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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재미있는 바이오이야기/(7)자연모방기술-생활속 바이오

생활 속 바이오(9) 피부를 닮아라, 노화방지 화장품

by 바이오스토리 2013. 3. 14.

1)티벳 유목민 여인의 손짓

 

티벳 수도 라사에서 우리 일행은 벌써 며칠째 차량을 구하지 못하고 있었다. 불편한 숙소, 머리를 짓누르는 고소증, 찬물 목욕으로 얻은 감기로 파김치가 되어있는 나에게 며칠간의 기다림은 지친 몸을 달래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시간이었다.

 

평균고도가 4000미터인 티베트는 맑은 공기와 함께 그만큼 강한 햇빛을 받고 있다. 햇빛 속에는 물론 자외선도 포함되어 있다. 고도가 높으니만큼 자외선도 그만큼 강하다. 강한 자외선은 식물에도 해를 끼치게 되고 식물들은 스스로를 방어하려면 무언가를 생산해야 했다. 이런 식물속에는 자연히 자외선을 방어하는 물질이 있고 이는 기능성 화장품의 좋은 원료가 된다.

 

고산지역의 식물을 피부보호제로 연구해보고자 하는 이런 목적으로 티벳 변방의 시장을 다니기로 사박오일의 일정을 계획했다. 하지만 비가 오는 우기의 끝자락이다. 무너지 내린 산골길은 이미 험난한 길을 예고하고 있었다. 왁자지껄한 일행과 함께 방에 들어선 운전사는 일행과는 달리 의외로 말이 없는 50대 후반의 장씨였다. 나이만큼이나 오래됨직한 중고 토요타 지프는, 벌써 수년째 이 일을 했다고 하는 그의 낡은 잠바처럼 곳곳에 세월의 흔적을 가지고 있었다. 함께 온 여행사 일행들이 장마비로 무너진 비탈길과, 산사태로 길이 막혀 밤새운 이야기로 차량비용을 높게 받으려고 열을 올리고 있지만 무심히 담배만 피는 그의 얼굴은 누런 황토빛 흙이었다. 장씨처럼 도시에서 만난 사람이던 황량한 산길을 지나가다 마주치는 이곳 티벳농민들이던 주름패인 그들의 얼굴은 어릴 때 보았던 외할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 부단한 세월과 고단한 삶을 보여주는 하회탈속의 미소처럼.

 

시내를 벗어나면 쉽게 유목민을 만나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자갈이 드러난 산과 장마비로 패인 들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쉽게 만나리라 기대를 했던 우리가 잘못이었다. 티베트는 중국변방의 고산지대이다. 눈이 듬성듬성 덮인 산악지대인 만큼 주위는 온통 황량한 벌판이다. 인구밀도가 사방 1킬로에 1.6명. 우리나라 인구밀도의 1/300. 여의도만한 면적에 평균 서너 명이 사는 편이다. 그나마 티베트 수도인 라사에 몰려 있는 편이니 히말라야 근처에 가서 사람을 만나기란 길가다 수표를 우연히 줍기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마주 보이는 산은 나무라고는 무릎높이의 덤불 뿐, 거친 돌들이 금방 굴러 내릴 듯, 패인 고랑위에 걸려 있어서 그 속을 내보이고 있었다. 그 산과 도로 사이에 그나마 평지가 있는 곳에 소들이 뜸뜸이 보이고 이를 따라 다니는 목동들이 듬성듬성 떨어진 소들 사이로 보일 뿐이었다.

 

오전, 그리고 하루가 지나갈 무렵에 유목민 천막을 볼 수 있었다. 멀리 산 봉우리에는 하얀 눈이 모자처럼 덮여있고 그 자락의 끝머리에 개울이 있고 개울 따라 녹색의 풀이 듬성듬성한 곳에 유목민의 검은 천막이 보였다. 이곳을 다니는 차량이라고는 어쩌다 지나가는 관광지프가 하루 서너 대가 통과할 뿐 주위는 고요했다. 호기심 반, 사진욕심 반으로 다가간 천막에는 놀랍게도 여자 넷이 있었다. 70쯤의 노파, 40쯤의 며느리, 중학생 남짓한 소녀, 그리고 등에 업힌 어린 아이. 천막문틈 사이로 숨어버린 소녀는 눈만 빼꼼이 내놓고 우리를 내다보고 있었다. 얼핏 들여 본 텐트 안에는 시커먼 냄비하나와 불 땐 흔적, 그리고 넝마 같은 이불이 있는 것으로 보아 주변의 농가에서 임시로 나와 있거나 또 다른 천막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진;멀리 설산이 보이는 황량한 벌판에서 만난 티벳유목민 가족과 필자 일행)

