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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재미있는 바이오이야기/(6)사이언스올(창의재단) 바이오에세이

태양의 선물 천일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2. 3.

제목; 태양의 선물 천일염.

 

 

잠시 생각해보자, 나는 지금 식탁에 앉아있다. 식탁에는 제철의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조리한 맛있는 음식들이 잘 차려져 있다. 그런데 그 음식에는 소금 간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당신의 반응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WHO(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하는 권고기준 5g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의 소금을 먹는다. 물론 개인의 식생활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금 섭취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라고 알려진 소금은 우리나라 음식에서 절대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조미료로 큰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에선 유해하다고까지 인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예부터 소금은 우리의 식생활에 절대 빠지지 않은 아주 귀한 존재였다. 섭취량을 잘 조절한다면 오히려 건강에도 유익한 식품이다.

 

소금이 귀하던 조선시대 소금 하나로 임금의 자리까지 올라간 사람이 있으니 바로 광해군이다. 광해군의 아버지 선조는 세자를 책봉하기에 여러 왕자를 불러 놓고 시험을 치렀다고 한다. 선조의 문제는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무엇인지 말해보라였고, 왕자들은 각기 자신의 식성(?)에 맞는 음식으로 고기, 김치, , 꿀 등등 답했다고 한다. 광해군의 차례가 되자 그는 소금이라고 말했고, 그 연유를 묻는 선조에게 모든 음식에 소금이 들어가야 제 맛이 나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아무리 산해진미라 할지라도 음식의 간을 맞춰주는 소금이 없으면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없다. 소금은 음식에 들어가면 자신의 몸을 녹여 흡수되어 버리기 때문에 맛을 보기 전까지는 소금의 맛을 느낄 수 없다. 모든 사물의 근본을 꿰뚫어 보는 광해군의 지혜는 세자 책봉의 결과를 나은 것이다.

 

전라남도 신안에 가면 무수히 많은 염전 밭을 볼 수 있다. 우리가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들여 바닷 바람과 내리쬐는 태양 빛으로 바닷물의 수분만 증발 시켜 얻어지는 것을 말한다. 물론 조수간만의 차이에 맞춰 염도를 측정하고 땡볕 아래서 만들어진 소금의 결정체를 힘들게 모으는 염부들의 수고도 있지만, 염부들도 천일염은 하늘이 주는 귀한 선물이라고 칭한다. 식재료 중 가장 귀한 재료라고 할 수 있는 소금은 염화나트륨(NaCl)의 백색 결정질 화합물이며 식염이라도 한다. 하지만 천일염은 식재료가 아닌 광물로 취급받던 시절이 있었다. 바닷물을 가장 원시적인 방법인 바람과 태양의 힘만으로 수분을 증발 시키면 육각형 모양의 염화나트륨의 결정체가 만들어 진다. 이 상태를 광물이라 칭하였고, 이렇게 만들어진 결정체에 나트륨과 염소 이온을 분리한 뒤 합성시켜 소금을 만들어 내어 비로소 식재료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대형마트나 작은 슈퍼에서도 서너 가지의 소금의 정류를 볼 수 있다. 소금은 종류에 따라 그 맛과 영양성분도 조금씩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천일염의 씁쓸한 맛은 소금에 포함된 불순물 때문이다. 천일염을 습기가 높은 곳에 보관하면 씁쓸한 맛을 내는 염화마그네슘과 황산마그네슘과 같은 불순물이 수분에 녹아서 흘러나온다. 이것을 간수라고 하는데, 그래서 천일염을 사면 바로 먹는 것이 아닌 간수를 빼야 한다는 말이 이것이다. 김장을 앞둔 집집마다 천일염 자루 밑에 돌멩이를 받쳐 놓은 것을 본 일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간수를 빼는 과정에서 흘러내린 간수를 모아 두부를 만들 때 사용하는 것이다.

잘 끓인 콩물에 간수를 넣으면 신기하게도 덩어리가 만들어 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간수에는 소금에서 빠져나온 마그네슘 이온이 콩물을 끓이는 과정에서 녹아 나온 글리시닌이라는 단백질을 엉겨 붙게 하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엔 모두 백색의 소금이지만 맛을 보면 소금에도 맛이 다 다르다. 소금은 수분의 함량에 따라 짠맛의 정도가 달라지는데, 소금은 결정체인 고체이지만 화학적으로 공기 중의 수분을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고 있다. 습기가 많은 곳에 있는 소금은 공기 중의 수분을 많이 빨아들였기 때문에 짠맛이 덜한 것이다.

 

몇 년 전 방송사 다큐멘터리에서 신안에서 염부인 아버지의 대를 이어 6형제인 아들들이 일구어가는 염전이야기를 방영 한 적이 있었다. 아버지가 고생해서 일궈 놓은 염전이 재정의 위기에서 놓이자 용감한 형제들이 모여 그 대를 이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고된 염부의 일을 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한 아들이 말하기를 소금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소금 같은 사람, 소금에 비유한 많은 속담 중에 지독한 자린고비를 소금 같다.’ 하는데, 여기서 그가 말한 소금은 그게 아님을 단 번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 소금은 음식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꼭 필요하다. 인체로 들어온 소금은 우리의몸 속에 존재하며 삼투압 조절에 큰 역할을 한다. 이 삼투압조절은 사람이나 동물에게 반드시 필요한 성분이다. 하지만 동전의 앞뒤가 있듯 소금이 사람에게 필수요소인 동시에 유해성분인 것도 맞다. 소금을 너무 지나치게 섭취하면 심혈관계질환이나 각종 성인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늘 지나친 것이 문제다.

 

또한 맛과 관련하여 소금의 맛은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겠다. 소금은 모든 식품에 대해 그 본연의 재료가 가지고 있는 맛을 더욱 돋워 주는 도우미의 역할까지 한다. 짠맛은 단맛에 비해 뇌에 전달되는 속도가 빠르다. 그래서 단 맛이 덜한 수박에 소금을 살짝 뿌려 먹으면 먼저 소금의 맛이 전해지고 그 다음에 수박의 단맛이 전해지는 것이다. 세계 유네스코에 생물권 보전 지역으로 지정된 신안의 한 염전은 가히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천일염전이라고 한다. 신안은 품질 좋은 천일염이 만들어지기 좋은 최적의 생태환경을 가지고 있다. 염전에 바닷물을 잘 댈 수 있는 조수간만의 차와 뜨거운 태양과 적당한 바닷바람이 만들어내는 신안 천일염에는 천연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건강한 소금이라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천일염의 약 70%는 이곳 신안에서 생산되는 이유가 그것이다. 한때 신한 섬에는 개도 만원짜리를 입에 물고 다닌 다는 말이 있었다. 이는 소금이 이곳 사람들의 부에 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리라.

 

오늘도 염부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서 소금밭을 일구고 있을 것이다. 이른 새벽에 시작해 해가 떨어질 때까지 계속되는 염부들의 고된 노동을 보고, 천일염의 맛을 본다면 염부들의 고된 노동이 위대하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본 콘텐츠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재원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성과물입니다.

 

자료출처

천일염 vs 정제염의 차이 http://seehint.com/hint.asp?md=204&no=13384

소금(천일염)무엇인가? http://jdm0777.com/a-yakchotxt/soguem.htm

짭짤해서 재미있는 소금이야기

http://economy.hankooki.com/lpage/hotissue/200812/e200812031627009701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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