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김교수의 바이오 스토리 하우스
  • 바이오 스토리 하우스
  • 바이오 스토리 하우스
5-재미있는 바이오이야기/(6)사이언스올(창의재단) 바이오에세이

청정 제주의 자연 돌미역은 최고의 건강식품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11. 3.

 

청정 제주의 자연 돌미역은 최고의 건강식품

 

 

며칠 전에 본 뉴스에서 치매에 걸린 한 노인이 절대 놓지 않으려고 했던 보따리를 확인 해 보니 그 안에 하얀 쌀밥과 미역이 들어 있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던 사연이 있었다. 친정어머니를 찾아 거리 이곳저곳을 헤매던 딸은 어머니의 보따리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아마도 치매에 걸렸던 노인의 기억은 딸의 첫출산 즈음이었으리라 추측하고 있다. 이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출산을 하면 제일 먼저 먹는 것이 바로 이 미역국이다. 서양인이 우리나라를 보는 흥미로운 시선 중에는 출산 직후 산모들이 처음 먹는 미역국에 있다.

 

산모들이 먹는 미역 중에 단연 으뜸으로 치는 것은 바로 제주산 돌미역이다. 이 돌미역은 강한 바다 속 물살에 흘러가지 않기 위해 돌 틈에 단단히 붙어있는 자연산 미역을 말한다. 미역은 주로 말린 것이 시중에 유통되는데, 말린 것을 물에 담가 놓으면 금방 야들야들 풀어지며 오래 끓여도 미역의 싱싱함이 살아있고 끓이면 끓일수록 뽀얀 국물이 우러나고 진한 맛이 난다. 영양가가 또한 다른 미역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에 출산으로 체력 소모가 많은 산모들의 체력보강을 위해 산모용 미역으로 제일 많이 이용된다.

 

미역은 약용보다는 식용으로 주로 사용하는데 허준의 동의보감에 기록된 것을 보면 미역은 답답하고 열을 내리게 하는 해열작용이 있으며, 소변이 잘 나오게 한다.’라고 쓰여 있다. 미역을 영양학적 측면으로 들여다보면 각종 미네랄 뿐 아니라 섬유소, 비타민 등이 많이 들어 있어 산후에 빠른 자궁수축을 돕고, 출산으로 체내에서 빠져나간 혈액을 지혈, 보충 해주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한, 칼슘하면 대표적인 식품으로 우유를 꼽을 수 있는데 미역은 우유보다 13배나 많은 칼슘이 들어 있는 한마디로 칼슘 왕이다. 따라서 산후 빈혈 예방에 매우 유용한 식품이다. 미역 중 영양성분이 가장 뛰어난 제주산 돌미역의 또 다른 이름으로 산모미역이라 불릴 정도로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데, 현재 서양 산모들 사이에서도 출산 후 미역국을 끓여먹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미역은 자궁 수축과 지혈·조혈작용이 있어서 먼 옛날부터 우리의 선조들은 산후에 미역국을 먹어왔었다. 이젠 가물가물 오래전 이야기지만 필자에게 첫 아이를 출산했을 때, 아내의 잔뜩 볼멘 투정이 생각난다. 지금이야 산부인과에서 산모들 식사 식단에 미역국이 들어 있지 않은 서양식 식단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당시에는 산부인과 복도엔 병원에서만 맡을 수 있는 옅은 의약품 냄새와 함께 미역국 냄새를 동시에 맡을 수 있었다. 첫 아이를 낳고 병원에서 삼시세끼와 식사 사이에 제공되는 세 번의 간식에 딸려 나오는 미역국까지 여섯 끼를 내리 미역국을 먹어대느라 미역 냄새에 물릴대로 물려있던 아내는 늘 내 식판에 있는 김치를 한 조각만 먹고 싶다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곤 했다. 그렇게 병원을 퇴원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내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커다란 들통에 한 가득 잘 우러나 있던 장모님 표의 또다른 미역국이었다. 아내는 들통의 뚜껑을 닫으며 또야?’라고 외치자 장모님 말씀이 아이가 백일이 될 때까진 미역국을 보약먹듯 매일 먹어야 한다고 달랬다. 자연산 돌미역에는 양식 미역과는 비교할 수 없는 다량의 필수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어서 모유의 질을 높여 아기에게도 매우 좋다. 옛 선조들은 젖이 돌지 않은 산모에게 미역국을 끓여 먹였는데, 신기하게도 미역을 먹고 젖의 양이 많아졌다고 한다. 또한,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산모에겐 미역국에 참기름을 넣어 끓이면 음식 궁합도 잘 맞고 영양도 배가 된다고 한다. 이런 것을 보면 그 옛날 어르신들의 지혜가 참 신기하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미역은 성질이 차고 맛이 짜기 때문에 몸속 열이 많은 소양인과 태양인에게는 어떤 음식보다 더 좋은 보약이 된다고 한다. 평소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을 보면 두 볼 역시 열감으로 붉게 물든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러 사람이 미역을 섭취하면 약리작용을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미역의 밝혀진 효능 중 가장 뛰어난 기능은 바로 체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어 체내 발생되는 유해조직의 발생을 억제하고 노화를 방지시킨다는 점이다. 미역과 같은 해조류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미네랄은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세포의 기능을 활성화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점점 서구화되는 식생활과 운동하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많이 발병되는 것이 바로 성인병인데, 미역에는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고혈압, 동맥경화, 동맥경화에 의한 심장장애 등 성인병 위험에 노출 된 사람들에게 좋은 식품이라 현대인들에게 남녀노소에게 모두 필요한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최근 30~ 50대 여성들 사이에 갑상선 관련 질환의 발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갑상선은 우리 목에 위치하고 있는 마치 나비가 날개를 펼친 모습의 기관이다. 이 갑상선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쉽게 말하면 우리 몸의 보일러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날씨가 추우면 보일러의 온도를 높이고 더우면 보일러의 온도를 낮추 듯 갑상선은 우리 몸의 체온유지를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어떤 이유인지 이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생겨 갑상선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들이 많은데, 돌미역에는 갑상선 호르몬의 성분인 요오드가 들어 있어서 갑상선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들에게도 매우 좋은 식품이라고 한다. 하지만, 모든 갑상선질환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닌 갑상선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갑상선저하증 환자에게 효과가 있으면 갑상선항진증을 질환자들이 과도한 섭취를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한다.

