의 식초이야기는 정말이지 기상천외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전염병도 비켜간 식초의 힘을 어디 한번 우리도 얻어 보면 어떨까 싶다. 이들의 비법은 바로 병균 감염을 막아주는 액체(식초)로 몇 시간마다 한 번씩 몸을 씻은 것이다. 이렇게 균을 막아주는 식초의 특성이 알려지면서부터 질병 치료를 담당하는 성직자나 의사들도 이 식초 면역법을 사용하게 되었다. 설에 따르면 네 명의 도둑은 재판관들과 흥정해서 유명한 '네 도둑의 식초' 제조법을 알려주는 댓가로 자유를 얻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미국 남북전쟁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식초로 괴혈병(비타민 C가 부족해 생기는 병)을 예방했었고, 1차 세계대전 때에는 상처를 치료하는 소독제와 치료제로 식초를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에서 식초가 만들어지는 과학적 원리를 알면 포도주를 마실 때에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웨이터가 포도주를 딴 후에 손님에게 포도주를 조금 따라주고 맛을 보게 한다. 잔을 흔들어 냄새를 맡고 이어 포도주 맛을 본다. 무슨 맛이 나면 포도주가 맛이 간걸까? 산화물질이 생긴 경우다. 즉 포도주는 밀봉상태이어야 산화되지 않고 제 맛을 유지한다. 공기가 들어가면 화학적으로 산화된다. 이보다 더 포도주가 확실하게 맛이 간경우가 있다. 식초로 변한 경우다. 공기가 들어가면서 알코올이 초산으로 변한다. 여기에는 초산 생성균이 관여한다. 18세기 후반 프랑스에서는 와인을 만들 때 자꾸만 시어지는 문제가 생기자 과학자에게 SOS를 쳤다. 과학자는 포도주를 만드는 효모균 외에 다른 균이 알코올을 초산으로 변화시킨다는 걸 알아냈다. 해결책을 내놨다. 저온 55도씨에서 포도주를 데우면 효모는 살아있고 초산 생성균만 죽었다. 유명한 저온살균법이다. 'Pasteurization' 이라는 독특한 이름이 붙었다. 파스퇴르(Pasteur)는 음식물이 썩는 건 모두 미생물이 관여한 때문이라는 유명한 실험을 한 18세기 프랑스 과학자다.

 

 부엌에서 초야 나랑 살자노래를 부르며 먹다 남은 막걸리 병을 흔들었던 우리들의 어머니는 이미 초산발효의 과학을 몸으로 알고 있었던 게 아닐까.

 

Tip: 파스퇴르는 수프가 상하는 원인이 균이 들어가기 때문이다라는 걸 증명했다. 즉 수프에 자연발생적으로 생물()이 생기는 '생명 자연발생설은 틀렸고 생물은 생물에서 온다(생물속생설)‘고 증명한 셈이다. 끓인 수프에 공기를 차단하면 그대로 있고 공기에 노출시키면 상하는 걸 보였다. 간단하면서 확실하게 미생물의 존재를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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