 

 

그들이 손에 염주처럼 생긴 것을 빙글빙글 돌리는 것을 보면 티벳이 불교국가이고 민족의 대부분이 불교신자라는 것이 이해된다. 중국말이 안 통하는 티벳고유 말로 무어라 한다.  겨우 손짓발짓으로 사진을 찍자고 했는 데 의외로 쉽게 승낙한다. 소녀는 여전히 천막 속에서 얼굴만을 내밀고 있다. 사진을 찍고 돌아서는 일행을 붙잡는 것은 40쯤 되어보이는, 아니 얼굴의 주름을 헤치고 보면 어쩌면 20초반 일 것 같은 여인이었다. 손가락을 비비는 형태로 보아 돈을 달라는 것 같다.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 제스쳐를 이 여인이 쓰는 것으로 보아 본능적이거나 만국 공통의 제스쳐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든다. 어이가 없기도 하고 나같은 관광객이 너무 많이 이 여인을 문명화시켰구나 하는 씁쓸함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돈을 주었다. 하지만 받는 여인의 표정이 별로 반가워하지도 않는다. 고약함에 다시 돌아서는 데 계속 손가락으로 얼굴을 비비는 모양을 하며 우리를 붙잡는다. 같이 간 그 지역 교수의 도움을  받아서 겨우 알아들은 소리는 놀라웠다.

 

그 여인이 처음부터 원하고 있었던 것은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이었던 것이다.

 

먹을 것이라고는 텐트안의 식량 한 줌, 입을 것이라고는 때에 절은 남루한 옷, 가진 것이라고는 찌그러진 냄비와 주름 패인 거친 얼굴, 보아줄 사람이라고는 아무리 둘러봐도 사람하나 없는 벌판. 이 한 가운데서 이 여인이 처음부터 원하던 것이, 먹을 것도 입을 것도 돈도 아닌 화장품이라는 사실. 이 사실은 나를 무척 놀라게 하였고 도대체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어려운 문제를 던져주었다.

 

놀라움에 여인의 얼굴을 바라보자 문득 이 여인이 바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이고 그것은 다름 아닌 미(美)에 대한 본능적인 추구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이 본능은 여자이건 남자이건, 얼굴이 잘 났건 못 났건, 부유하건 가난하건, 로마시대이건 21세기이건 상관없이 온 사람의 뿌리 깊은 곳에 처음부터 잠재한 본능이다.

 

요즈음 웰빙시대라 하여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건강과 아름다움에 신경을 쓰는 추세이고 대부분의 상업 활동 또한 이를 따라간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순서이다. 배부르고 등 따스워야 아름다움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기본적인 욕구 이전에 미에 대한 본능이 있었던 것이다. 물에 비친 아름다운 본인의 자태를 사랑하다 수선화로 변신한 나르시스의 이야기가 신화라면 화장품이 쓰이기 시작한 것이 고대 이집트였다는 것은 역사로서 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동양인에게 흰 피부는 미의 상징으로 여기어졌다. 곰과 호랑이에게 준 쑥과 마늘이 피부를 희게 하는 과학적 기능이 있다는 사실은 환웅이 사람을 만들 때 흰 피부를 가진 사람을 만들고 싶어 했다는 믿지 못할 신화도 있다. 중국에서는 미인조건의 하나가 백옥 같은 흰 피부였다는 것은 문헌에 근거한 역사적 사실이다. 하지만 어릴 적 장롱 앞 화장대 선반에 놓인 “구리무”를 찍어서 쪼글쪼글한 얼굴에 바르며 즐거워하던 할머니의 기억은, 개인적이기는 하지만,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기도 하다.

