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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재미있는 바이오이야기/(7)자연모방기술-생활속 바이오

생활 속 바이오(13) 꽃향기를 대신 맡아주마, 동물 후각세포 모방한 전자코

by 바이오스토리 2013. 3. 14.

1)스위스 취리히 공항의 폭발물 소동

 

 

스위스를 다녀 올 때는 늘 기분이 상쾌하다. 주변이 녹색의 산이거나 푸른색의 호수여서 마치 깊은 산속에 하이킹을 다녀온 기분이다. 출장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는 무사히 일을 마쳤다는 안도감, 그리고 긴장대신 주-욱 발을 뻗고 누울 수 있는 집으로 간다는 사실에 발걸음마저 가볍다. 게다가 외국 출장 후에 조그만 선물이라도 사야하는 가벼운 부담이 늘 있는데 이번에는 원하는 것들을, 주로 소소한 먹을 것들이지만, 쉽게 구입할 수 있어서 뿌듯한 마음마저 든다. 이 여유로움은, 하지만, 채 십 분을 넘기지 못했다.

 

 

여행 가방을 수하물로 부치고 이 상점, 저 가게를 구경삼아 여유를 즐기다 탑승게이트에 도달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간 듯 한산하다. 출입구의 기계에 집어넣은 항공기 탑승권이 돌연 튀어나오면서 빨간 불이 깜박인다. 삐-하는 경보음에 주위 사람들이 모두 쳐다본다. 마치 상점입구의 도난방지 감지대에서 갑자기 울리는 경보소리에 놀란 도둑처럼 당황스럽다. 탑승권을 되돌려주는 여자승무원의 목소리가 딱딱하다. ‘보안검사실로 가라. 비행기는 정시에 떠난다’. 마치 너는 폭탄을 소지한 테러범이니 이 비행기를 탈 수 없다는 소리처럼 들린다.

 

 

부랴부랴 도착한 보안검사실은 공항의 구석진 곳에 있었다. 잠바차림의 두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선다. 불룩한 잠바사이로 얼핏 검은 것이 보인다. 권총 인 듯하다. 독일 억양에 가까운 영어로 왜 방송을 했는데 안 왔냐고 심문조로 묻는다. 그러고 보니 조금 전 안내방송에 ‘Kim’ 이란 단어가 들린듯하다. 하지만 설마 내 이름이 스위스 취리히 공항에 울려 퍼질 줄이야 상상이나 했겠는가. 사방이 둘러막힌 보안실의 한 가운데 책상에 낯익은 가방이 있다. 이름표도 열심히 붙여놓았던 내 여행가방 이다. 가방을 열라고 한다.

 

문득 내가 무슨 독일 게쉬타포 첩보영화의 한 장면 속에 있나하는 착각이 든다. 가방은 단출했다. 옷 몇 가지와 책, 그리고 공항근처 동네 슈퍼에서 구입한 치즈. 치즈는 포장이 없는 벽돌만한 크기였다. 일반인들이 직접 사서 먹는 치즈라 통째로 산 것인데 여행용가방에 놓여있는 그 모습을 보니 영락없는 다이너마이트 덩어리이다. 저것이 진짜 다이너마이트라면 비행기 하나는 쉽게 부술 수 있을 크기이다. 그제야 내가 왜 불려왔는지 파악을 한 나는 웃는 얼굴로 그건 먹는 치즈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내 뒤에 서있던 그들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있다. 그들이 다이너마이트라고 생각했다면 왜 뒤에 서있는 것인지, 내가 자폭테러리스트가 아닌 것을 어떻게 믿고 같이 서 있는지, 혹은 내가 그걸 건드리기라도 하면 총이라도 뽑을 것인지 궁금증이 많지만 그들은 여전히 말이 없다. 가까스로 찾아낸 슈퍼 영수증을 보여주어도 그들은 말이 없더니 무언가를 집어 들었다.

