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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재미있는 바이오이야기/(7)자연모방기술-생활속 바이오

생활 속 바이오(27) 나무에서 열리는 플라스틱; 흰개미의 지구살리기

by 바이오스토리 2013. 3. 15.

 

미국에서 집을 사는 경우 꼭 살펴봐야 하는 것이 있다. 바퀴벌레와 흰 개미이다. 바퀴벌레야 징그럽다는 것, 병을 옮길 수도 있다는 것, 가끔 먹는 물통에 빠질 수 있다는 것 이외에는 집 자체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흰 개미는 다르다. 자칫 집 자체를 무너지게 할 수도 있다. 오죽하면 흰개미 처리 회사가 성업 중일까. 집 자체를 쓰러지게 만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이 목재를 먹어치우는 속도가 대단해서 목조건물이 많은 미국의 집들 기둥을 흔들거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같은 조상이라고 알려진 바퀴와 흰 개미. 가장 오랫동안 살아남은 곤충인 바퀴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이 지구에서 살아 남을수 있는 가를 가르쳐준다. 그럼 흰 개미는 무엇을 한 수 가르쳐줄까? 목재를 갉아먹는 능력이다. 이 능력으로 사람들은 원유를 대체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아마도 흰개미는 플라스틱을 나무에서 만들 수 있게 할 것이다.

 

자연이 만든 당구공, 인간이 만들다; 플라스틱의 등장

 

당구의 묘미는 맞는 순간의 경쾌한 소리와 튕겨져 나오는 탄력성이다. 이 묘미는 최초의 당구공이 상아로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상아의 단단함과 반발력으로 당구는 18세기 미국의 중요한 놀이가 되었다. 하지만 상아의 주 공급원인 코끼리가 부족해지면서 당구공을 만드는 회사에는 비상이 걸렸다. 해결책은 만 달러 현상금. 당시 거금이던 현상금과 한 과학자의 집념어린 10년간의 도전으로 인간이 만든 당구공이 등장했다. 플라스틱이 세상에 첫 선을 보인 것이다.

 

이 물질 저 물질을 섞어서 우연히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그 후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다. 자연에서 얻은 물질로 생활을 하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신기한 물건들이 나타난 것이다. 1940년 나일론이 발명되었다. 잡아당기면 늘어나는 신축성을 가진 나일론은 스타킹을 만들면서 그 용도가 폭발하였다. 하루 백만 켤레가 팔린 나일론 스타킹은 그 뒤 여인들의 발을 평생 동안 감싸주는 필수품이 되었고 인공 합성 섬유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지하의 원유에서 나오는 물질들이 지상의 사람들에게 물질의 풍요로움을 알려주는 산업혁명의 시작점이었다.(그림; 나일론 스타킹; 플라스틱 시대의 도래)

    

 

(사진; 나일론 스타킹; 플라스틱 시대의 도래)

   

플라스틱은 온 지구에 퍼져나갔다.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물건에 싸여 있음을 안다. 전화기, TV, 바닥의 장판, 입는 옷, 쓰는 잉크, 부엌의 그릇, 정원의 호스... 오죽하면 창조주가 세상을 만들 때 유일하게 빼먹은 물건이 플라스틱이란 우스개소리가 나왔을까. 하지만 창조주는 나무, 풀등을 최초에 만들면서 플라스틱을 리스트에 넣지 않았다. 아마 너무 많은 것을 처음부터 다 만들어주면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한 능력개발을 못할 것이라고 미리 짐작을 하셨나보다. 그래서 코끼리의 상아를 주어서 당구공을 만들어 보도록 하신 이유가 아닐까? 이제 창조주가 다시 문제를 냈다. 당구공을 만드는 플라스틱 원료의 샘물인 원유가 말라 간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다시 현상금을 걸었다.

 

“원유를 대신하여 플라스틱을 만드는 사람에게 ‘지구의 어머니’라는 칭호를 부여 합니다”

 

지구의 어머니란 호칭은 지구를 구한다는 의미이다. 얼마 전에 유행한 만화영화의 제목, 즉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5형제’가 되어서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 많은 지원자가 나섰다. 그 중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자는 흰개미이다. 목재주택을 위협하는 악명의 흰 개미가 지구의 구원자로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인간이 만든 당구공, 다시 자연이 만든다

 

태평양 상공을 비행하던 한 조종사가 커다란 섬을 발견했다. 남한 크기의 14배에 해당하는 이 섬은 새로운 섬이 아닌 쓰레기 더미였다. 태평양의 조류가 한 곳에 돌면서 바다의 쓰레기를 모은 것이다. 그 중의 90%는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은 썩지 않는다. 즉 땅속에 묻어도 땅속의 미생물에 의해서 분해되지 않는다. 결국 소각을 해야 하는데 많은 비용과 공해물질이 발생한다. 이제 문명의 이기가 문명의 목을 죄고 있는 셈이다. 생분해되는 플라스틱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큰 숙제로 다가왔다. 생분해를 시키는 연구는 크게 두 방향이다.