 

미역의 대표적인 성분 중 알긴산(Alginic Acid)을 빼놓고 얘기 할 수 없는데, 말린 미역을 물에 불렸을 때 표면에 미끈미끈 하고 거리는 느낌이 바로 알긴산의 성질이다. 이 알긴산은 우리 몸의 소화기관으로 들어가면 방어막을 형성해 위산에 섞여있는 음식물들이 위벽이나 식도에 접촉하는 것을 막는다. 이런 알긴산의 성질을 이용한 약물 중 대표적인 제산제는 위산의 역류나 자극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들의 고통을 줄여주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 알긴산은 물에 넣고 오랜 시간 가열하면 미역에서 그 성분이 다 빠져나와 맛이 덜해질 뿐 아니라 다른 영양성분도 사라지기 때문에 너무 오래 끓이지 말도록 해야 한다.

 

전혀 다른 두 분야를 결합 해 창의적인 새로운 조리기법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알긴산은 요즘 한창 미식가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분자요리에 사용되고 있다. 분자요리란 일반적인 요리와 달리 기존요리의 질감이나 형태를 과학적으로 해석해서 새로운 맛과 재료와의 궁합을 찾아내어 재료가 가진 최상의 맛을 만들어 내는 기법이다. 바로 미역에서 추출해낸 성분인 알긴산과 전혀 다른 나트륨의 결합이다. 물에 희석되지 않는 알긴산에 물에 희석되는 나트륨이 결합한 알긴산나트륨은 물에 녹으면서도 점성이 매우 강한 캡슐형태(캐비어, 연어 알)가 만들어 진다. 이제 우리가 매일 접하는 식탁에서도 과학은 가까이 있음에 그저 새삼 놀라울 뿐이다.

 

 

 

본 콘텐츠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재원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성과물입니다.

댓글