 

 

구석에 있는 금속 봉을 치즈덩어리에 대고 스위치를 켠다. 윙-소리가 나는 것이 진공청소기 같은 모습이다. 연결된 화면이 깜박거리면서 무슨 글자가 뜬다. 그제야 그들은 치즈를 이리 저리 눌러본다. 그리고는 가도 좋다고 한다. 나는 그 기기가 너무 고마웠다. 만약 그 기기가 아니었더라면 곤경에 빠질 수밖에 없다. 내가 그 덩어리를 먹는다 해도, 속을 다 파헤친다 해도 그것이 다이너마이트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방법은, 사실, 없었다. 테러리스트가 폭약 덩어리쯤은 쉽게 먹어 보일 수 있을 것 아닌가. 그 기기 덕분에 가까스로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기기의 이름을 물어보았다. ‘냄새분석을 통한 폭약 탐지기’. 나를 위기에서 구해준 그 위대한 기기는 두고두고 머리에 남아있다.

(사진; 공항 탐지견. 내 가방의 치즈냄새에 현혹되었나? 덕분에 테러범으로 몰리다)

 

 

2)후각, 가장 필요한 감각

 

 

취리히 공항에서 사용한 폭약탐지기의 원리는 간단하다. 폭약 혹은 치즈에서 나오는 냄새를 빨아들여서 이것을 화학물질 분석 장치, 예를 들면 GC, MS등을 사용해서 알려진 폭약과 비교하는 것이다. 만일 우연히 내가 구입한 치즈의 성분이 다이너마이트와 비슷했더라면 나는 아직도 스위스에서 못 돌아오고 있을지 모른다. 그나마 그 기기가 제대로 작동을 해서 다행이다. 내가 머물렀던 보안 감시실 에서 개를 본 기억은 없다. 만약 냄새를 맡는 개가 있었다면 그 녀석은 쉽게 다이너마이트와 치즈를 구분할 수 있을 터인데.. 아니면 혹시 배가 고픈 그 녀석이 치즈냄새에 현혹되어 내 가방에 주저앉아서 내가 폭탄 소지자로 불려간 것은 아닐까. 오만가지 추측이 들지만 원인은 간단하다. 벽돌만한 치즈가 엑스레이에 걸린 것이고 냄새분석기로 확인한 것뿐이다. 벽돌만한 치즈를 구입한 내가 잘못이다.

 

 

공항에서 마약이나 폭약을 탐지하는 탐지견은 후각 세포가 잘 발달되어 있다. 공항에서 적발되는 마약의 40% 이상을 탐지하는 개의 경우 후각은 인간의 만 배 정도 예민하다. 냄새를 맡는 비강의 면적도 76배, 후각세포도 44배나 되니 역시 냄새 맡는 능력에서는 가장 뛰어난 동물임에 틀림없다. 이런 능력으로 건물더미에 묻혀있는 사상자를 찾아내는 데에는 늘 뉴스감이다. 도망자를 추적하는 범죄 수사 영화에서도 추적견은 추적의 종결자이다. 이 개가 나타나면 범인이 당연히 잡힐 것으로 미리 예상해서 영화를 보는 재미가 없을 정도이다. 머리가 좋은 범인이라면 현장에서 지문을 지울게 아니라 냄새를 없애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마약탐지견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고도의 훈련이 필요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개도 모두 동물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피곤할 수도 있고, 아플 수도 있고 또 얼마나 많이 있는지를 알려주지는 않는다. 개의 후각만큼 예민한 냄새탐지장치를 만들 수는 없는가. 개를 데리고 오지 않아도 손에 들고 다니는 간단한 기기는 가능한가.