 

한 가지는 플라스틱에 녹말가루 같은 것을 섞는 방법이다. 간단한 방법이고 저렴하지만 플라스틱의 세기가 약해진다. 두 번째는 플라스틱 원료를 생분해되는 것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플라스틱의 세기는 유지 될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싸진다. 이 원료를 값싸게 얻는 방법이 없을까? 혹시 분해의 왕인 흰 개미는 답을 알고 있지 않을까? (그림; 썩는 플라스틱)

    

흰 개미는 그 답이 나무에 있다고 가르쳐 준다. 나무를 분해하면 많은 물질들이 나오는데 그것을 조금만 바꾸면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나무의 주 원료는 셀룰로스라고 하는 딱딱한 결정이다. 이것을 잘게 부수어서 포도당으로 만드는 것이 흰 개미의 주 전공이다. 물론 흰개미의 장내에 있는 박테리아들이 이 일을 담당한다. 포도당으로 만들어지면 이것을 다른 박테리아등이 중간물질인 젖산으로 만들거나 연료인 에탄올로 만들 수도 있다. 한 마디로 나무를 원유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젖산으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생분해도 잘된다. 생분해도 되고 원료도 쉽게 얻을 수 있다. 이제 창조주가 낸 두 번째 문제에 답을 쓸 시간이다. 비록 당구공에서 시작한 것이 플라스틱이지만 이제 우리 생활에서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생각할 수는 없다. 일회용 주사기, 일회용 반찬그릇 모두 생분해되는 플라스틱으로 바꿀 수 있다. 앞에 보이는 산의 나무들이 미래의 원유가 되는 것이다. (사진; 흰 개미의 나무분해와 원료생산)

(사진; 썩는 플라스틱병)
(사진; 나무를 갉아먹는 흰개미의 분해능력)

    

 

 

 

바이오매스, 미래의 원유

 

나무를 미래의 원유로 쓰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자라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나무 하나 키우는데 20년이 걸린다. 빠른 속도로 자라는 식물은 없을까? 몇 달 만에 쑥쑥 자라는 옥수수는 어떤가? 좋기는 한데 옥수수를 공산품의 원료인 플라스틱이나 차량의 기름으로 사용하면 옥수수 값이 요동친다. 사람들이 먹는 식량으로 에너지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즉 방을 데우려고 벼를 태울 수는 없다. 태우는 것, 즉 에너지용 식물은 먹을 수 없는 것을 사용해야 경쟁력이 있다. 예를 들면 갈대 같은 것이다. 나무, 옥수수, 갈대 등과 같이 물건이나 연료의 원료 등으로 쓰이는 식물을 통 털어서 바이오매스(Biomass)라고 부른다. 이때의 ‘바이오매스’의 의미는 원료로서의 식물을 의미한다. 이 바이오매스는 지구 전체의 순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햇볕을 이용하여 고구마 같은 식물, 즉 바이오매스로 만든다. 이것을 사람이 사용하거나 자연 분해되어 다시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로 보낸다 (사진; 지구의 탄소 순환).

 

 

 

  

(탄소는 돌고돈다; 지구의 탄소순환)

 

이렇다면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햄버거의 고기는 공룡의 뒷다리살 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지금치고 있는 당구공도 먼 옛날 시조새의 뼈였는지도 모른다. 아니 맞다. 결국 지구라는 온실 내에서 돌고 도는 것이 탄소라는 것이다. 이런 자연스런 순환이 내내 이어져왔다. 그런데 최근 문제가 생긴 것이다. 사람들이 너무 많은 이산화탄소를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공장 등이 많아지고 자주 더운 물 샤워를 해대면서 에너지인 원유를 써 대기 시작한 결과이다. 이른 바 온실가스의 증가로 지구 기온이 올라가면서 북극곰이 갈 곳이 없어지고 해안의 물높이가 높아지는 기상 이변이 발생한다. 이에 대한 해답은 간단하다. 자연으로 돌아가면 된다. 그 key는 바이오매스에 있다. 이산화탄소를 잡아서 나무로 만들면 그게 원유이고 플라스틱의 원료이다.

 

이제는 플라스틱이 나무에서 열리고 스타킹을 갈대에서 만드는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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