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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바이오화장품이야기/(2)바이오화장품 이야기

1-1: 티베트 유목민 여인이 원하던 건 흰 얼굴(멜라닌 색소생성)

by 바이오스토리 2021. 10. 26.

 

1-1: 티베트 유목민 여인이 원하던 건 흰 얼굴(멜라닌 색소생성)

 

30년 전 방문한 중국서부 티베트(서장성)는 허허벌판이었다. 수도인 라사 공항은 야전비행장을 연상케 한다. 티베트 8월은 우기다. 엊그제 내린 비로 주위 강에 물이 넘친다. 나무한그루 없는 산을 갉아 내린 듯 강물은 온통 황토 물이다. 중국 서쪽 변방지역인 이곳을 힘들여 찾은 이유는 피부자외선을 막는 식물을 찾기 위해서다. 티베트는 3천 미터 고지다. 높아지면 자외선이 강해진다. 이곳 식물들도 강한 자외선을 받는다. 당연히 방어시스템이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자외선 차단제 화장품원료로 흰 가루(TiO2: 티타늄옥사이드)를 사용하지만 이건 단순 자외선 차단이다. 자외선을 받았을 때 고지식물은 어떻게 대처할까. 무슨 특별한 방법으로 자외선 해로움을 없애지 않을까. 이걸 피부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연구여행에 동행한 사람이 있다. 한국과학기술원 K박사다. 그는 연구자이면서 전도사다. 중국연변 과기대를 통해 이곳 티베트에 수차례 방문했었다. 연변과기대 교수들은 전도에 관심이 많다. 특히 티베트는 중국 공산당에 저항한 불교국가였다. 기독교 불모지인 이곳에 교회를 세우는 것이 K교수 꿈이자 소명이다. 필자와 그는 각기 다른 목적으로 같은 티베트를 방문한 셈이다. 이곳은 영어가 거의 안 통한다. 중국어에 능통한 K교수 없이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는 곳이 티베트다.

 

수도라고 하지만 20분만 걸으면 바로 벌판이다. 벌판에서 유목민을 쉽게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건 오산이었다. 그건 TV 속 이야기다. 렌터카로 40분을 달려서야 벌판에 텐트 하나를 발견했다. 얼굴에 주름이 오글오글한 할머니와 젊은 아낙네, 그리고 등에 업힌 아기가 유목민 전부다. 젊은 아낙네는 얼굴에 기미가 가득하다. 자세히 보면 십대 후반정도다. 남정네들은 근처 야산에서 야크를 돌보고 있다한다. 사진을 찍고 돌아서려는데 젊은 아낙네가 손가락을 비비는 몸짓을 보인다. 감사 표시로 이미 돈은 주었는데 더 달라는 가? 아니었다. 얼굴에 바를 것을 달라는 거다. 어리둥절했다. 사방 10킬로에 보아줄 사람 아무도 없는 이 허허벌판에서 얼굴에 바를 것을 달란다. 뉴요커나 티베트 유목민이나 모두 같은 소망을 가지고 산다. 피부가 고왔으면 하는 소망이다. 피부가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기 때문이다. 주름이 가득한 어머니나 검게 그을린 딸에게 화장품은 더 이상 사치가 아닌 필수품이었다.

 

생활자외선과 레져자외선

티베트 고산에 내리쬐는 자외선은 이곳 사람들 피부에 검고 깊은 주름을 남겼다. 왜 자외선은 주름과 기미를 동시에 만들까. 이를 알면 피부노화방지와 미백기능 화장품을 동시에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A, B, C로 나뉜다. C는 가장 짧다. 따라서 가장 강하다. 하지만 대기층에서 흡수되고 지구상에 도달하지는 않는다. A는 파장이 길다. 대신 세기는 약하다. 하지만 파장이 길어서 피부 깊숙이 침투한다. 진피바닥까지 들어온다. 긴 파장은 유리도 통과한다. 생활 속에서 늘 노출된다 해서 A생활자외선이라 불린다. 햇볕이 있는 곳엔 자외선이 있다. 자동차 내부에서도 자외선에 노출되는 이유다. 반면 B는 파장이 A보다 짧다. 표피-진피 경계면까지만 침투된다. 하지만 A보다는 강해서 세포 속 DNA가 손상을 입는다. 화상을 입기도 한다. 자외선 A, B는 모두 피부에 영향을 준다. 진피 속 콜라겐을 변형시킨다. 주름이 생긴다. 얼굴이 그을린다. 기미가 생기는 원인이다. 기미는 왜 생길까.

 

자외선을 받은 세포들은 비상이다. 피부세포 DNA가 파괴되게 생겼기 때문이다. 즉 자외선은 피부 속 물질을 강하게 내리 찍으면서 화학적으로 활성산소(ROS: Reactive Oxygen Species)를 만든다. 활성산소는 반응성이 강한 유해물질이다. 이 물질신호를 받은 피부는 세포 DNA가 자외선에 의해 깨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자외선방어를 위해 검정색소를 만든다. 멜라닌 색소다. 이 물질은 피부바닥에 있는 멜라닌세포에서 만들어진다. 멜라닌은 각질세포로 전달된다. 각질세포는 피부바닥에서 생성된 후 4주 만에 피부위로 올라와서 피부장벽, 즉 각질을 만든다. 멜라닌은 표피방향으로 올라가는 세포 따라 피부외곽으로 퍼진다. 피부장벽자체가 검어지고 얼굴이 검어지는 셈이다. 이런 멜라닌이 없으면 DNA는 돌연변이가 생긴다. 정상으로 수선되지 않으면 피부암이 발생한다. 결국 피부가 검어지는 건 자외선을 막으려는 자연 방어현상이다.

 

티베트 높은 지대 식물들은 어떻게 방어할까. 식물 잎이 사람처럼 검어지지는 않는다. 대신 자외선을 차단·흡수하는 물질과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제를 만든다. 돌연변이가 생긴 DNA를 수리하는 효소를 만든다. 이런 방어기술들을 자외선방어 화장품에 집어넣는다. 이게 기능성 화장품이다. 주름방지와 미백기능을 동시에 가진 기능성화장품을 만든다. 자외선방어 화장품으로 티베트 유목민 주름과 기미가 사라졌으면 한다.

 

 

피부와 자외선

사진1-1: 피부구조: 표피, 진피, 피하지방으로 구성되고 모발, 땀샘(한선)등이 있다

 

 

자외선 종류

자외선 C(100-280nm)는 성층권에서 흡수되어 지상에는 도달하지 않는다. B(280-315nm )는 표피하단까지, A(315-400nm)는 진피하단까지 침투한다. 강한 BDNA 손상을 입혀 돌연변이 염기(T-T dimer: 사진)를 만들고 화상을 입힌다. A는 피부노화를 촉진한다.

 

사진1-2: 자외선 파장 길이에 따라 지구 도달정도가 다르다

 

 

 

사진 1-3: 자외선 피부침투 깊이: A는 진피바닥까지, B는 표피/진피 경계까지.

 

사진 1-4: 티베트유목민 여인들과 텐트 앞에서 (: 필자, : 한국생명공학원 K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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