 

어쩌면 “꽃을 든 남자”라는 브랜드의 화장품이 암시하듯 이제 화장품은 여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 본연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남녀 모두에게 필요한 것임을 티벳에서 만난 여인은 일깨워 주었다. 하지만 그리스 신화의 나르시스처럼 자기 아름다움에 빠져 꽃이 되어버릴 정도로 아름다우면 좋겠냐고, 나에게 묻는다면, 이미 그런 문제를 예견한 가수의 노래가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2)피부의 방어시스템과 노화방지 화장품

 

요즈음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다. 이것들의 선전을 보면 바르기만 하면 얼굴이 눈처럼 희게 되고 주름살이 다리미로 다린 것처럼 팽팽해져서 건강미가 넘치는 피부미인이 될 것 같은 기분이다. 광고속의 피부미인을 보고 있으라면 몇 년 전 티베트에서 만난 유목민 여인이 다시 생각난다. 얼굴에 바를 화장품을 달라던, 그을린, 그 앳된 얼굴.  아이를 업고 있는 앳된 여인의 사진을 볼 때마다 그을린 얼굴과 주름을 없애줄 화장품을 만들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사진에 있는 티베트 여인은 왜 검어지고 주름이 생긴 것일까? 혹시  그걸 없애 줄 수 있는 물질은 없는 것일까?

 

사람의 피부는 햇빛을 받으면 검어진다. 그것이 정상이다. 이것은 피부를 보호하기위한 인체의 절묘한 방어수단이다. 햇볕 속에 있는 강한 자외선을 받으면 피부의 제일 바깥쪽 (표피)에 있는 피부세포 (케라티노사이트)의 유전자가 해를 입는다. 유전자의 구조가 변한다. 몸속에 있는 유전자가 변하면 이건 큰일이다. 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피부세포의 유전자가 변하여 생기는 암 바로 피부암이다. 무섭다. 하지만 인체는 그리 쉽게 공격을 당하고만은 있지 않다. 자외선공격을 받으면 피부는 우선 급한 대로 바깥쪽 피부세포의 유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급히 방어물질을 만든다. 그것이 검은 색의 멜라닌이라는 색소이다. 이것으로 피부세포의 유전자가 있는 핵을 둘러싼다. 마치 어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 둥그렇게 원을 만드는 아프리카의 얼룩말처럼. 그러니 얼굴이 검어진다고 불평할 것이 아니다. 그렇게 방호물질을 잘 만드는 피부를 가짐에 감사해야 할 일이다.

 

 

(그림; 피부의 하단에 있는 피부세포(melanocyte)는 자외선을 받으면 색소주머니(melanosome)를 만들어 핵속의 유전자를 보호한다)
(사진; 화살표는 유전자가 있는 핵을 보호하는 멜라닌 색소(melanosome))

 

 

피부에서처럼 인체는 외부의 공격에 대한 보호 장치를 가지고 있다. 그것도 이중 삼중으로. 자외선에 대한 피부세포의 방어기작은 최소 세 가지가 있다. 위에서 보여준 멜라닌 방어색소로 유전자가 있는 핵을 둘러싸기, 이것은 피부세포에서만 보이는 특이한 현상이다. 두 번째는 유전자가 손상되었을 경우 다시 치료해서 원래로 돌려놓는 정교한 유전자 회복 장치. 그리고 세 번째로 자외선에 의하여 생기는 해로운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항산화 장치이다.

 

피부세포가 자외선을 받거나 강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세포내에서는 활성산소라는 해로운 물질이 발생한다. 활성산소 (ROS; Reactive Oxygen Species/ Free Oxygen Radical) 란 이름만큼 우리의 몸에 “활성”을 주지는 않는다. 반응성이 강하다는 의미의 “활성”이다. 그만큼 위험하다.