 

 

냄새는 인간의 오감 중에 가장 예민하다. 그윽한 커피 한잔에 사람의 마음이 편해지고, 붉은 색의 포도주 한잔에 하늘을 나는 기분이 되는 것은 향기가 좌우한다. 코가 막힌 상황이 되면 맛도, 멋도, 아무런 느낌도 없다. 후각이 인간다운 인간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최후의 감각 인 것 이다. 따라서 냄새와 연관되지 않은 산업은 거의 없다. 특히 식품, 환경, 화장품 등의 분야에서 냄새, 향기는 상품의 성공여부와 밀접하다.

 

 

냄새측정기기, 즉 전자코(electronic nose)는 많은 산업분야에서 필요하다. 어떤 물질을 용기에 담았을 때 용기의 물질과 반응하여 성분이 변하는지는 냄새의 변화로 쉽게, 효과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이렇게 냄새로 품질검사(QC)를 할 수 있는 분야는 많다. 예를 들면 생산과정에서 음식물이 변했는지는 전자코로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다른 방식, 예를 들면 성분물질의 화학적 분석은 여러 물질이 혼합되어 있는 식품의 경우 대단히 복잡하고 어렵다. 화장품의 성분이 변했는지 혹은 제대로 만들어졌는지도 냄새로 공장에서 간단히 점검할 수 있다.

 

 

악취나 공해물질의 존재여부도 측정가능하며 지하작업장에 늘 존재하는 위험한 가스를 모니터링 할 수도 있다. 화재발생시의 연기에 의한 냄새 측정도 우리를 화재에서 구할 수 있다. NASA에서는 우주선 실내에 축적되는 가스를 늘 모니터링 해야만 한다. 우주선내 암모니아 파이프가 누출되면 우주인이 위험하다. 비교적 암모니아 냄새에 민감한 인간도 50ppm이 넘어야만 알 수 있어서 좀 더 예민한 냄새측정기를 개발 중이다. 일본에서는 암세포가 포함된 조직과 건강한 조직을 구별 할 수 있는 개가 소개되었다. 의료분야에서는 사람의 체취만으로 건강을 알 수 있는 기기가 개발 중이다.

(사진; 후각은 인간이 인간일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감각이다. 맛은 냄새와 함께 온다)

 

 

3)동물의 코를 모방한 인공 전자코

 

 

-냄새를 맡는 원리, 노벨상을 타다-

 

 

사람의 코는 냄새를 비강이라는 곳에서 맡는다. 점액으로 늘 축축한 비강에 도달한 기체상태의 냄새분자는 냄새 수용체 (receptor)에 달라붙는다. 활성화된 수용체는 전기신호를 보내고 이 신호는 모아져서 다시 뇌로 보내진다. 2004 년, 노벨상은 이러한 후각의 원리를 밝힌 미국연구자에게 주어졌다. 같은 냄새는 같은 후각수용체와 신경세포, 신경줄을 통하여 모아지기 때문에 같은 냄새로 기억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우리가 10,000개 정도의 냄새에 대한 기억을 가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숫자가 잘 맞지 않는다. 인체에는 1000개의 후각관련 유전자가 있고 실제 수용체를 만드는 유전자는 이 중 350개이다. 나머지 650개는 유사하지만 작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서 진화과정에서 350개만이 발현되는 것이라 판단한다. 1개의 세포에 1개의 수용체가 있다. 따라서 350개 수용체로 10,000개의 냄새를 기억한다는 이야기는 1개의 냄새-1개의 수용체-1개의 후각세포 공식이 아니라 1개 냄새-여러개 수용체-여러 개 세포로 이해된다. 즉, 바나나 냄새는 1,3,5 수용체, 사과향은 1,7,10,11 수용체 이런 형태로 신경에 전달, 기억 될 것 이라는 것이다. 냄새는 몇 번 몇 번의 수용체들에 달라붙는가 하는 소위 패턴으로 인식된다. 1개의 수용체에 여러 개의 냄새분자가 달라붙을 수 있다.

