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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재미있는 바이오이야기/(6)사이언스올(창의재단) 바이오에세이

밥맛 있는 이유! 쌀에 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2. 5.

밥맛 있는 이유! 쌀에 있다.

 

 

정말 맛있는 밥은 다른 반찬 없이 밥만 먹어도 맛있다는 말이 있다. 이 말에 나는 적극 동감한다. 좋은 쌀로 지은 밥은 밥알 하나하나에 기름을 칠해 놓은 듯 윤기가 좌르르 흐르고 고소하고 포근한 좋은 냄새마저 난다. 한 수저 떠서 입안에 넣고 맛보면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느껴지면서 반찬 없이 맨밥만 한 공기 뚝딱 해치울 수 있을 정도다. 쌀이 귀하던 시절 하얀 쌀밥은 늘 부의 상징이었다. 어쩌다 생일에나 한 번 먹을 수 있었던 쌀밥이 지금은 건강의 이유로 혼식에 그 색이 가려져 버렸지만, 나에게 밥하면 여전히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흰 쌀밥이다. 올해는 유난히 추석이 빨라서 햅쌀밥을 맛보지 못했는데, 해마다 추석이 다가오기 전 가을 곡식을 거둬들여 그 햇곡식으로 밥을 짓고 떡을 만들어 먹는 것이 우리나라의 오래된 풍습이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지역에서 밥맛은 우리나라를 따라 올 곳이 없을 것이다. 그 중 경기도 이천지역에서 나는 이천 쌀은 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조선시대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이천 쌀의 명성은 지금까지 맥락을 이어오고 있다. 임원경제지를 저술한 조선의 실학자 서유구는 이천에서 생산하는 쌀이 우수하다.’라고 기록하고 있고 신증동국여지승람이천 편에는 성종219월 성종이 세종의 능에 성묘한 후 환궁하던 중 이천부사 복승정이 수라상을 올리면서 진상미가 됐다는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 쌀의 소비량이 현저히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의 주식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쌀이다. 그렇기에 단연 쌀농사를 짓는 곳도 전국적으로 많을 텐데, 유독 이천 쌀만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가 되었을까? 그건 바로 이천의 지리적 여건과 기후적 요인에 의해 쌀 재배 환경이 가장 좋다는 의견이다.

 

가족과 함께 동남아로 여행을 갔을 때 가장 곤혹을 치른 것은 바로 밥이 입맛에 안 맞아서였다. 끈기와 찰기가 도는 우리나라 밥과 달리 후 불면 힘없이 픽픽 날아가는 푸석푸석한 밥맛은 매 끼니때마다 우리가족을 고역에 시달리게 했었다. 이렇게 지역마다 밥맛이 다른 것은 바로 쌀의 품종이 다르기 때문이다. 좋은 밥맛을 내려면 당연히 쌀이 좋아야 한다. 쌀은 국적, 산지, 품종, 벼의 재배 여건 심지어 어느 시기에 수확 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럼 품질 좋은 쌀로 밥을 지으면 밥맛이 다 좋아 지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좋은 쌀을 구했다고 하더라도 밥을 짓는 과정에서 그 밥맛이 달라지기도 한다. 쌀을 불리는 시간의 정도와 적절한 물의 양, 뜸 들이는 정도에 따라 밥맛은 천차만별 달라진다. 밥이라는 것이 그냥 쌀을 씻어 안치면 저절로 밥맛이 결정되는 것이 아닌 과학의 비밀이 숨어있는 것이다.

 

밥을 하려면 우선 쌀을 씻어야 한다. 쌀알을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보면 일정한 주름사이에 먼지와 쌀겨가 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무리 도정을 잘 해도 쌀의 표면에 남아 있는쌀겨를 완벽하게 제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쌀겨가 남아 있으면 쌀겨의 거친 표면의 식감으로 꺼칠함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건강을 위해 찾아 먹는 현미의 식감을 생각하면 금방 알 수 있다. 현미는 백미와 달리 쌀겨를 완전히 벗겨내지 않았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 현미식을 하지만 식감 때문에 멀리 하는 사람들이 많다.