 

활성산소는 우리의 모든 세포내에서 평상시에도 만들어진다. 우리 몸 안에 있는 세포는 산소를 사용하여 호흡(respiration)이라는 것을 한다. 달리기를 할 경우 숨쉬기를 통하여 산소는 허파에 들어온다. 허파 내에서 혈관속의 헤모글로빈에 옮겨 진 후 세포로 전달되고 이 산소는 세포내의 많은 반응에 참여한다. 산소가 관여하는 반응은 대부분 산화작용이다. 즉 무언가를 태우는 반응이며 마라토너는 이때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하여 달리게 된다. 마치 자동차가 휘발유를 산소를 사용하여 태우면서 굴러가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문제는 세포내에서 사용되는 산소의 5% 정도가 완전 연소되지 않고 활성산소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완전 연소되면 이산화탄소와 물이 생기지만 불완전 연소 시 활성산소가 생긴다.  자동차 배기가스속에도 완전 연소되지 않은 불완전한 물질이 존재하는 것처럼.

 

대부분의 원자가 한 쌍의 전자를 가지는데 활성산소는 쌍을 이루지 않은 외톨이 전자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외톨이 전자를 가지는 종류를 라디칼 (radical) 이라고 부른다. 외톨이전자는 다른 물질과 아주 쉽게 반응을 할 만큼 반응성이 높다. 그래서 몸 안의 다른 물질, 예를 들면 지질(lipid)등을 산화시킨다. 공격을 당한 지질은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 결국 세포는 병이 드는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 몸은 달리면 달릴수록 더 많은 활성산소를 내는가? 그렇다. 마치 자동차가 과속을 하면 시커먼 연기가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달리기가 건강에 나쁘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여러가지가 복합된 것이 건강이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해를 입지 않고 빨리 달리려면 다른 기기들이 좋아야 한다.  몸도 마찬가지이다. 빨리 달려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잘 정비가 된 상황에서 달린다면 건강에 좋을 일이지만 미처 준비가 안된 경우라면 달린다는 것은 오히려 안 좋을 수가 있다. 따라서 동물의 입장에서 본다면 느린 호흡이 건강에는 좋다. 반면 몸 안의 세포가 빠른 속도로 일을 하는 꿀벌 등은 아주 수명이 짧다. 반면 천천히 일을 하는, 즉 대사속도가 느린 거북이 등은 장수를 한다. 그러니 우리도 장수하려면 천천히 몸을 반응시켜야한다. 마치 도를 닦는 수도자처럼.  성직자가 수명이 제일 긴 이유도 몸 안의 활성산소와도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림; 호흡속도와 수명간의 연관성. 호흡속도가 빠른 동물의 수명이 짧다)
(그림; 항산화제와 활성산소와의 줄다리기. 우리몸의 건강이 줄다리기에 달려있다)(출처; 생명공학연구원)

 

우리 몸은 하지만 그리 호락호락하게 만들어져 있지 않다. 호흡에 의해 발생된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는 시스템이 있다. 세포 안의 엔진인 미토콘드리아에서 발생된 활성산소는 여러가지 효소들이 관여해서 무해한 물질로 전환시킨다. 대표적인 항산화효소로는 SOD(SuperOxideDismutase), GPX(GluthathionePeroxidase)등이 있다. 이렇게 조직적으로 팀을 이루어 활성산소를 제거하기도 하지만 독립적으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물질도 있다. 코엔자임큐텐, 글루타치온 등과 같은 항산화제(anti-oxidant)이다.  항산화제란 본인이 산화되기 쉬워서 대신 산화되어 다른 물질의 산화를 막는 물질이다.

 

그러니 우리 몸은 항산화 효소와 코엔자임큐텐 같은 항산화 시스템이 방어를 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우리 몸이 병에 걸리는 가 아닌가는 얼마나 방어체계가 견고한가에 달려있다.  내부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호흡의 부산물인 활성산소, 외부에서 계속되는 스트레스 (자외선, 발암물질, 공해..)로 유발된 활성산소를 잘 제거한다면, 이들이 주로 해를 미치는 지질, 단백질 등 세포내 중요물질을 보호할 수있다. 결국 몸이 망가지는 것을 , 노화되는 것을, 막을 수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연유로 우리 몸의 건강을 돕는 방법의 하나는 항산화제가 들어간 식품을 자주 먹는 일이다. 붉은 색 당근은 베타카로틴이라는 물질을, 싱싱한 야채는 비타민 C를 공급해준다. 그러니 야채를 즐겨먹는 사람이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이야기이다. 건강한 사람은 피부도 건강하다. 피부는 우리 몸 세포의 일부이기 때문에 몸의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육체의 창이기도 하다.  우리몸이 건강할때는 혹은 젊을때에는 항산화시스템이 잘 돌아간다. 효소도 많이 만들어지고 항산화제도 많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세월이 우리몸을 약하게 하고 피부도, 따라서 항산화시스템이 약해진다.