 

 수용체는 비강 점막의 상피세포에 안테나처럼 돌출되어있다.(사진). 바다의 말미잘처럼 생긴 후각세포의 한 가지에는 같은 종류의 많은 수용체들이 늘어서 있고 기체분자가 붙어서 발생된 전기신호는 신경세포인 뉴런의 다른 끝인 axon을 거쳐서 뇌로 전달된다. 바닥의 줄기세포(Basal Cell)는 수용체를 만드는 세포인 뉴런을 평생 동안 계속 만들어낸다.

(사진; 후각시스템과 수용체 모습; 콧구멍상단에는 후각세포가 뇌로 연결되어 있다)
(사진; 말미잘같은 외부의 섬모에 연결된 세포는 신호를 전달한다)

 

 

-후각의 시작과 전달; 연못에 퍼지는 신경신호

 

 

후각수용체에 냄새분자가 달라붙어서 전기신호를 발생하는 과정은 좀 더 정교하다. 냄새분자는 휘발성기체분자로서 단백질인 수용체(receptor)와 특이적 결합을 하는 물질(Ligand)이다. 냄새 수용체는 세포막에 위치한 단백질분자로서 G 단백질 수용체(GPCR)의 한 종류이다. 리간드가 결합하면서 구조가 변한 G단백질이 AC단백질과 결합하면서 신호물질(cAMP)을 증가시킨다. 이 중간신호역할을 하는 물질은 이온을 통과시키는 막단백질을 다시 활성화시켜서 양이온(Na,Ca)이 막내부로 들어오게 한다. 평상시에 늘 전기적으로나 물질적으로 평형을 이루었던 막 주위의 평화가 깨지는 순간이다. 깨진 평화를 다시 회복하려고 음 이온을 내보내고 그러면 그 부분에 다시 전기와 물질의 평형이 깨지면서 이런 현상이 옆으로 퍼지게 된다. 한번 열렸던 부분은 계속 열려 있는 게 아니고 다시 닫힘으로서 전기신호물결은 한 방향으로만 전달된다. 마치 연못에 돌을 던지면 물결이 퍼져나간다. 아주 빠르게 전달되는 이 방법으로 지나가는 여인의 향수냄새를 순식간에 맡을 수 있게 된다.

(그림; 냄새분자가 수용체에 결합후 발생한 전기신호)
(사진; 위 신호는 신경axon을 따라 물결처럼 전달됨)

 

 

 

-전자코, 동물후각시스템을 모방하다-

 

 

전자코, 즉 인공냄새 센서는 동물의 후각시스템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 동물의 후각은 감지-전달-해석 (후각세포-신경세포-뇌), 3단계이다. 이런 3단계 후각전달을 그대로 인공코에도 적용하고 있어서 센서-신호변환기-해석장치 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 생물의 후각과 인공코의 구성). 이런 감각전달 방식은 생물체의 감각, 예를 들면, 시각, 미각, 통증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인공코의 연구, 개발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물론 센서의 개발이다.

 

 

냄새센서는 냄새분자가 어떤 물질에 흡착하면서 생기는 변화를 측정한다. 대표적인 센서로는 반도체, 전도성 고분자, 수정진동자, 생체수용체 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반도체를 이용하는 방법은 금속산화물을 함유하는 반도체공간으로 냄새분자가 지나가면서 산화, 환원 과정을 거치고 이 과정에서 전기신호가 발생한다. 이 전기신호는 냄새분자의 종류, 구조와 반도체내의 금속산화물 종류에 따라 여러 형태의 신호를 내보낸다. 이 신호는 냄새분자의 고유한 성질이어서 신호의 모습을 보고 어떤 물질인가를 판단할 수 있는 일종의 지문(finger print)이다.

