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김교수의 바이오 스토리 하우스
  • 바이오 스토리 하우스
  • 바이오 스토리 하우스
5-재미있는 바이오이야기/(6)사이언스올(창의재단) 바이오에세이

크다고 대게가 아닌, 대나무를 닮아 대게랍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2. 4.

크다고 대게가 아닌, 대나무를 닮아 대게랍니다

 

 갑갑한 연구실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잠시 나선 거리에서 올려다 본 하늘을 보니 소나기를 몰고 오는 한여름 하늘보다 한 뼘은 멀어져 있다. 시원한 바람도 불기 시작하고 한여름이 태양을 잔뜩 받아 마신 초록의 나뭇잎이 어느새 다 떨어지더니 벌써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은 가로수들도 보인다. 겨울의 문턱에 다가 왔음을 새삼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다.

단골 식당 수족관에 통통하게 살을 찐 대게들이 어느새 꽉 들어차 있고, 그 옆 대형 찜통엔 대게 맛을 즐기러 온 손님들 상에 올라갈 대게들이 뜨거운 김에 연신 샤워를 하고 있다.

그 곁을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대게의 달콤한 살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지금쯤이면 대게집산지인 영덕 강구 항 주변엔 지금이 아니면 최상의 맛을 볼 수 없는 대게의 맛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한여름 피서 철 못지않은 북새통을 이루고 있을 것이다. 영덕 대게는 11월부도 다음해 5월까지 어획하는데, 11월에 잡히는 대게와 봄철에 잡히는 대게의 맛이 제일 맛있다고 할 수 있다. 보통 제철에 먹는 수산물이 맛있는 이유는 바로 산란기와 관련이 있다. 산란을 앞둔 대게는 충분한 영양 섭취로 인해 살도 꽉 차오르고 영양분 또한 풍부해 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마다 11~ 이듬해 5월이 되면 살도 영양도 꽉 찬 대게의 맛을 보기 위해 전국의 식도락가들이 영덕으로 모여드는 것이다.

 

영덕 대게는 둥근 삼각형 몸통에 우리나라에서 어획 되는 게 중에 가장 크다. 몸통보다 몇 배는 더 긴 다리를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수컷이 암컷보다 훨씬 크다. 영덕 대게의 다리를 보면 마치 대나무처럼 길고 곧으며 마디로 이루어져 있는데, 다리 모양이 대나무와 닮았다고 해서 대게라고 부른다. 그러나 종종 큰 대()와 발음과 뜻이 같아 몸이 커서 '큰 게라는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최상의 맛으로 꼽히는 영덕 대게는 영덕대게는 어획량이 적어 값이 비싼 편이지만 최근 유통체계 개선으로 가격이 많이 저렴하여 졌다고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가격변동이 심한 편에 속한다.

 

고려시대의 문장가인 이규보는 대게를 먹으며 이것을 안주 삼아 일생을 보내는 것을 원한다.’고 대게 예찬에 대한 시를 쓰기도 했다. 실제로도 이규보는 게찜을 매우 좋아했다고 하는데 그가 남긴 시에 엿처럼 달고, 눈처럼 희며, 통통한 게다리살을 먹으며 오른손을 다쳐도 왼 손으로 먹을 수 있다.’라고 맛을 묘사 해 놓은 부분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영덕 인근 해안에서 잡히는 대게가 얼마나 실하고 좋았는지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 균은 도문대작(屠門大嚼)’에서 대게의 크기가 강아지만 하고 다리는 대나무() 줄기만 하고 맛도 달며, ()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고 했다. 대게의 다리를 말려 포를 만든 것을 해각포(蟹脚脯) 라고 하는데, 당시 명물 중의 명물이었다. 그 옛날 선인들도 대게 맛을 이미 오래전부터 즐기고 예찬 해 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흔히들 간장게장을 밥도둑이라고 하는데 별다른 양면 그대로 찐 대게는 본연의 맛을 그대로 맛 볼 수 있는 겨울철 최고의 영양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게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키토산과 타우린은 학업에 지친 수험생이나 허약한 체질을 가진 사람들에게 보양식 버금가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의학에서도 대게는 가슴에 열이 많고 답답한 증상이 있는 사람이 먹으면 효과가 있으며, 위의 기능을 도와 소화가 잘 되게 하고 몸속 어혈을 풀어주는 것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했다. 또한 필수 아미노산이 성장기 어린이나 병후 환자에게 특히 좋으며 시력감퇴 다이어트에 매우 좋다고 한다.