 

쌀알에 묻어 있는 먼지는 한두 번만 털면 금방 떨어지지만, 이 쌀겨는 웬만한 힘을 주지 않으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쌀을 씻을 때 벅벅 문지르게 되는데, 그렇다고 너무 또 힘을 주면 쌀알이 부서져 버리는 애로사항이 있다. 적당한 힘 조절. 이러니 밥하나 짓는데도 과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쌀을 씻은 물은 되도록 빨리 버리는 것이 좋다. 쌀은 물을 흡수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쌀에 있는 전분은 물을 흡수하는 성질이 강해서 씻은 물을 다시 흡수하기 때문에 밥맛이 떨어진다.

 

쌀뜨물이 환경오염을 부추긴다는 의견이 있다. 쌀의 주성분은 녹말인데, 산소를 좋아하는 미생물인 호기성 미생물은 녹말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한다. 쌀뜨물이 하천으로 흘러 들어갈 경우 호기성 미생물의 활동으로 인해 산소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되면 하천에 살고 있는 생물들이 살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수질오염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쌀뜨물이 하천으로 흘러 들어갔을 경우 산소요구량을 보니 3000ppm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 됐다. 물고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이 되려면 보통 5ppm인 것을 감안해 보면 실로 매우 높은 수치 인 것이다. 거기에 하루 가정에서 하천으로 버려지는 쌀뜨물의 양을 생각 해 보면 그냥 넘어 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닌 듯하다.

 

이런 쌀뜨물을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었는데, 쌀뜨물에는 쌀에서 빠져 나온 비타민과 지질, 전분질 등이 녹아 있어 찌개나 국 등 국물요리에 사용하면 더욱 맛있고 감칠맛 나는 요리를 할 수 있다. , 고등어나 꽁치처럼 비린내가 심한 생선을 굽기 전에 쌀뜨물에 잠시 담갔다가 요리하면 비린내도 잡고 생선의 육질이 부드러워진다. 또한 갈변하기 쉬운 우엉을 보관할 때 쌀뜨물을 이용하면 쌀뜨물 속의 전분이 우엉의 표면을 코팅해주어서 갈변하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영양분 파괴를 막아 준다. 자칫 조리 하기 전 손질을 잘못 하면 아린 맛이 도는 도라지를 쌀뜨물에 잠시 담가 두었다가 볶으면 쌀뜨물이 도라지의 당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아린 맛은 줄어들고 부드러운 식감을 내게 한다고 한다.

백옥처럼 고운 피부로 가꾸고 싶다면 오늘부터 쌀뜨물을 하수구에 그냥 버리지 말고 활용해 보면 좋겠다. 쌀뜨물에는 피부 미용에 좋은 미네랄, 비타민B1, 비타민B2, 철분 등 수용성 영양분이 그대로 녹아 있는데 쌀뜨물로 세안을 하면 이 영양성분들이 피부에 그대로 전달 되어 피부 관리에 더 없이 좋다. 질풍노도 청소년들의 고민거리 중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피부 트러블 여드름인데, 쌀뜨물로 세안하면 피부의 노폐물을 깨끗이 제거 해 줄 뿐 아니라 화농성 여드름의 염증을 가라앉혀 주어 피부를 청결 하게 가꾸어 준다. 하지만 이처럼 쌀뜨물을 활용할 땐 처음 씻어내는 물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처음 씻은 쌀뜨물에는 불순물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지금 이천은 이제 곧 수확을 앞둔 벼이삭들로 황금빛으로 가득 할 것이다. 봄에 벼이삭을 뿌려 뙤약볕에 타 들어 가는 논에 물을 대고, 태풍에 스러진 벼를 다시 세우는 농부의 묵묵한 인내. 조금만 힘들어도 포기하고 조그만 바라에도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농부의 인내를 배우라고 말해주고 싶다.

 

 

본 콘텐츠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재원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성과물입니다.

 

자료출처

WITH http://sungong7.net/rice/knowledge01.htm

최고의 밥맛 http://news.donga.com/3/all/20090420/8722003/1

이천 신문 http://www.icnews.kr/news/article.html?no=127

한가위 햅쌀밥, 더 맛있는 이유 http://www.hani.co.kr/arti/science/kistiscience/55425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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