 

 

전도성 고분자를 이용한 냄새센서는 비교적 실용화가 많이 진행되어 있다. 전도성 고분자란 전기가 흐르는 고분자이다. 이 고분자물질에 냄새분자가 접착이 되면 저항 및 전도도가 바뀌면서 전기신호가 발생한다. 전기신호의 발생은 냄새분자의 구조와 전기적 특성, 전도성 고분자의 구조와 전기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전기신호가 발생한다. 이 신호역시 냄새분자의 독특한 지문으로서 냄새분자를 확인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지금 NASA에서 우주선내의 냄새를 측정하는 기기도 이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즉 8개의 서로 다른 전도성 고분자를 사용하여 어떤 냄새분자가 8개 각각에서 보낸 전기신호를 기존 냄새의 전기신호와 비교하여 어떤 냄새인지를 확인한다. 고분자물질이 비교적 안정하고 쉽게 변형, 조작이 가능하고 첨가물에 따라 다양한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수정진동자 방법은 수정(Quartz Crystal)에 어떤 냄새 분자가 달라붙으면 이 미세한 무게의 변화에 의해서 진동수가 변화하는 것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진동수는 달라붙는 분자의 무게에따라 예민하게 변화한다. 따라서 냄새분자가 달라붙을 수 있는 여러 물질들을 각각의 진동자 표면에 입히고 여기에 냄새분자를 통과시킨다. 표면에 코팅된 물질의 종류, 두께 및 냄새분자의 구조에 따라 여러 진동자는 다양한 진동수의 변화를 보여주고 이것 역시 냄새분자의 고유지문 (finger print)이다.

 

 

최근 연구가 활발한 센서부분은 생체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위에서도 설명되었듯이 냄새는 비강의 후각세포, 그중에서도 외부로 노출된 수용체 단백질(receptor)에 달라붙어서 여러 과정을 거쳐 신호를 보낸다. 따라서 후각세포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수용체를 센서로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수용체를 이용하는 방법은 국내에서는 서울대 박태현교수 팀이 나노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방법은 냄새 수용체를 탄소나토 튜브위에 올려 놓는 방법이다.

(그림; 쥐의 냄새 수용체)
(그림; 전도성 고분자를 탄소나노튜브를 사용하여 냄새분자의 종류를 확인. 박태현 교수 그림)

 

 

냄새 수용체에 냄새분자가 달라붙으면 미세한 전기신호가 발생하는 데 이것을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하여 측정하는 것이다. 냄새 수용체는 막에 붙어있는 수용체로서 생산, 분리하기가 쉽지 않아서 다른 세포, 예를 들면 효모에서 생산하기도 한다. 이런 수용체를 수정진동자 (Quartz Crystal) 의 표면에 코팅을 해서 무게변화를 측정하는 방법도 시도되고 있다. 냄새 수용체를 직접 사용 하는 것이 힘들 경우 냄새 수용체를 다량으로 발현해서 그 세포 자체를 센서로 쓰거나 수용체가 포함된 세포막을 추출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인간의 냄새 수용체가

 

 

 

다른 화학적 센서보다 훨씬 예민하고 무엇보다도 정확해서 유사한 구조의 냄새분자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생체 수용체를 사용한 냄새센서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인체에는 347개의 냄새 수용체가 있고 하나의 냄새분자는 여러 개의 수용체에 달라붙고 한 수용체에는 여러 종류의 냄새 분자가 달라붙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몇 번 몇 번의 수용체에 달라붙는가를 후각의 신경세포인 Mitral 세포는 수집해서 두되에 보내고 두뇌는 이 정보를 그 물질의 냄새로 기억한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후각은 패턴으로 기억된다. 이 원리는 그대로 전자코에도 적용되어서 냄새분자에서 여러 종류의 센서(sensor array)에서 보내진 신호를 받아들이고 이것을 이미 알려진 냄새물질의 그것과 비교한다. 이러한 신호분석과정이 전자코의 마지막 단계이다.