 

대게를 맛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게딱지에 붙어 있는 이다. 달콤하면서 고소함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대게의 알에는 세포를 활성화하는 핵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핵산은 우리 몸의 단백질의 합성을 담당하며 모든 세포의 활동을 조절하는 유전물질이다. 대게의 껍질의 주성분인 키토산은 최근 유방암 치료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 대게의 껍질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키토산과 타우린은 독성이 없어 체내 효소에 잘 분해되어 인체의 면역력을 증가 시켜 준다는 것이다. 갑각류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키토산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어 있어 시중에서도 키토산을 추출해 만든 각종 건강식품과 화장품 등이 출시되어 있다. 이렇듯 대게는 살이면 살, 알이면 알, 껍질이면 껍질 그 어느 것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귀한 식품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 대게집산지인 영덕에서는 최근 게 껍질을 이용한 타우린 계란을 생산하여 지역특산품으로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대게가 제철인 계절에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홍 게이다. 대게의 사촌격인 홍 게는 모양은 대게와 비슷하나 껍질이 훨씬 딱딱하며 속이 꽉 차지 않아 그 맛이 덜하고 짠맛이 강한 편이다. 맛 뿐 아니라 대게와 홍 게는 외형상 육안으로 쉽게 구별 할 수 있다. 홍 게는 몸통이 진홍색으로 붉지만 영덕대게는 등 쪽이 주황빛이 감도는 산호색이며 뒤집어 배를 보면 하얀색인 것을 볼 수 있다. 모양과 맛은 천차만별 다르지만 영덕 대게의 금어기 동안 홍 게가 그 역할을 대신 하기도 한다.

 

아무리 귀한 식재료라고 하더라도 조리법에 따라 천상의 맛이 될지 개나 줘버릴 최악의 맛이 되기도 한다. 값이 많이 저렴해 졌다고 하지만 영덕 대게는 여전히 귀하고 높은 가격대의 식재료이다. 비싸고 귀한 영덕대게를 사왔는데 조리 과정이 잘못 된다면 대게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없을 것이니까. 좋은 재료는 생물이라고 하지만 영덕 대게는 죽은 후에 쪄야 더 맛있다. 살아있는 대게를 찜통에 넣고 찌는 동안 대게의 다리가 비틀어져 떨어지고 몸통 속 게장이 속수무책으로 흘러버린다. 살이 통통하게 잘 차오른 생물 대게를 사 왔다면 미지근한 물을 대게에 뿌리거나 5분 정도 담근 후 기절한 것을 확인 한 후 배를 살짝 눌러 물을 빼 준 다음 배가 하늘을 향하도록 뒤집어서 찌는 방법이 가장 좋다. 뒤집어서 찌는 이유는 게장이 흘러내리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함이다. 또 찜통에 채우는 물에 정종이나 맥주를 조금 부은 뒤 대게를 쪄내면 비린내를 제거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게 향도 좋게 하여 더 맛있는 대게 찜을 즐길 수 있다.

 

 

 

본 콘텐츠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재원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성과물입니다.

 

자료출처;

대게 맛있게 찌는 방법; http://mamanim.tistory.com/524

엔하위키 미러; https://mirror.enha.kr/wiki/%EB%8C%80%EA%B2%8C

대게 위키백과; http://ko.wikipedia.org/wiki/%EB%8C%80%EA%B2%8C

붉은 빛깔 맛있는 유혹, 제철 맞은 대게

http://boomup.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3/07/2013030701100.html?Dep0=twitter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