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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재미있는 바이오이야기/(6)사이언스올(창의재단) 바이오에세이

건강한 에코푸드 콩나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1. 29.

 

건강한 에코푸드 콩나물.

 

 

아내가 아침상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다. 한 김 잘 익은 콩나물 냄새가 집안 공기를 가득 채운 것을 보니 볼 것도 없이 오늘 아침은 분명 말간 콩나물국에 매콤한 콩나물 무침일 것이다. 어제 오랜만에 만난 동창들과의 즐거웠던 한 잔의 숙취를 달래주기 위한 아내의 마음 씀씀이가 가득 느껴지는 아침이다. 멸치국물에 말갛게 우려낸 콩나물국에 내 취향에 맞게 고춧가루를 타서 한 모금 삼켜본다. 시원하다. 어린아이와 외국인들은 도무지 이해 할 수 없다는 맛의 표현 뜨거운 국물을 마시며 ~원하다.’ 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렇게 콩나물국은 우리나라 애주가들의 불편한 아침 속을 달래주는 해장국 중 하나로 사랑을 받아 오고 있다.

 

국으로도 밥반찬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가격까지 저렴해서 서민들의 빠듯한 살림의 일등공신 하고 있는 콩나물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식재료 중 하나로, 그늘에서 발아시킨 대두의 뿌리를 자라게 한 것을 말한다. 원래 콩의 원산지는 고구려 조상이 살던 만주 지방이었다고 한다. 이름에도 알 수 있듯 두만강(豆滿江)은 그 지역에 예부터 콩()이 많다고(滿)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나라에선 콩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있는데, 콩으로 메주를 쑤어 장을 담그고, 콩을 담은 시루를 응달에서 콩나물을 길러 먹었으며, 콩을 삶아 갈아 두부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그렇게 콩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중요한 단백질 섭취를 도와 왔다. 우리나라와 이웃한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콩을 많이 섭취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콩을 콩나물로 길러 먹는 곳은 없다. 중화요리에 감초처럼 등장하는 숙주나물은 녹두를 기른 것인데, 숙주나물을 먹으면서 콩나물은 먹지 않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아삭아삭하고 고소한 콩나물의 맛은 숙주나물보다 더 맛있는데 말이다.

 

중국 도홍경이 쓴 신농본초경집주(神農本草經集注)’라는 책에 보면 콩나물에 대한 기록이 있다. 기록에 황권(黃券)이라는 약재가 있는데 황권은 콩에서 나온 싹을 말린 것으로 지금의 콩나물과 같다고 볼 수 있다. 황권은 위 속의 열을 내리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쓰여 있는데, 아마도 술을 마신 후 속에서 위가 불편하고 열이 날 때 콩나물을 먹으면 속이 편안해 진다는 이유와 같다. 이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듯 중국에서 콩나물은 반찬이 아닌 액재로 사용되었다는 것이 짐작된다. 책에 기록된 황권을 복용하는 방법으로 끓여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였으니, 현대에서 콩나물을 국으로 끓여 해장하는 방법과 같다.

 

콩나물이 숙취에 좋다는 것은 이미 현대 과학의 관점으로 증명되어 왔다. 과학적으로 분석 해 본 결과 콩나물에 들어 있는 아미노산과 아스파라긴산이 그 이유다. 아스파라긴산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ADH)가 많이 생성되도록 도와 빠른 숙취해소를 돕는 것이다.

이렇듯 황권의 약효는 조선시대 의학서에도 그대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우리나라 문헌에서 콩나물은 고려 때인 고종 23(1236)에 발행된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에서 처음으로 기록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향약구급방은 현존하는 의학서 중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의 의학서인데, 여기에 콩에서 나온 싹을 말려서 약재로 쓴다 했으니 바로 황권이다.

 

황권의 복용법은 신농본초경집주에 기록된 것과 같은 방법으로 주로 끓여서 복용했다고 한다. 그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서 고려시대 이전부터 약으로도 식품으로도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 것을 볼 수 있다.

 

콩나물은 나의 전 생에 걸쳐 함께 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아랫목에 콩나물시루가 이불에 덮여 귀한대접으로 받고 있었다. 재배하는 과정이 까다롭지 않은 콩나물은 시루에 볏짚을 깔고 콩을 담아서 그늘진 곳에서 높은 온도와 충분한 습기만 조절해주면 하루하루 쑥쑥 자라는 것이 콩나물이다. 빛을 받고 자라지 않은 콩나물은 눈처럼 하얀 빛을 띄는데, 간혹 요리하기 전 콩나물을 실온에 오래 방치하게 되면 콩나물의 옅은 노란빛을 띄는 콩나물의 떡잎이 초록색으로 바뀐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콩나물의 엽록체가 빛을 흡수하여 광합성작용을 해서 엽록소가 만들어 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콩나물이 가지고 있는 영양성분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식감이 살짝 질깃해지는 정도일 뿐이다.

 

학창시절 유난히 큰 키를 자랑했던 동기에게 넌 뭘 먹고 그렇게 키가 컸니?’라고 물으면 농담처럼 콩나물 먹고 컸다.’라는 대답을 듣곤 했다. 콩나물은 재배 환경과 물만 충분히 주면 하루하루 놀라운 성장 속도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런 콩나물의 속성대로 콩나물을 많이 먹으면 키 성장에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콩나물만 많이 먹는다고 키가 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콩나물에 함유되어 있는 여러 가지 영양성분이 성장에 도움을 줄 수는 있다.

콩나물은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비타민B1B2, C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비타민 C는 발아되지 않은 콩에는 들어 있지 않다가 콩이 발아가 되면 생성된다. 한 끼 식탁에 올라오는 콩나물 한 접시에 성인 하루 권장량인 비타민C가 절반가량 함유되어 있다고 하니 콩나물을 영양학적으로 매우 좋은 식품인 것이다.

 

거리의 나무들이 노랗게 빨갛게 물들어가는 요즘 드라이브 삼아 방문한 경남 양산에 방문했다. 점심으로 무얼 먹을까 주변을 탐색하던 가족들은 양산 역 인근에 보면 유독 눈에 띄는 간판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바로 콩나물국밥집이다. 본래 우리나라에서는 콩나물국하면 전주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얼마 전 부터 경남 양산에도 콩나물국밥이 진출하게 된 것이다. 값도 저렴한데다 속까지 뜨듯하게 해주는 시원한 국물은 물 좋은 양산에서 재배한 콩나물이라 그런지 그 맛이 더욱 깊고 풍성하다.

 

사계절 내내 구하기 쉽고 가격 또한 저렴한 콩나물 예부터 병을 다스리는 약재로도 다양한 음식으로 활용되어 천연우황청심환으로 꼽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찬바람이 슬슬 옷깃을 파고드는 요즘 좋은 사람과 따뜻한 한 그릇이 생각난다면 고민하지 말고 콩나물국밥 한 그릇 하라고 권하고 싶다.

 

 

자료출처;

콩나물 위키백과 http://ko.wikipedia.org/wiki/%EC%BD%A9%EB%82%98%EB%AC%BC

숙취해소 잘하려면 http://healthcare.joins.com/master/healthmaster_article.asp?Total_ID=4689956

콩나물 먹으면 키 클까? http://ask.nate.com/qna/view.html?n=11311763

윤덕노의 음식이야기 http://news.donga.com/Series/List_700700000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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