(그림; 생체 후각시스템과 전자코의 냄새 패턴 인식 과정; 결국 냄새는 여러 성분이 오는 신호를 종합적으로 판단, 뇌에 기억한다)

 

4) 전자코, 사람의 건강을 진단하다

 

 

노인정 노인들의 걱정 중 하나는 손자들이 냄새난다고 안 올까 하는 것이다. 노인은 대사과정이 완전하지 않고 피부의 기능이 원할 하지 않음으로 해서 지방산의 분해과정에서 냄새가 나는 물질이 발생한다. 이른 바 노인 냄새 이다. 나이 들어가는 것도 서러운데 냄새난다고 구박을 받으니 마음의 큰 상처가 된다.

 

 

사람은 건강상태에 따라 여러 가지의 냄새를 발생시킨다. 이 냄새는 고대에서도 의료진단의 한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중국의 오래된 한의학에서도 진료는 4가지 감각에 의해서 행해야한다고 알려져 있다. 보고, 듣고, 물어보고 만져본다. 이 네 가지 중, 듣는 과정에서는 성대의 이상여부도 보지만 말하면서 발생되는 냄새를 맡는 것도 중요한 진단의 방법으로 취급된다. 질병에 따라 생기는 냄새에 대한 임상연구도 많다. 정신분열증의 경우 도파민 관련 효소의 이상으로 헥세노익산에 의한 냄새가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요로에 감염이 있을 경우, 휘발성 물질인 이소발린산으로 소변냄새가 고약하다. 사람이 내뱉는 숨, 즉 날숨에 포함된 물질은 몸 안 세포의 대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당뇨의 경우, 아세톤, 유방암의 경우 프로판올, 낭포성 섬유증의 경우 이스프렌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폐에 관련된 질병의 경우 폐암환자를 71%의 정확도를 가지고 진단할 수 있었다. 따라서 개가 신체조직에서 나오는 냄새를 가지고 폐암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질병과 냄새연구에서는 분석기기로 가스분석기(GC)와 질량분석기(MS), 혹은 두 가지를 겸해서 분석했다. 하지만 이런 분석기기는 휴대가 쉽지 않고 분석이 어려워서 전문가가 필요하다. 개발되고 있는 전자코를 사용한다면 좀 더 쉽게, 간단하게 그러나 더 정확하게 어떤 물질인지도 알수 있고 질병여부도 판단할 수 있다.

 

 

조만간 병원에 가면 의사가 ‘ 아, 입 벌리세요. 숨을 내 쉬세요’ 하고는 볼펜크기의 전자코 기기를 입에 댈지도 모른다. 그리고는 ‘ 유방암 증상이네요. 그런데 굉장히 강한 걸 보니 말기인가?’ 하는 진단을 내릴지도 모른다. ‘ ...난 남자 인데요.. 아침에 잔뜩 뿌린 수입향수때문인가요?. 말기암 오진단의 악몽이 코메디로 변하기를 바란다.

 

 

1m 지하의 값비싼 송로 버섯도 찾아내는 동물의 훌륭한 후각을 본 따 만든 전자코가 우리 생활에 깊숙하게 들어올 날이 멀지 않았다. 이제는 포도주의 냄새를 맡는 소몰리에의 직업이 없어지고 대신 전자코가 포도주의 향을 대신 맡고 변질여부도 알려 줄 날이 올지 모른다.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이유인 후각을 대신하여 냄새장애인 후맹증 장애를 치유할 날이 곧 올 것이다. 하지만 인간코를 대체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남아 있기는 하다. 어떤 냄새분자인지를 확인하는 일은 쉬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어디에선가 풍겨오는 구수한 냄새를 청국장 냄새라는 사람이 있고 무좀 걸린 발 냄새라고 싸우는 두 사람중 손을 들어줄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어떤 냄새가 어떤 형태로 뇌에 기억 되는가의 인지문제는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의미이다. 이 부분이 인공코를 사람의 후각으로 대체하는 데에 넘어야 할 산이다.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인간이 못 넘은 산이 지구에는 없다. 동물의 후각을 완전하게, 더 정교하게 만들 날이 바로 코앞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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