 

기능성 화장품은, 특히 피부노화방지 화장품은 이런 인체의 방어시스템중 항산화시스템, 그중에서도 항산화제에 의한 방어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항산화효소 시스템을 적용할 수있으면 좋지만 항산화제를 사용하는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러면 화장품속에 무엇이 들어가면 피부세포에 좋을까? 당연히 항산화제이다. 피부는 끊임없이 외부로부터 공격을 당한다. 자외선이 대표적이다. 자외선은 피부세포에 활성산소를 포함하는 많은 종류의 외톨이 전자를 가지는 라디칼(radical)을 만든다. 이 활성산소를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피부는 늙고 검어진다. 왜냐면 활성산소가 발생되면 피부는 위험상황임을 알고 여러 가지 구조 신호를 다른 세포에게 보낸다. 그러면 검은색의 멜라닌 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져 자외선으로부터 유전자와 다른 세포내의 물질 등을 보호하려한다. 햇볕에 얼굴이 검어지는 셈이다. 또한 위험신호는 피부의 아래쪽에 있는 세포에게도 전해져서 피부를 탱탱하게 유지하는 콜라겐, 엘라스틴 같은 단백질 등을 분해 시킨다. 팽팽한 피부를 유지하던 바탕이 무너지니 잔주름이 생기게 된다. 이것이 반복되면 깊은 주름이 생긴다. 얼굴에 주름이 늘어갈수록 매일 거울을 보는 사람의 수심도 깊어지고 한숨도 늘어난다.

 

얼굴에 항산화제를 공급하기 위해서 매일 저녁 얼굴에 공을 들이는 것도 현명하다. 녹차가루는 아주 훌륭한 항산화제등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얼굴에 팩을 해서 항산화제를 공급하면 당연히 피부세포가 건강해진다. 다만 매일 팩을 하기가 쉽지 않으니 우리는 화장품을 사용한다. 항산화제가 들어있는 화장품을 만들기는 좀더 고급기술을 요한다. 기능성 화장품이라 불리는 것들은 좋은 항산화제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항산화제는 보통 불안정하다. 산화를 방지하려면 스스로 산화를 대신 해야 하는 성격 때문에 화장품처럼 집안에 늘 놔두는 경우에는 항산화제가 자동으로 산화되지 않도록 막으로 둘러싸거나 다른 것에 붙여서 안정성을 높여야한다. 화장품연구에 여러 분야의 과학자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코엔자임큐텐같은 항산화제는 그럼 어디에서 만들어야하나? 이 물질은 우리 몸에도 존재하고 다른 동, 식물에게도 있다. 하지만 이런데서 만들려고 하면 세포내의 양이 적어서 너무 가격이 비싸진다. 더구나 화장품 같은 곳에 사용하려면 대량으로 쉽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다행이 과학자들은 효모 같은 미생물에도 이와 유사한 물질이 있고 이를 다량으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더구나 피부 침투 율도 좋다고 하니 화장품에 사용하기에는 적격이다. 바야흐로 기능성 화장품의 세상이 열리는 순간이다.

 

티베트 유목민 아낙네의 사진을 본다. 돈보다도 더 절실하게 아름다워짐을 바라던 여인. 그 아낙네는 중국의 서시 같은 미인이 되기를 원하면서 화장품을 달라고 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리 큰 욕심은 없었는지 모른다. 다만 얼굴에 거뭇거뭇 생긴 반점만이 안 생기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주름이 역력한 친어머니의 얼굴에서 주름을 없애주고 싶은 갸륵한 마음이었는지도 모른다.

아이를 등에 업고 있는 앳된 여인의 손에 피부보호용 화장품을 들려주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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